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책] 충청도는 왜 웃긴가? - 청풍명월의 말과 웃음

  • 문화
  • 문화/출판

[새책] 충청도는 왜 웃긴가? - 청풍명월의 말과 웃음

안상윤 지음│휴먼필드

  • 승인 2020-05-21 10:31
  • 수정 2020-05-21 12:25
  • 신문게재 2020-05-22 10면
  • 박새롬 기자박새롬 기자
충청도는왜웃긴가
 휴먼필드 제공
충청도는 왜 웃긴가? - 청풍명월의 말과 웃음

안상윤 지음│휴먼필드



1980년대 초중반, 다큐PD로 활동하던 저자 안상윤은 TV프로그램 <추적 60>분에 주말마다 얼굴을 내밀면서 대중에 알려지게 된다. 택시를 타면 음성만 듣고도 알아보고, 장거리 전화를 걸면 지방 교환수가 바로 이름을 알아맞히는 정도였다.

어느 날 사전 취재차 천안을 방문해 택시를 탄 그는 단 두 글자 질문에 꽂힌다. 택시 기사가 백미러로 그를 힐끔 보더니 "맞쥬?"라고 물어본 것.

"많이 뵌 분입니다.", "TV 나오시는 분 맞죠?", "유명하신 분이시네요. 여긴 어쩐 일이세요?" 등 다른 지역에서 들을 수 있을법한 말이 충청도에선 단 두 글자로 끝났다. 그는 이때 충청도를 재발견했다고 말한다.

'1954년 경남 밀양 산'이라는 그가 '충청도는 왜 웃긴가'를 분석한 건 이 강렬한 흥미로움이 원천이었을 것이다. 저자는 그렇게 "충청도의 어투와 화법에 꽂히면서부터" 그들의 언어적 특성을 꾸준히 관찰하고 기록하기 시작했다. 『충청도는 왜 웃긴가? - 청풍명월의 말과 웃음』이라는 언어사회학적 문화비평서는 바로 그 기록의 결실이다.

저자는 "유머는 인생을 바라보는 태도이자 견해"(린위탕林語堂)임을 상기하면서, 충청도의 여러 기질 중에서도 특히 '웃음'에 주목한다. "아래위 사이에 낀 지리적 특성"으로 인해 유독 피침이 많았던 "복잡다단한" 충청도의 역사가 '뭉근함', '능청', '너스레', '눙치기', '재치', '과장' '모사' 등 충청도의 기질적 특성을 자연스럽게 몸에 배게 했을 거라고 분석한다.

책은 <제1장-웃음의 미학> <제2장-충청도 해학의 요소> <제3장-충청도 해학의 원천> <제4장-충청 스타일> <제5장-충청도의 힘> <제6장-말(言)> <제7장-'충청도 따라 하기'의 필요성> 일곱 개의 장으로 나눠져 있다. 웃음과 해학의 기원, 언어와 예술의 본질에 관한 학설, 동서고금 문·사·철의 기록, 저자의 채록, 뉴스 연극 영화 드라마 예능프로 등에서 빌어온 예화들을 매개로 충청도식 화법에 담겨있는 독특한 정서와 기질적 특성을 심도 있게 파헤친다.

저자는 충청인을 "달처럼 한적하니 밤하늘에 떠서는 안 보는 척하면서 세상만사 다 굽어보고, 분명히 느낄 수 있을 만큼 존재감을 드러내는 소슬바람", 즉 '청풍명월(淸風明月)'에 비유한다. 그러면서 '청풍명월'이라는 충청도의 퍼스낼리티가 혼탁한 언어와 극단의 진영논리에 발목 잡힌 우리 사회의 강퍅한 경직성을 풀어줄 수 있는 멋진 대안이 될 수 있음을 역설한다.


박새롬 기자 onoino@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세종 5-2생활권 첫 주택 공급 포문…'우미린 센터파크'
  2. 전신주 구리 접지선 훔쳐 한전에 2500만 원 손해 끼친 50대 검거
  3. 갈고닦은 기술의 향연
  4. 오석진 대표 교육복지 공약 '대전 에듀카드'본격 추진 재원마련은 과제
  5. 차주 없다고 압수한 블랙박스 '위법'… 반복되는 경찰 수사 절차 논란
  1. [대전MZ로그]"평범한 건 싫어요"···각양각색 소품을 나만의 취향대로 개성있게 꾸미는 2030 소비 트렌드
  2. [아침을 여는 명언 캘리] 2026년 6월26일 금요일
  3. [박헌오의 시조 풍경-21] 벌목장의 텃새
  4. "당연히 이길 줄 알았는데"…아쉬움으로 끝난 월드컵 응원
  5. 종사자 소진 예방과 안전한 근로환경 조성 위한 전문 심리상담 지원

헤드라인 뉴스


신고 30초 만에 경찰 등장… 보이스피싱 현행범 체포 성공

신고 30초 만에 경찰 등장… 보이스피싱 현행범 체포 성공

대전 동구의 한 약국 앞 길거리에서 시민과 경찰의 신속한 공조로 8천만 원 대의 보이스피싱 현금수거책이 현장에서 붙잡혔습니다.대전동부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3월 19일 오후 6시경 대전 동구 소재 약국 앞 현금인출기 인근에서 40대 여성 피해자가 누군가와 통화하며 흰 가방을 20대 남성에게 건네고, 남성이 이를 받아 급히 자리를 떠나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현장에 있던 50대 시민은 이를 수상하게 여겨 즉시 남성을 주시하며 112에 신고한 뒤 피의자의 뒤를 쫓았습니다. 신고를 받고 인근에서 거점 순찰 중이던 대전역지구대 송준호 경사와..

차주 없다고 압수한 블랙박스 `위법`… 반복되는 경찰 수사 절차 논란
차주 없다고 압수한 블랙박스 '위법'… 반복되는 경찰 수사 절차 논란

교통사고 현장에 남겨진 차량에서 경찰이 블랙박스 SD카드를 영장 없이 압수한 것은 위법수집증거에 해당한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사고 차량이 현장에 남아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유류물 취급한 경찰의 절차 판단이 재판에서 부적절하다고 확인된 것이다. 과거 분실 휴대전화 마약 수사 사례처럼 경찰이 현장에서 확보한 증거가 위법수집증거로 배척되는 사례가 반복되면서, 현장 경찰의 증거 확보 역량과 적법절차 이해 부족이 여실히 드러났다는 지적이 나온다. 25일 대전지법에 따르면 제3-1형사부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 위반(도주치상), 도로교통법 위반(..

KAIST "세계 최초 양방향 `브레인 로봇` 기술 개발 나서"
KAIST "세계 최초 양방향 '브레인 로봇' 기술 개발 나서"

한국과학기술원(KAIST) 연구진이 사람의 뇌 신호로 외골격 로봇을 실시간 제어하고, 로봇이 감지한 촉각·힘 정보를 다시 뇌에 전달하는 차세대 뇌-로봇 인터페이스 플랫폼 개발을 시작했다. 기계공학과 공경철·김정 교수 연구팀은 ㈜엔젤로보틱스와 함께 범부처 첨단 의료기기 연구개발사업 플래그십 과제로 세계 최초 양방향 'Brain-to-Robot' 시스템 개발에 착수했다고 25일 밝혔다. 이 과제는 4월부터 2032년 12월까지다. 뇌 신호로 커서를 움직이거나 스마트폰을 제어하는 뇌 인터페이스 기술은 이미 인체 임상 단계에 진입해 있다...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갈고닦은 기술의 향연 갈고닦은 기술의 향연

  • 대한민국 패배에 실망하는 축구팬…32강 진출 불투명 대한민국 패배에 실망하는 축구팬…32강 진출 불투명

  • 개원 준비로 분주한 대전시의회 개원 준비로 분주한 대전시의회

  • 여름 반기는 주황빛 능소화 여름 반기는 주황빛 능소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