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자성어는 삶의 이음매] 50. 마이동풍(馬耳東風)

  • 문화
  • 사자성어는 삶의 이음매

[사자성어는 삶의 이음매] 50. 마이동풍(馬耳東風)

홍경석 / 수필가 & '사자성어를 알면 성공이 보인다' 저자

  • 승인 2020-02-27 11:10
  • 김의화 기자김의화 기자
숫타니
전날 온 문자를 다음날 아침에 봤다. 전날이 쉬는 날이어서 점심때부터 술을 진탕 마시고 잔 때문이다. 덕분에 누적된 피로는 풀렸지만 기타 지인들의 전화와 문자 등은 확인이 늦어졌다.

아무튼 작년에도 도전한 바 있으나 낙방한 바 있는 경찰청 정책기자단 1차 합격자에 올해도 내 이름이 들어 있었다. 문자는 그에 대한 내용이었다. 이제 관건은 면접이다. 작년에 낙방한 경험이 있는 터여서 자신은 있다.

올해도 도전한 까닭은 작년의 불합격이라는 '불명예'를 씻고자 함에서였다. 나의 또 다른 신앙은 '도전은 미루지 마라!'이다. 아울러 나 자신의 능력을 믿는다는 것이다. 그제 직장의 지인이 [불교 최초의 경전 숫타니파타]를 선물했다.

법정 스님이 썼고 도서출판 이레에서 발간했는데 꽤 세월이 지난 책이다. [숫타니파타]는 1,149수의 시를 70경에 정리하여, 5장으로 나눈 것으로, 발전하고 수정되기 전의 소박하고 단순한 초기의 불교가 그대로 심어져 있다.

후기의 불교에서 이루어진 경전처럼 현학적이고 번거로운 교리는 전혀 찾아볼 수 없다. 부처님은 이처럼 단순하고 소박하게 인간으로서 가야 할 길을, 모순과 갈등으로 이루어진 이 세계에서 해탈의 저 세계에 이르는 길을 말씀하신다.

이 책의 P.71에 다음과 같은 대목이 나온다. <스승은 대답하셨다. "이 세상에서 믿음이 으뜸가는 재산이다. 덕행이 두터우면 안락을 가져오고, 진실이야말로 맛 중의 맛이며, 지혜롭게 사는 것이 최상의 삶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주장처럼 내가 나 자신을 믿지 못하면 다른 사람들도 덩달아 불신한다. 작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대한민국 국민 모두가 덜덜 떨고 있다.

날이 바뀌면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음에도 중국인의 입국 불허 조치는 취하지 않고 있다. 의사협회에서 그렇게나 중국인의 입국을 금지시켜야 된다고 수차례 건의했건만 정부에겐 마이동풍(馬耳東風)이었다.

시중에선 마스크가 사라졌으며 시장에는 사람이 증발했다. 이런 와중에 여당의 당정청협의회에서 나온 '대구·경북(TK) 봉쇄조치' 발언 파문이 확산되어 대구와 경북도민들이 들끓고 있다고 했다.

심각한 여론 이반에 화들짝 놀란 문 대통령은 대구를 방문하여 당정청 회의에서 '대구·경북에 대한 최대한의 봉쇄정책을 시행한다'는 표현이 포함된 것을 거론하며 "지역적인 봉쇄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 전파와 확산을 최대한 차단한다는 것임을 분명히 밝힌다"면서 "오해의 소지가 있었던 것 같아서 다시 한번 설명드린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럼에도 여론이 쉬이 식지 않는 까닭은 70만 명이 넘는 청와대 국민청원마저 무시했는가 하면, 두려워 말고 일상생활을 그대로 하라고 종용해 놓고는 막상 방역실패로 확진자가 급증하자 종교 단체 탓으로 전가하는 모양새까지 보였기 때문이다.

물론 그 특정종교 단체가 잘했다는 건 아니다. 또한 코로나19의 감염원이자 숙주인 중국인들은 홍수처럼 입국할 터인데 그들에 대한 빗장을 걸기는커녕 애먼 우리 한국인들만 조심하라며 앵무새처럼 반복하는 스타일을 보자면 마치 비오는 데 걸레질하고 있는 형국이란 느낌이다.

다른 국가들처럼 중국인의 입국을 막았더라면 사태가 이 지경까지 오진 않았을 것이라는 게 국민들의 중론이다. 적반하장(賊反荷杖)이라더니 한국에서 출발해 중국 웨이하이국제공항으로 2월 25일 입국한 탑승객 전원이 격리 대상이 되었다고 한다.

도둑이 매를 든 격이다. 글을 쓰다 보니 시류를 비판하는 글이 되었는데 이는 시국이 그만큼 엄중한 때문이다. 다시 [숫타니파타]로 회귀한다. 이 책의 P.12에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는 글이 등장한다.

= "홀로 행하고 게으르지 말며 비난과 칭찬에 흔들리지 말라. 소리에 놀라지 않는 사자처럼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처럼 진흙에 더럽히지 않는 연꽃처럼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

지금 우리 정부가 귀담아 들어야 할 경구(警句)라고 생각한다.

홍경석 / 수필가 & '사자성어를 알면 성공이 보인다' 저자

사자성어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전 트램 급전 방식 논란 여전…공론화 필요 목소리
  2. "더는 버티기 어려워"… 대전 서남부터미널, 폐업 재신청
  3. 예산군, 가을 축제 잇따라 개최… 행사장 안전관리 강화
  4. 대전 유성구 주민 기획 13개 동 '마을 축제' 개최
  5. 대전 복용동 염소 축사서 화재…일대 정전 복구중
  1. 충남대 국립공주대 통합 밑그림… 학내외 의견수렴 이어져
  2. [문화 톡] 갈마도서관 직원들의 웃는 얼굴을 보며
  3. 대전중수청 정원 261명 확정… 전국 6개 지방청 중 네 번째 규모
  4. 2029학년도 수능 2028년 11월 16일… 선택과목 없는 통합형 유지
  5. 대전시, 온통대전 등 공약과 현안 사업위한 추경 편성

헤드라인 뉴스


"시민 약속 파기" vs "당시엔 적법허가" 대덕정수장 리모델링 논란

"시민 약속 파기" vs "당시엔 적법허가" 대덕정수장 리모델링 논란

대전 유성구 주민들의 숙원이었던 대덕정수장 리모델링 사업이 사업시행자의 행정착오와 지자체의 관리 감독 소홀로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 한국수자원공사가 20년간 방치돼 온 대덕정수장을 시민개방형 문화공간으로 조성키로 했는데 개발제한구역 내 적법한 절차를 밟지 않은 사실이 감사원에게 발각되면서다. 이에 수공은 해당 공간을 다시 수도시설로 활용하겠다는 대책을 제시했는데 지역 주민들과 지역구 시·구의원은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19일 대전시의회 구본환 의원은 대전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6년 전 기능이 멈춘 정수장을 다시 수도시설로 돌..

이 대통령 `정부세종청사` 중심 국정 전환… 현실과 이상 괴리 지속
이 대통령 '정부세종청사' 중심 국정 전환… 현실과 이상 괴리 지속

세종과 서울의 행정 이원화에 따른 비효율 문제가 올해 국정감사에서도 도마에 오를 지 주목된다. 현 정부가 정부세종청사 중심의 국정 전환 메시지까지 던진 상황에서도 실질적인 조치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길국장', '길과장'이란 자조 섞인 표현이 10여 년째 이어지고 있다. 최근에는 새롭게 취임한 한성숙 국무총리 역시 세종공관과 청사를 비워둔 채 '서울 일정'만 고집하고 있다는 평가가 관가에서 흘러나오며 정부의 의지에 의문부호가 따라붙고 있다. 19일 국무조정실 등에 따르면 오는 20일 취임 50일을 맞는 한 총리의 세종청사 일정은 공식..

`3조 7000억 원 규모`…태안∼안성 민자고속도로 추진 가속화
'3조 7000억 원 규모'…태안∼안성 민자고속도로 추진 가속화

충남도가 민자 적격성 조사를 통과한 '태안∼안성 민자고속도로'의 조속한 추진을 위해 사업 제안사와 협력 체계를 구축하고 후속 행정 절차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박수현 지사는 19일 도청 접견실에서 태안∼안성 고속도로 최초 제안 컨소시엄 관계자들을 만나 사업 추진 상황을 공유하고, 원활한 사업 추진을 위한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이날 컨소시엄 관계자들과의 접견에서 박 지사는 지역경제에 대한 파급 효과를 높일 수 있도록 도내 건설업체와 건설자재 업체 등의 사업 참여 기회 확대를 요청했다. 특히 지역 균형발전과 관광·해양산업 활성화를 위..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폭발물 테러 및 화재 대응 훈련 폭발물 테러 및 화재 대응 훈련

  • 공공디자인 공모전 작품전시회…8월 27일까지 전시 공공디자인 공모전 작품전시회…8월 27일까지 전시

  • ‘대덕정수장의 시민공원화 조성 약속을 이행하라’ ‘대덕정수장의 시민공원화 조성 약속을 이행하라’

  • 다시 찾아 온 폭염…참새들의 ‘여름 피서’ 다시 찾아 온 폭염…참새들의 ‘여름 피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