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어린이에게 발생하는 '사이토카인'의 반란

  • 문화
  • 건강/의료

[건강] 어린이에게 발생하는 '사이토카인'의 반란

■전문의 칼럼
건양대병원 소아청소년과 천은정 교수

  • 승인 2020-04-05 11:00
  • 신문게재 2020-04-06 10면
  • 신가람 기자신가람 기자
건양대병원 소아청소년과 천은정 교수
건양대병원 소아청소년과 천은정 교수
메르스, 사스에 이어 코로나19로 인해 전 세계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중환자는 대부분 면역력이 저하된 고령층에서 발생하지만 건강한 젊은 사람도 뜻하지 않게 위중한 상태로 빠지기도 해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최소 5000만명의 사망자가 발생해 20세기 최악의 감염병으로 불리는 스페인 독감도 희생자의 70% 이상이 25~35세였는데 사이토카인 과잉으로 인한 면역 폭풍 때문이었을 거라는 의견이 많다.



▲사이토카인과 가와사키병

'사이토카인' 이란 바이러스, 세균 등 외부 침입자가 몸에 들어오면 면역세포를 자극해 병원체와의 싸움을 시작하게 하는 중요한 면역 단백질이다.



말하자면 나의 면역 군대가 적군인 병원체와 잘 싸우도록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척후병이자 동원 명령인 셈이다. 문제는 이 사이토카인이 과도하게 분비되는 상황이다. 필요 이상으로 분비된 사이토카인은 사람의 정상 세포를 공격하여 손상을 입힐 수 있다.

어린이들에게 발생하는 전신성 혈관염인 가와사키병도 이러한 '사이토카인의 불균형'에 의해 발생하는 질환이다. 건강하던 어린이가 갑자기 발생한 고열이 지속하면서 발병한다.

발열은 여느 때의 감기와는 다르게 해열제나 항생제로 치료되지 않으며 하루하루 지날수록 눈이 충혈되고, 입술이 빨개지며 혀가 딸기 모양으로 충혈되고 전신에 두드러기로 보기 어려운 발진이 생긴다.

손바닥과 발바닥이 붉게 붓기도 하며 목 주변 임파선이 부어서 혹처럼 보이기도 한다. 어린 영아에서는 다리가 아파서 잘 걷지 못하는 경우도 있고, 장에도 염증이 생겨 복통, 설사, 구토가 발생하기도 한다.

전신의 혈관이 모두 부어오르고 염증이 생기므로 아이는 점점 보채고 잘못 먹고 전신상태가 나빠진다.

▲제때 치료가 중요

아기들이 고생스럽기도 하거니와 가와사키병을 잘 치료해야 하는 이유는 심장 합병증을 남기기 때문이다. 제때 치료하지 않으면 20~30%, 치료가 잘 되더라도 5% 정도에서 관상동맥 합병증이 생길 수 있다.

관상동맥의 지름이 8mm 이상으로 늘어나는 거대 관상동맥류가 생기면 평생 지속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훗날 젊은 나이에 협심증이나 급성 심근경색증이 나타날 수 있으므로 적기에 진단하고 치료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불필요한 과도한 면역 반응을 조절하기 위해 고용량의 면역글로불린을 주사로 주입하면 하루 이틀 정도 후에 열이 떨어지면서 호전이 된다.

80% 이상의 환아들이 면역글로불린 치료에 반응하지만 병세가 심해 면역글로불린 치료가 한 번 더 필요한 경우도 있고 드물게 면역글로불린 치료에 반응이 없는 경우도 있다.

이런 환아를 치료하기 위해서는 대용량 스테로이드 등 다양한 면역억제 치료제가 사용되기도 한다.

▲전문의 상담 필수

가와사키병은 초기에는 흔히 열감기 등으로 증상이 시작되므로 다른 열성 감염 질환과 감별이 쉽지 않다. 하지만 걱정할 필요는 없다.

세계적으로 일본, 우리나라, 대만 등에서 발생률이 높다. 우리나라 소아과 의사들은 가와시키병에 대한 임상 경험이 풍부하여 가와사키병 진단과 치료에는 세계 최고 수준이다.

소아 과학 교과서와 국제 진료 지침에는 발열이 5일이 넘어야 한다고 돼 있지만, 우리나라 소아과 의사들은 2~3일만 되어도 벌써 알아차린다. 아기가 혹시 가와사키병이 의심될 때는 혼자 걱정하기보다는 가까운 소아과 의원을 찾아가는 것만으로 충분하다.

진단을 받으면 보호자가 꼭 질문하는 것이 '이병이 왜 걸리는가'이다. 내가 뭔가를 잘못했나 하는 죄책감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염려는 내려놓으셔도 된다.

아직 연구 중이지만 유전적 소인이 있다. 유전병이라는 의미가 아니라 가와사키병이 잘 걸리는 유전자 지도가 가진 어린이들이 있다는 것이 최근 정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많은 연구와 노력으로 몇몇 유전자 이상이 가와사키병과 관련 있는 것으로 확인된 바 있다.

/건양대병원 소아청소년과 천은정 교수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안산시 '신인감독 김연경' 상록수체육관서 최종전
  2. 양산국화축제, 6만 5천여 점 국화 작품 전시 성황리에 폐막
  3. 세종시 '국가상징구역' 국제공모작 13개 윤곽...국민의 원픽은
  4. 김태흠 “6.25 참전유공자 희생·헌신 잊지 않을 것”
  5. [2025 예산 안전골든벨] 아니 갑자기 이렇게? 10번 문제에 우수수 탈락
  1. [2025 예산 안전골든벨] 즐겁게 퀴즈풀며 안전상식 배웠다… 2025 예산군 어린이 안전골든벨 '성료'
  2. 충남도, 내년 국비 확보 총력… 김태흠 지사 국회 방문
  3. 우송정보대 간호학과, 재학생 위한 '취업 멘토링 프로그램' 개최
  4. [2025 예산 안전골든벨] 최형규 예산군 산업건설국장 "안전상식 배우고 실천해주길"
  5. [2025 예산 안전골든벨] 유영돈 중도일보 사장 "아이들 행복의 기초는 안전"

헤드라인 뉴스


대전 특화 방산기술 유럽시장서 `호평`…수출상담 성과

대전 특화 방산기술 유럽시장서 '호평'…수출상담 성과

대전 방산기업들이 동유럽 시장에서 1521만 달러 규모의 수출 상담 성과를 올렸다. 한화로는 223억 4195만 원에 달한다. 21일 대전테크노파크에 따르면 지난 13일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열린 '방위산업 기술 비즈니스 교류'에서 대전 지역 7개 방산·드론 기업이 이같은 결과를 냈다. 이번 상담회는 대전TP와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가 공동으로 방산 사절단을 파견해 진행한 1대 1 비즈니스 상담회로, 폴란드 바르샤바 현지에서 개최됐다. 폴란드는 최근 동북 지역 국경 안보 강화에 나서며 국방예산을 확대하고 군 현대화를 추진하고..

3·8민주의거사업회, 기념관 운영 맡아 민주 교육과정 연다
3·8민주의거사업회, 기념관 운영 맡아 민주 교육과정 연다

대전3·8민주의거기념사업회가 내년부터 3·8민주기념관을 직접 운영하며 일반 시민이 참여하는 민주주의 교육프로그램 신설을 준비한다. 20일 대전시와 (사)대전3·8민주의거기념사업회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4일 개관한 중구 선화동 3·8민주의거기념관을 그동안 대전시가 직접 운영하던 것에서 기념사업회에 운영을 위탁하는 방식으로 내년 1월 전환된다. 3·8민주의거기념관은 1960년 3월 8일 대전에서 시작된 고등학생들의 민주화 시위로, 당시 이승만 정부의 부정부패와 불의에 항거하며 민주주의를 위해 나섰던 학생들의 용기와 희생을 상징하는..

한겨울에 피어난 봄...국립세종수목원 `제라늄 전시회` 개막
한겨울에 피어난 봄...국립세종수목원 '제라늄 전시회' 개막

연일 계속되는 초겨울 추위 속에서도 국립세종수목원 지중해온실에서는 봄을 미리 만날 수 있는 특별한 전시가 열린다. 한국수목원정원관리원(이사장 심상택)은 11월 22일부터 2026년 3월 1일까지 국립세종수목원 지중해온실에서 제라늄 품종 전시회 '우린, 지금부터 봄'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제라늄전문협회와 협업해 진행되며, 약 350종의 제라늄을 한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다. 제라늄은 남아프리카가 원산지로, 화려한 꽃과 쉬운 관리로 한국 베란다 정원에 적합한 식물로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겨울철에도 꽃을 피워 봄을 미리 준비하는 식..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주택재건축 부지 내 장기 방치 차량 ‘눈살’ 주택재건축 부지 내 장기 방치 차량 ‘눈살’

  • 은빛 물결 억새의 향연 은빛 물결 억새의 향연

  • 구직자로 북적이는 KB굿잡 대전 일자리페스티벌 구직자로 북적이는 KB굿잡 대전 일자리페스티벌

  • 크리스마스 트리 앞에서 ‘찰칵’ 크리스마스 트리 앞에서 ‘찰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