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국에서]골세리머니의 의미

  • 오피니언
  • 편집국에서

[편집국에서]골세리머니의 의미

  • 승인 2020-07-07 15:37
  • 수정 2021-05-02 02:14
  • 신문게재 2020-07-08 18면
  • 금상진 기자금상진 기자
KakaoTalk_20200519_160803163
축구선수가 골을 넣은 뒤 선보이는 '골세리머니'는 골 장면 이상으로 화제가 되곤 한다. 국내 축구팬들에게 기억될 만한 대표적인 장면을 꼽으라면 2002한일월드컵 미국과의 경기에서 안정환과 이천수가 선보인 쇼트트랙 세리머니를 빼놓을 수 없다. 0-1로 지고 있던 상황에서 후반 33분 이을룡이 올려준 크로스를 안정환이 헤더슛으로 마무리했다. 득점 직후 안정환과 선수달은 경기장 구석으로 달려가 쇼트트랙 세리머니를 선보였다. 이 세리머니는 같은 해 2월 미국에서 열린 동계올림픽 남자 결승전에서 한국의 김동성이 1위로 골인했으나 2위로 들어온 오노의 오버액션으로 김동성이 실격한데서 착안한 세리머니였다. 국민적인 분노를 일으켰던 사건을 당사자인 미국에 되돌려 의미에서 큰 화제를 모았던 장면이었다.

박지성의 한·일전 산책 세리머니도 골 이상으로 축구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장면이다. 2010년 5월 일본 사이타마에서 열린 남아공 월드컵 평가전에서 골을 넣은 박지성이 골대 뒤에 있는 일본 응원단을 바라보며 조깅을 하듯 천천히 달리는 '세리머니'를 선보였다. 열광적인 응원을 보냈던 일본 응원단은 침묵을 지켰고 경기장은 한동안 정적이 감돌았다. 역대 한·일전 최고의 명장면으로 꼽힐만한 장면이었다.

최용수 FC서울 감독의 광고판 세리모니는 20년이 넘은 지금까지도 축구팬들 사이에서 회자가 되고 있다. 1998년 프랑스 월드컵 최종예선 1차전 카자흐스탄과 경기에서 대표팀의 간판 공격수였던 최용수가 골을 넣은 직후 광고판에 뛰어올랐다가 넘어지는 해프닝을 연출했다. 최 감독 개인에게는 흑역사로 기억될 수도 있지만, 팬들에게는 90년대 축구의 명장면으로 기억되는 장면이다.

우리 지역 축구팀 대전하나시티즌에도 역대급 골세리머니가 있다. 2008년 삼성하우젠 K리그 대전시티즌과 FC서울과의 경기에서 당시 선수로 뛰고 있던 고종수 전 감독이 극적인 동점골을 넣은 직후 골세리머니를 펼치다 쓰러지는 장면이 연출됐다. 고 전 감독의 세리모니는 사진기자들에 의해 절묘하게 잡혔고 이를 네티즌들이 다양하게 패러디하면서 또 다른 화제를 모았다.



의도하지 않은 세리모니가 논란을 불러오는 경우도 있다. 지난 5월에 펼쳐진 독일 분데스리가 헤르타 베를린과 호펜하임과의 경기에서 0-0으로 팽팽하던 후반 13분 베를린 선수의 슈팅이 상대 수비를 맞고 골망을 흔들었다. 골 직후 베를린 선수들은 포옹하며 환호하는 과정에서 동료 간 볼에 뽀뽀하는 세리모니를 연출했다. 평소 같으면 문제 될 장면이 아니지만 코로나19로 선수간 악수도 금지되는 상황에서 나온 장면이라 네티즌들의 비난이 쏟아졌다. 베를린 선수들의 행동에 분데스리가 사무국은 별도의 징계를 주지는 않았다. 코로나19로 국내외 모든 경기장이 무관중 경기로 진행되고 있는 요즘, 흥이 빠진 선수들도 특별한 세리머니를 자제하는 모습이다. 팬들과 관중이 소통할 수 있는 몇 초간의 짧은 순간이 아쉬워지는 요즘이다.
금상진 기자 jodpd@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우승 겨냥한 한화이글스 응원전 대전이 '들썩'…야구장에 7천명 운집
  2. [2025 국감] R&D 예산 삭감 여파·포스트 PBS 대응 등 과기계 현안 점검
  3. '아쉬운 첫 출발'…한화 이글스, 한국시리즈 1차전 LG 트윈스에 패배
  4. [대전시 국감]농수산물시장 도매법인과 하역노조 갈등 수면 위
  5. [르포] 한남대 학생이 체험한 행복동행 힐링축제
  1. [월요논단] 대전체육 역대 최고 성적, 최고 흥행
  2. 대전 동구, '2025 대전 동구동락 축제'… 3년 연속 흥행
  3. [대입+] 의대 쏠림 꺾이고 이공계 부상하나… 과기원 수시 지원 5년 새 최고치
  4. [2025 함께 가는 행복동행 힐링축제]"전국 최고 사회복지 서비스에 감사"
  5. 선생님과 함께 'STEP UP'…대전대화초 학생별 맞춤형 수업 지원 눈길

헤드라인 뉴스


자운대 공간 재창조 사업, `수면 위로 언제 드러날까`

자운대 공간 재창조 사업, '수면 위로 언제 드러날까'

대전 서북권의 신성장 동력이 될 수 있는 '자운대 공간 재창조 사업'이 새 정부 출범 이후에도 수면 아래로 가라앉아 있어 지역사회의 적극적 관심이 요구된다. 27일 대전시에 따르면 자운대 공간 재창조 사업은 유성구 자운·신봉·방현·추목동 일원 약 555만㎡ 부지에 위치한 군사시설을 재배치하고 현대화하는 동시에, 확보된 유휴부지를 대전 서북권의 신성장 거점으로 개발하는 게 핵심이다. 사업 기간은 2030년까지며 추정 사업비는 3조 7000억 원이다. 자운대는 1992년부터 육군 교육사령부, 국군간호사관학교 등 21개 부대가 주둔해 있..

국민의힘 대전시당위원장, `박경호·이은권·조수연` 3파전 승자는?
국민의힘 대전시당위원장, '박경호·이은권·조수연' 3파전 승자는?

고(故) 이상민 위원장의 별세로 공석이 된 국민의힘 대전시당위원장 자리를 놓고 박경호, 이은권, 조수연 후보 간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모두 내년 지방선거 승리를 이끌 적임자임을 자처하며 지역 보수진영의 변화와 쇄신을 약속한 가운데 투표권을 쥔 대의원들의 표심이 누구에게 향할지 주목된다. 국민의힘 대전시당은 29일 대의원을 대상으로 시당위원장 선출 투표를 진행한다. 투표는 온라인으로 진행되며, 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다. 앞서 후보자 등록을 마감한 결과, 박경호(대덕), 이은권(중구), 조수연(서구갑) 당협위원장이 접수..

코스피 사상 첫 4000선 돌파… 4042.83원으로 마감
코스피 사상 첫 4000선 돌파… 4042.83원으로 마감

코스피 지수가 미중 무역협상 타결 기대감으로 사상 첫 4000선을 돌파했다. 시가총액 기준 국내 증시 1위 삼성전자는 사상 최초로 '10만 전자'를 달성했고, SK하이닉스도 역대 최고가를 기록하며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27일 코스피는 주간거래 종가 기준(오후 3시30분) 전 거래일 대비 101.24포인트(2.57%) 오른 4042.83에 장을 마쳤다. 장 시작과 함께 4000선을 돌파한 코스피는 빅테크 실적 기대감 등에 힘입어 상승 폭을 확대하며 지수를 끌어 올렸다. 지난 6월 20일 3000선을 넘어선 지 약 4개월 만에 400..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코스피 지수 사상 첫 4000선 돌파…4042.83으로 마감 코스피 지수 사상 첫 4000선 돌파…4042.83으로 마감

  • 초겨울 날씨에 두꺼운 외투와 난방용품 등장 초겨울 날씨에 두꺼운 외투와 난방용품 등장

  • 19년 만의 한국시리즈 진출…대전 시민들 한화 응원전 ‘후끈’ 19년 만의 한국시리즈 진출…대전 시민들 한화 응원전 ‘후끈’

  • 2025 함께 가는 행복동행 힐링축제 성료 2025 함께 가는 행복동행 힐링축제 성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