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책] 마음의 문을 열면, 삶의 빛이 들어올거에요…'잠에서 깨어난 집'

  • 문화
  • 문화/출판

[새책] 마음의 문을 열면, 삶의 빛이 들어올거에요…'잠에서 깨어난 집'

마틴 비드마르크 지음│에밀리아 지우바크 그림│이유진 옮김│고래이야기

  • 승인 2020-07-09 17:45
  • 박새롬 기자박새롬 기자
잠에서깨어난집
 고래이야기 제공
잠에서 깨어난 집

마틴 비드마르크 지음│에밀리아 지우바크 그림│이유진 옮김│고래이야기





가족도 없이 홀로 지내는 라숀 씨는 우울해 보이고, 그의 집은 음침하다. 고양이마저 도망갈 정도. 라숀 씨는 매일 밤 잠자리에 들기 전에 집안 곳곳에 켜둔 전등을 끄며 먼저 세상을 떠난 아내, 어린 시절 아이들 모습을 떠올린다. 장면은 눈에 선하지만 곁에는 아무도 없다.

즐거움도 열정도 없는 고단한 삶을 이어가는 그에게 어느 날 밤 이웃집 소년이 휴가 동안 돌봐달라며 화분을 맡기고 떠난다. 화분은 아직 흙만 보여 어떤 식물인지 알 수 없다. "나는 아무것도 돌볼 수가 없어" 라숀 씨는 거절하려 했지만 실패하고, 결국 물을 듬뿍 주고 잠든다. 그는 화분을 좋아하지 않았으니 그건 아마 책임감 때문이었을 것이다.



다음날 아침 흙 속에서 고개를 내민 작은 새싹은 라숀 씨를 움직이게 했다. 내내 닫아뒀던 창문을 열어 환기를 시키고 청소도구를 꺼냈다. 어두운 흙에서 움튼 새싹처럼, 굳게 닫혀있던 마음이 열리면서 일상이 달라지기 시작한 것. 작은 싹이 어떤 꽃을 피울지 궁금해하다 잠이 들고, 새로 맞이하는 날마다 라숀 씨는 집을 더 가꾸게 된다. 떠났던 고양이도 돌아온다.

짙은 갈색으로 가득했던 집과 라숀 씨의 모습이 화분의 성장에 따라 밝고 화사한 색으로 칠해지는 모습은, 생명을 키우는 일이 자신을 돌보는 일이라는 걸 비유한다. 세상을 향해 마음을 열어야 슬프고 무기력한 삶을 바꿀 수 있으며, 스스로를 돌봐야 아름다운 기억도 그 색을 지켜나갈 수 있음을, 마침내 피어난 꽃은 라숀 씨에게 알려준다.
박새롬 기자 onoino@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날씨]대전·충남 1~5㎝ 적설 예상…계룡에 대설주의보
  2. 건양어린이집 원아들, 환우를 위한 힐링음악회
  3. 세종시체육회 '1처 2부 5팀' 조직개편...2026년 혁신 예고
  4. 코레일, 북극항로 개척... 물류망 구축 나서
  5. 대전 신탄진농협, 사랑의 김장김치 나눔행사 진행
  1. 세종시의원 2명 확대...본격 논의 단계 오르나
  2. [교단만필] 잊지 못할 작은 천사들의 하모니
  3. 충남 김, 글로벌 경쟁력 높인다
  4. 세종시 체육인의 밤, 2026년 작지만 강한 도약 나선다
  5. [아이 키우기 좋은 충남] “경력을 포기하지 않아도 괜찮았다”… 우수기업이 보여준 변화

헤드라인 뉴스


`대통령 세종 집무실`, 이 대통령 임기 내 쓸 수 있나

'대통령 세종 집무실', 이 대통령 임기 내 쓸 수 있나

대통령 세종 집무실 완공 시기가 2030년에도 빠듯한 일정에 놓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재명 대통령의 재임 기간인 같은 해 6월까지도 쉽지 않아 사실상 '청와대→세종 집무실' 시대 전환이 어려울 것이란 우려를 낳고 있다. 이 대통령은 임기 내 대통령 세종 집무실의 조속한 완공부터 '행정수도 완성' 공약을 했고, 이를 국정의 핵심 과제로도 채택한 바 있다. 이 같은 건립 현주소는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2일 어진동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가진 2026년 행복청의 업무계획 보고회 과정에서 확인됐다. 강주엽 행복청장이 이날 내놓은 업무보고안..

세종시의원 2명 확대...본격 논의 단계 오르나
세종시의원 2명 확대...본격 논의 단계 오르나

'지역구 18명+비례 2명'인 세종특별자치시 의원정수는 적정한가. 2026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19+3' 안으로 확대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인구수 증가와 행정수도 위상을 갖춰가고 있으나 의원정수는 2022년 지방선거 기준을 유지하고 있어서다. 2018년 지방선거 당시에는 '16+2'로 적용했다. 이는 세종시특별법 제19조에 적용돼 있고, 정수 확대는 법안 개정을 통해 가능하다. 12일 세종시의회를 통해 받은 자료를 보면, 명분은 의원 1인당 인구수 등에서 찾을 수 있다. 인구수는 2018년 29만 4309명, 2022년..

`금강을 맑고푸르게` 제22회 금강환경대상 수상 4개 기관 `한뜻`
'금강을 맑고푸르게' 제22회 금강환경대상 수상 4개 기관 '한뜻'

금강을 맑고 푸르게 지키는 일에 앞장선 시민과 단체, 기관을 찾아 시상하는 제22회 금강환경대상에서 환경과 시민안전을 새롭게 접목한 지자체부터 저온 플라즈마를 활용한 대청호 녹조 제거 신기술을 선보인 공공기관이 수상 기관에 이름을 올렸다. 기후에너지환경부 금강유역환경청과 중도일보가 공동주최한 '제22회 금강환경대상' 시상식이 11일 오후 2시 중도일보 4층 대회의실에서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는 유영돈 중도일보 사장과 신동인 금강유역환경청 유역관리국장, 정용래 유성구청장, 이명렬 천안시 농업환경국장 등 수상 기관 임직원이 참석한 가운..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병원도 크리스마스 분위기 병원도 크리스마스 분위기

  • 트램 2호선 공사현장 방문한 이장우 대전시장 트램 2호선 공사현장 방문한 이장우 대전시장

  • ‘자전거 안장 젖지 않게’ ‘자전거 안장 젖지 않게’

  • ‘병오년(丙午年) 달력이랍니다’ ‘병오년(丙午年) 달력이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