배달 호황?… 코로나19 감염 위험에 노출된 배달기사들

  • 사회/교육
  • 사건/사고

배달 호황?… 코로나19 감염 위험에 노출된 배달기사들

  • 승인 2020-02-26 16:13
  • 신문게재 2020-02-27 5면
  • 이현제 기자이현제 기자
1111
#지난 25일 밤 10시경 배달대행 업체에서 콜을 받아 일하는 강모(36) 씨는 대전 중구 옥계동의 한 아파트로 치킨 배달을 갔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 벨을 누르니 한 남자가 나와 음식을 받았다.

남자는 집에서 급하게 나왔는지 마스크는 하고 있지 않았다. 물론 배달기사가 헬멧을 포함해 마스크와 장갑까지 하고 있었지만, 잠시 스친 손과 감사 인사하면서 튄 침에 종일 침침한 마음을 떨칠 수가 없었다.



차라리 무뚝뚝하게 음식 받으면서 아무 말 안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만 머릿속에 가득했다.



코로나19 여파로 배달업이 호황을 달리고 있지만, 그에 반해 배달기사들은 감염 위험에 더 많이 노출되고 있다.



대전지역 배달업계 등에 따르면, 지난 21일 금요일 대전에서 첫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코로나19의 지역사회 감염이 본격적으로 시작한 이후 배달대행업체 콜 건수가 2배 이상 급증했다.

‘바로고’ 대전 중부지사 송인남 대표는 "전국적으로 배달업이 호황이라는 말이 있었지만, 대전에선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지난 금요일이 돼서야 배달이 늘어나기 시작했다"고 했다.

문제는 배달 건수가 늘어나는 만큼 배달기사들의 접촉자는 많아지고 감염 위험성도 높아진다는 것이다.

배달기사 강모 씨는 "나는 괜찮다고 해도 집에 있는 가족들이 걱정하는 건 어쩔 수 없다"면서 "걱정이 많아지다 보니 2년만 하기로 했던 계획을 접고 빨리 다른 일을 찾아봐야겠다는 생각도 든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감염을 최소한으로 예방하기 위해 비대면 배달을 활성화하고 배달 물품을 직접 받아야 할 때는 마스크를 꼭 착용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대전시의사회 김영일 회장은 "최근 코로나19 바이러스에 관해 지역사회 전파가 진행되고 있는 만큼 사안이 엄중하다"며 "물품을 문밖에 두고 가라고 하는 방법, 마스크 쓰고 음식 받기 등 사회에서 기본적인 예방수칙을 지켜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송인남 대표는 "주택이나 배달 물품을 문 앞에 둘 수 없는 집에선 배달함을 따로 만들어 두는 곳도 생기곤 하는데, 배달기사들이 고맙게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한편, 배달 앱 이용이 증가함에 따라 한국소비자원에서 25일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최근 3년 8개월간 '1372 소비자 상담센터' 접수된 소비자 불만은 모두 691건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중 미배달·주소 오배달 등 계약불이행이 가장 많았으며, 환급지연·거부와 전산시스템 오류, 취소 절차 등이 뒤를 이었다.
이현제 기자 guswp3@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천안시, 맞춤형 벼 품종 개발 위한 식미평가회 추진
  2. 천안시 동남구, 빅데이터 기반 야생동물 로드킬 관리체계 구축
  3. 천안도시공사, 개인정보보호 실천 캠페인 추진
  4. 천안의료원, 공공보건의료 성과보고회서'보건복지부 장관 표창'
  5. 천안법원, 지인에 땅 판 뒤 근저당권 설정한 50대 남성 '징역 1년'
  1. 충청권 부동산 시장 온도차 '뚜렷'
  2. 천안시, 자립준비청년의 새로운 시작 응원
  3. 백석대,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과 협력…지역 창업 생태계 활성화 기대
  4. 단국대병원 이미정 교수, 아동학대 예방 공로 충남도지사 표창 수상
  5. 천안시, 초등학생 대상 찾아가는 화학물질 안전교육 시행

헤드라인 뉴스


[지방자치 30년, 다음을 묻다] 대전·충남 통합 `벼랑끝 지방` 구원투수 될까

[지방자치 30년, 다음을 묻다] 대전·충남 통합 '벼랑끝 지방' 구원투수 될까

지방자치 30년은 성과와 한계가 동시에 드러난 시간이다. 주민과 가까운 행정은 자리 잡았지만, 지역이 스스로 방향을 정하고 책임질 수 있는 구조는 아직 완성되지 않았다. 제도는 커졌지만 지방의 선택지는 오히려 좁아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인구 감소와 재정 압박, 수도권 일극 구조가 겹치며 지방자치는 다시 시험대에 올랐다. 지금의 자치 체계가 지역의 지속가능성을 담보할 수 있는지, 아니면 구조 자체를 다시 점검해야 할 시점인지에 대한 질문이 커지고 있다. 2026년은 지방자치 30년을 지나 민선 9기를 앞둔 해다. 이제는 제도의 확대가..

대전 충남 통합 내년 지방선거 뇌관되나
대전 충남 통합 내년 지방선거 뇌관되나

대전 충남 통합이 지역 의제로선 매우 이례적으로 정국 현안으로 떠오른 가운데 내년 지방선거 뇌관으로 까지 부상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정부 여당이 강력 드라이브를 걸면서 보수 야당은 여당 발(發) 이슈에 함몰되지 않기 위한 원심력이 거세지고 있기 때문이다. 내년 6월 통합 단체장 선출이 유력한데 기존 대전시장과 충남지사를 준비하던 여야 정치인들의 교통 정리 때 진통이 불가피한 것도 부담이다. 정치권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8일 대전 충남 민주당 의원들과 오찬에서 행정통합에 대해 지원사격을 하면서 정치권이 긴박하게 움직이..

정부, 카페 일회용 컵 따로 계산제 추진에 대전 자영업자 우려 목소리
정부, 카페 일회용 컵 따로 계산제 추진에 대전 자영업자 우려 목소리

정부가 카페 등에서 일회용 컵값을 따로 받는 '컵 따로 계산제' 방안을 추진하자 카페 자영업자들의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 매장 내에서 사용하는 다회용 머그잔과 테이크아웃 일회용 컵 가격을 각각 분리한다는 게 핵심인데, 제도 시행 시 소비자들은 일회용 컵 선택 시 일정 부분 돈을 내야 한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2026년 자원의 절약과 재활용 촉진에 관한 법률을 개정해 2027년부터 카페 등에서 일회용 컵 무상 제공을 금지할 계획이다. 최근 기후에너지환경부가 최근 대통령 업무 보고에서 컵 따로 계산제를 탈 플라스틱 종합 대..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동지 팥죽 새알 만들어요’ ‘동지 팥죽 새알 만들어요’

  • 신나는 스케이트 신나는 스케이트

  • 성금으로 잇는 희망…유성구 주민들 ‘순회모금’ 동참 성금으로 잇는 희망…유성구 주민들 ‘순회모금’ 동참

  • 시니어 모델들의 우아한 워킹 시니어 모델들의 우아한 워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