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보기] 혼자 기도하는 청년

  • 오피니언
  • 세상보기

[세상보기] 혼자 기도하는 청년

유낙준 대한성공회 관구장·대전교구장

  • 승인 2020-05-21 09:42
  • 김성현 기자김성현 기자
2020041601001496500060131
유낙준 주교
'혼밥은 혼자 먹는 밥을 뜻하는 외로움이 담긴 청년들의 언어입니다. 그런데 혼도는 무엇인가요?' 라고 질문을 하는 청년에게 '혼도는 혼자 기도한다는 뜻이에요'라고 답을 했습니다.

혼도는 최근 중국 우한에서 처음 발생한 뒤 전 세계로 확산 된 새로운 유형의 코로나바이러스에 의한 호흡기 감염 질환인 코로나 바이러스감염증-19(COVID-19)로 인해 외출자제, 사회적 거리두기 등의 감염 방지 분위기에 함께 기도하기보단 혼자 기도하는 청년들이 많아지면서 생긴 말입니다.



이처럼 작은 바이러스가 인류 전체를 불확실성의 시대 안으로 몰아쳐 불안이 높을 시기에 '혼도'라는 말이 나왔습니다. 사회적 거리두기와 비 대면적 삶이 지속되면서 혼자서 기도하는 시간이 많아진 청년들의 언어 속에 혼도라는 언어가 나왔다는 것이 신기하기도 합니다.

신을 만나는 완벽한 날을 주일이라고 여겼는데 주일이 주중의 날과 별반 다르지 않게 습관적인 일상의 날로 맞이하게 작은 바이러스가 우리를 몰아친 것입니다.



이에 대해 홀로 신을 만나는 완벽한 시간을 세우는 홀로 기도하는 시간을 가진 청년이 있다는 것이 새롭게 보였습니다. 누군가와 함께하고자 하는 열정이 가득할 청년이 홀로 신을 만나는 기도하는 시간을 가진다는 것이 작은 바이러스에 대한 가치 있는 대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열정과 기도가 함께 균형을 맞추기 어려운데 기도와 열정을 청년의 삶에서 세우는 것이 새로운 시대의 삶의 방법이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나를 주장하는 나 중심 사회에서 나 아닌 다른 이가 내 안에 존재하게 하는 시간이 기도입니다. 그래서 기도는 나 아닌 다른 존재와 함께 사는 길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다른 존재와 함께 사는 길로 미래를 세우는 기도하는 청년은 몸과 마음과 영혼을 담은 자리가 됩니다. 작은 바이러스로 인하여 몸만을 위해서 산 지난날을 박물관에서 찾게 하고 이제는 몸과 영혼과 마음이 함께 사는 시대를 혼자 기도하는 청년을 통해 여는 모습을 본 것입니다.

모두가 불안 속에 빠져 있는 상황에서 홀로 기도하는 청년은 기도하는 자리를 이용시설로 여기지 않게 하고, 기도하는 자리가 경건한 거룩한 자리라는 것을 깨닫게 해 주었습니다. 기도는 그렇게 나의 자리 안에 다른 존재를 들어오게 합니다. 인간은 이렇게 경건한 거룩한 자리 없이는 살 수 없는 존재입니다. 지하철 안과 집 안에서 늘 스마트폰을 잡고 사는 '폰안의 인종 Phone Sapience'이라고 핀잔받는 청년이지만 새로운 시대를 여는 기도하는 청년이기도 합니다. 내 안에 다른 존재를 받아들이려고 폰으로 들어가고 나오고를 반복하면서 신을 만납니다.

자신에게 맡겨진 선물과 사랑을 주면서 세상을 조금씩 앞으로 나아가려는 우리 시대의 청년입니다. 작은 바이러스가 미래를 새롭게 세우는 청년들의 성장을 방해하지만, 청년들의 혼도로 인해 성장을 방해하는 작은 바이러스를 넘어서게 한다는 사실입니다.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경건하고 거룩한 시간을 갖고자 원한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특히 외로운 청년들이 혼도로 경건하고 거룩한 시간을 지니고 있다는데 대해 어른들이 박수로 환영해 주기를 바라는 바입니다. 그렇게 청년들은 작은 바이러스로 인해 불안해한 인류를 구하려 애쓰고 있습니다.

'시간은 신의 전령입니다'는 말처럼 청년의 시간은 확실한 신의 전령으로 채워져 있습니다. 새로운 시대를 이끌 청년들이기 때문입니다. 인생이 다른 방향으로 밀릴 때 부서지지 않는 사람은 없습니다. 가장 많이 부서지는 청년의 시기는 혼자 기도하는 혼도를 가장 많이 합니다. 청년으로부터 혼도를 배워 모두가 낡은 "정상적인"것을 기꺼이 위로하고, 새롭고, 친절하며, 더 좋은 것을 함께 만들기를 바랍니다./유낙준 대한성공회 관구장·대전교구장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김행금 천안시의장, 7곳서 업무추진비 절반 이상 사용
  2. '포항형 주거복지' 새 청사진 나왔다
  3. 강제 휴학 시키는 대학?…충남대 의대 24학번 본과 진급 문제 항의
  4. 우상호, "강훈식 불출마할 것" 충청 지방선거 출렁
  5. 대전시, 미국 바이오.첨단기술 협력 확대
  1. 학폭 이력에 대입 수시 탈락… 법조계 소송으로 몰리고 소년범 역차별 우려
  2. 정치권 시간표에 끌려가나… 대전·충남 통합 ‘반대 확산’
  3. [주말사건사고] 블랙아이스 다중추돌사고부터 단전까지… 강풍에 대전충남 화재만 10건
  4. 윤석열 구형 13일로 연기…충청 與 "사형 기다린 국민 우롱"
  5. 한전원자력연료 육불화우라늄 가스 내부 누출… 인명피해 없어

헤드라인 뉴스


여야 지도부 14일 충청 집결…대전·충남 통합 헤게모니 싸움

여야 지도부 14일 충청 집결…대전·충남 통합 헤게모니 싸움

여야가 지방선거 최대승부처 금강벨트의 설 밥상머리 민심을 잡기 위해 대전 충남 통합을 고리로 진검승부를 벌인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14일 나란히 충청권을 찾아 전국적인 이슈로 부상한 행정통합과 관련한 바닥 민심 청취에 나서는 것이다. 조만간 국회에서 입법 절차가 시작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여야가 이에 대한 헤게모니를 잡기 위해 금강벨트에서 정면충돌을 예고하고 있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12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충남·대전 통합법을 설 전에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이 6월 3일 지..

청와대 “267억 빼앗고 성 착취, 캄보디아 스캠 범죄조직 검거”
청와대 “267억 빼앗고 성 착취, 캄보디아 스캠 범죄조직 검거”

우리나라 국민 165명을 상대로 267억원을 빼앗고 성 착취 범죄까지 저지른 캄보디아 스캠(신용사기: SCSI Configured Automatically) 조직이 검거됐다. 피해자 대다수는 여성으로, 이들은 금전은 물론 스캠 조직의 강요에 의해 성 착취 영상이나 사진까지 전송하기도 했다. 강유정 청와대 대변인은 12일 춘추관 브리핑실에서 “범정부 초국가범죄 특별대응TF는 지난해 2월부터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국가기관을 사칭하고 여성들을 대상으로 성 착취 범죄까지 자행한 스캠 범죄 조직원 26명을 캄보디아 경찰을 통해 현지에서 검거하..

`대통령 세종 집무실` 설계공모, 2029년 조기 완공 스타트
'대통령 세종 집무실' 설계공모, 2029년 조기 완공 스타트

이재명 정부가 2029년 8월로 앞당겨 건립키로 한 '대통령 세종 집무실'. 이의 후속 작업인 건축 설계공모가 12일 본격화하고 있다.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이하 행복청, 청장 강주엽)은 이날 대통령 세종 집무실에 대한 사전 규격 공고로 시작되는 추진 일정을 공개했다. 주안점은 대통령 세종집무실의 국격 강화와 국민적 자긍심 고취, 역사적 건축물로 승화하기 위한 '품격 있는 디자인', 대통령과 참모들 간의 소통 강화 등 '국정 효율성 제고', '최고 수준의 보안', '국민 소통과 조화' 등에 둔다. 이번 설계공모는 행복도시건설특별법에..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대목에도 한산한 꽃시장 대목에도 한산한 꽃시장

  • 갑천 물고기떼 수 백마리 이상행동 갑천 물고기떼 수 백마리 이상행동

  • 설 연휴 승차권…‘15일부터 예매하세요’ 설 연휴 승차권…‘15일부터 예매하세요’

  • 상소동 얼음동산 ‘겨울나들이’ 상소동 얼음동산 ‘겨울나들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