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자성어는 삶의 이음매] 57. 화중지병(畵中之餠)

  • 문화
  • 사자성어는 삶의 이음매

[사자성어는 삶의 이음매] 57. 화중지병(畵中之餠)

홍경석 / 수필가 & '사자성어를 알면 성공이 보인다' 저자

  • 승인 2020-03-24 17:44
  • 김의화 기자김의화 기자
데스위시
<데스 위시>는 2018년작으로 액션, 범죄, 스릴러가 총합된 미국영화다. '낮에는 환자의 생명을 구하는 외과의사, 밤에는 타겟의 목숨을 거두는 시티헌터'로 활약하는 주인공을 그렸다.

"법이 하지 않으면 내가 한다!"는 캐치프레이즈의 이 영화에서 브루스 윌리스는 주연인 폴 커시로 나온다. 한국처럼 미국 역시 의사는 안정된 수입과 존경받는 직업군이다.



평화롭던 어느 날, 집으로 침입한 도둑 갱단에 의해 아내가 총으로 살해당하면서 비극이 휘몰아친다. 딸도 총을 맞았으나 겨우 목숨을 건진다. 하지만 언제 깨어날지 모르는 혼수상태에 빠진다.

경찰을 찾아가 범인을 조속히 검거하라고 호소하지만 경찰은 무기력하기만 하다. 오히려 즐비한 미(未) 검거자들의 리스트만 확인하고 돌아오면서 폴 커시는 스스로 자강불식(自强不息)의 힘을 기르기로 한다.



그 방법은 미국에서는 합법인 총을 사서 응징하는 것. 총포상에 들어가 총기를 구입하려 했으나 신분증 제시를 요구 받는다. 아울러 출입자의 cctv 출입동선 확인 따위로 신분이 드러날까 우려스러워 그냥 나온다.

그렇지만 병원 환자의 치료 중 우연히 습득한 권총을 매개로 은밀히 사격연습을 하는 등 폴 커시의 복수 계획은 차근차근 진행된다. 이어선 총기의 바겐세일까지 이뤄져 아주 손쉽게 총을 손에 넣을 수 있었다.

우리로선 상상할 수조차 없지만 미국의 대도시는 물론 웬만한 중소 도시까지도 1년에 수차례 총기를 전시하는 '총기 쇼(gun show)'가 열린다. 이것은 주로 도시의 대형 매점에서 열리는데, 특별한 장식이나 화려한 이벤트와 같은 행사는 거의 찾아볼 수 없다.

그저 대형 매장의 탁자에 다양한 총기가 전시되어 있다. 전시장은 총을 구경하려는 사람들로 장사진을 이룬다. 가족과 함께 매장을 찾는 사람들도 상당수에 이른다. 환락의 도시 라스베이거스에서도 1년에 3회 정도 정기적으로 전시회가 열린다.

여기서는 사냥용 장총에서부터 호신용으로 찾는 최신 모델의 권총까지 약 2만 5,000여 점이 전시되고 있다. 사람들은 판매대 곳곳을 다니면서 슈퍼에서 식료품을 고르듯 자기기 원하는 총을 구입한다.

매장에서는 심지어 군대에서나 볼 수 있는 자동소총이나 최첨단 중화기까지 전시되고, 또 팔려 나가고 있다. 미국인들이 총기 전시장을 자주 찾는 가장 큰 이유는 다양한 중고 총을 값싸게 구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전시장에는 '현찰 매입'이란 문구가 적힌 판매대가 곳곳에 눈에 띈다. 총을 사고파는 사람들 간의 개인 거래도 활발하다. 중고 총의 가장 큰 매력은 저렴한 값이다. 소형 권총은 500달러, 우리 돈으로 60~70만 원 정도면 구입할 수 있다.

10~20만 원이면 구입할 수 있는 권총들도 수두룩하다. 총기 쇼에는 총기 기술자가 단골로 나타난다. 총기 기술자들에게 반자동 소총을 전자동 소총으로 개조하는 것은 식은 죽 먹기다.

이런 과정을 통해 불법으로 제작되거나 개조된 총들이 암암리에 거래되는 것을 막을 방법은 거의 없다. 실제로 미국은 불법으로 유통되고 있는 총기 때문에 몸살을 앓고 있다.

대부분의 불법 총기들이 정상적으로 총을 구입할 수 없는 청소년이나 범죄 집단으로 흘러 들어가기 때문이다. 불법 총기는 총기 시장 말고도 도시 슬럼가나 길거리에서 공공연히 거래가 이루어지고 있다.

공식적인 유통 경로 외에 개인 간 불법으로 이루어지는 총기 거래의 규모는 전체 총기 거래량의 40퍼센트 정도로 추산되고 있다. 공식적으로 미국인들이 소유하고 있는 총은 군대와 경찰을 제외하고 2억 3,000만 정으로 추산되고 있다.(네이버 지식백과 참고)

미국 총기협회의 막강함을 새삼 느낄 수 있다. 그건 그렇다 치고 그동안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마스크 5부제'가 시작됐다.

월요일은 1·6년, 화요일 2·7년, 수요일 3·8년, 목요일 4·9년, 금요일 5·0년으로 출생연도가 끝나는 이들이 약국에서 마스크를 2매 살 수 있다고 한다. 진짜 어처구니없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데스 위시>의 주인공은 공권력으로 안 되는 범인의 응징을 자력으로 스스로 해결했다. 반면 한국의 '마스크 대란'은 그럴 수도 없다는 원초적 한계가 웅크리고 있다.

남녘부터 화신(花信)이 올라오고 있건만 국민들에겐 여전히 화중지병(畵中之餠)이다. 그보다 급한 건 마스크 확보인 때문이다. '마스크 5부제'라곤 하되 집밖으로 나올 수 없는 병약한 독거노인과 어르신들은 또 어쩌란 말인가?

홍경석 / 수필가 & '사자성어를 알면 성공이 보인다' 저자

사자성어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최대 30만 원 환급' 상생페이백, 아직 신청 안 하셨어요?
  2. 화성시, 거점도시 도약 ‘2040년 도시기본계획’ 최종 승인
  3. 갑천에서 18홀 파크골프장 무단조성 물의… 대전시, 체육단체장 경찰 고발
  4. 대전 불꽃쇼 기간 도로 통제 안내
  5. 코레일, 겨울철 한파.폭설 대비 안전대책 본격 가동
  1. "르네상스 완성도 높인다"… 대전 동구, '주요업무계획 보고회'
  2. 대출에 짓눌린 대전 자영업계…폐업률 7대 광역시 중 두번째
  3. 대전권 14개 대학 '늘봄학교' 강사 육성 지원한다
  4. 애터미 '사랑의 김장 나눔'… "3300kg에 정성 듬뿍 담았어요"
  5. '대덕특구 사이언스센터' 딥테크 혁신성장 허브로 자리매김

헤드라인 뉴스


국내기업 10곳 중 7곳 이상 "처벌·제재로는 중대재해 못줄여"

국내기업 10곳 중 7곳 이상 "처벌·제재로는 중대재해 못줄여"

국내 기업 10곳 중 7곳 이상이 정부의 노동 안전대책에 우려를 나타낸 것으로 조사됐다. 처벌과 제재 중심의 정책으로는 중대재해 예방이 충분하지 않다고 지적했기 때문이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국내 기업 262곳을 대상으로 실시한 '새 정부 노동안전 종합대책에 대한 기업 인식도 조사' 결과를 25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 9월 발표된 노동안전 종합대책과 관련해 기업들의 인식과 애로를 파악하기 위해 진행됐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노동안전 종합대책에 대해 알고 있다고 응답한 기업 중 73%(222곳)가 정부 대책이 '중대재해 예방에..

충청권 국회의원 전원, ‘2027 충청U대회 성공법’ 공동 발의
충청권 국회의원 전원, ‘2027 충청U대회 성공법’ 공동 발의

충청권 여야 국회의원 27명 전원이 ‘2027 충청 유니버시아드대회’(U대회) 성공 개최를 위한 국제경기대회 지원법 개정안을 공동 발의했다. 더불어민주당 박수현(충남 공주·부여·청양)·국민의힘 이종배(충북 충주) 의원은 25일 국제경기대회 조직위원회가 대회 운영에 필요한 기부금품을 직접 접수·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국제경기대회 지원법’ 일부개정법률안을 공동으로 대표 발의했다고 밝혔다. 현행 제도에서는 조직위원회가 기부금품을 접수할 때 절차가 복잡해 국민의 자발적인 기부 참여가 제한되고, 국제경기대회 재정 운영에 있어 유연성이 낮다..

국내 최대 돼지 사육지 충남서 ASF 첫 발생… 도, 긴급 차단방역
국내 최대 돼지 사육지 충남서 ASF 첫 발생… 도, 긴급 차단방역

국내 최대 돼지 사육지역인 충남에서 치사율 100%(급성형)에 달하는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처음으로 발생했다. 충남도는 ASF 확산을 막기 위해 도내 양돈농가 등에 상황을 전파하고, 이동 제한 등 긴급 차단 방역에 돌입했다. 25일 도에 따르면, 총 463두의 돼지를 사육 중인 당진시 송산 돼지농가에서는 지난 17∼18일 2마리가 폐사하고, 23∼24일 4마리가 폐사했다. 농장주는 수의사의 권고를 받아 폐사축에 대한 검사를 도에 의뢰했다. 도 동물위생시험소는 폐사축에 대한 ASF검사를 진행, 이날 오전8시 양성 판정을 내렸다...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가을비와 바람에 떨어진 낙엽 가을비와 바람에 떨어진 낙엽

  • 대전시의회 방문한 호치민시 인민회의 대표단 대전시의회 방문한 호치민시 인민회의 대표단

  • 대전시청에 뜬 무인파괴방수차와 험지펌프차 대전시청에 뜬 무인파괴방수차와 험지펌프차

  • 주렁주렁 ‘감 따기’ 주렁주렁 ‘감 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