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책] 송강호의 국밥, 하정우의 감자에는 이유가 있다… '불현듯, 영화의 맛'

  • 문화
  • 문화/출판

[새책] 송강호의 국밥, 하정우의 감자에는 이유가 있다… '불현듯, 영화의 맛'

이주익 지음│계단

  • 승인 2020-07-31 07:00
  • 박새롬 기자박새롬 기자
불현듯영화의맛
 계단 제공
불현듯, 영화의 맛

이주익 지음│계단





배우 하정우를 포털 사이트에 검색하면 연관 검색어로 '김 먹방'이 나온다. 영화 '황해'에서 보여준 연기 덕분이다. 그는 그 영화에서 김 말고도 어묵, 라면, 소시지, 보신탕 등 다양한 음식을 참으로 맛있게 먹었는데, 한밤중 빈집에 몰래 들어가 감자를 쪄먹는 장면도 나온다. 며칠을 쫓긴 후에 먹는 감자는 영화와 맛깔나게 어우러졌다.

모든 상황에 그에 맞는 음식이 있듯 영화에도 딱 맞는 음식이 있다. 잘 만든 영화에는 그에 꼭 맞는 '먹는 장면'이 적어도 하나는 나온다. <강철비>에서는 남과 북의 '철우'가 한 사람은 비빔국수, 다른 한 사람은 잔치국수를 먹는다. 남쪽이 비빔국수, 북쪽이 잔치국수다. 왠지 이유없이 다른 메뉴를 먹는 건 아닐 것 같다.



영화는 상상력의 산물인 만큼 영화 속 음식 설정은 인물과 상황에 대한 이해와 애정, 그리고 음식에 대한 지식과 경험이 있어야 가능하다. 바로 이런 영화 보는 맛을 『불현듯, 영화의 맛』의 저자 이주익은 누구보다 예민하게 끄집어내 영화처럼 생생하게 들려준다. 영화 <만추>의 제작자인 그가 다양한 국가의 영화인들과 함께한 경험, 오랜 외국 생활 속 배움을 바탕으로 차려주는 영화와 역사, 문화의 만찬이다.

22개의 영화와 그 영화 속 음식 이야기가 책 안에 푸짐하게 펼쳐진다. 지친 마음을 따뜻하게 위로하는 <변호인> 속 국밥, 화려하지만 고독한 왕의 수라상을 보여준 <광해>, <올드보이>의 오대수가 15년 동안 먹은 군만두, 이탈리아 요리의 매력과 총의 하모니를 보여주는 <대부>, 체 게바라와 함께 혁명을 맛볼 수 있는 <모터사이클 다이어리> 등 쟁쟁한 출연진이다.

작품을 따라 독자들은 한국, 중국, 일본, 세 나라의 만두 삼국지가 어떤 양상으로 펼쳐지는지도 알아보고, 세계 최고라고 자랑하는 중국 음식이 미국으로 건너가 야근하며 고픈 배나 채우는 배달 음식이 된 사연도 살펴보게 된다. <블레이드 러너>에서 해리슨 포드가 먹던 포장마차의 아시안 누들은 30년이 지난 지금 낯설지 않은 현실 메뉴다. 주인공이 웃고 울고 질투하며 서럽게 먹던 음식의 맛과 사연이 글을 타고 실감 나게 다가온다.
박새롬 기자 onoino@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준비 안된 채 신입생만 받아"… 충남대 반도체 공동 연구소 건립 지연에 학생들 불편
  2. '복지부 이관' 국립대병원 일제히 반발…"역할부터 예산·인력충원 無계획"
  3. '수도권 대신 지방의료를 수술 대상으로' 국립대병원 복지부 이관 '우려'
  4. 설동호 대전교육감 "수험생 모두 최선의 환경에서 실력 발휘하도록"
  5. 대전시의회 교육위 행정사무감사…학폭 예방 교육 실효성·대학 사업 점검
  1. 2025 '도전! 세종 교육행정' 골든벨 퀴즈 대회 성료
  2. 세종교육청 '수능' 앞둔 수험생 유의사항 전달
  3. [대전유학생한마음대회] 유득원 행정부시장 "세계로 잇는 든든한 주인공 뒷받침 최선"
  4. [대전유학생한마음대회] 박태구 중도일보 편집국장 “문화·언어 달라도 마음이 통하면 우리는 하나”
  5. 세종교육청 2026년 살림살이, 1조 1817억 원 편성

헤드라인 뉴스


주가 고공행진에 충청권 상장기업 시총 174조원 돌파

주가 고공행진에 충청권 상장기업 시총 174조원 돌파

대외 불확실성이 완화되면서 코스피 지수가 사상 처음으로 4000선을 돌파하자 충청권 상장사들의 주가도 고공행진하고 있다. 특히 외국인 투자자의 대규모 매수세가 이어지면서 한 달 새 충청권 상장법인의 시가총액이 전월 대비 19조 4777억 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거래소 대전혁신성장센터가 11일 발표한 '대전·충청지역 상장사 증시 동향'에 따르면 10월 충청권 상장법인의 시가총액은 174조 5113억 원으로 전월(155조 336억 원) 보다 12.6% 늘었다. 10월 한 달 동안 충북 지역의 시총은 27.4% 상승률을 보였고,..

조선시대 해안 방어의 핵심 거점…`서천읍성` 국가유산 사적 지정
조선시대 해안 방어의 핵심 거점…'서천읍성' 국가유산 사적 지정

국가유산청은 충남 서천군에 위치한 '서천읍성(舒川邑城)'을 국가지정문화유산 사적으로 지정했다고 11일 밝혔다. 서천읍성은 조선 세종(1438~1450년) 무렵에 금강 하구를 통해 충청 내륙으로 침입하던 왜구를 막기 위해 쌓은 성으로, 둘레 1645m 규모에 이른다. 조선 초기 국가가 해안 요충지에 세운 방어용 읍성인 연해읍성 가운데 하나다. 산지 지형을 활용해 쌓은 점이 특징이며, 일제강점기 '조선읍성 훼철령(1910년)' 속에서도 성벽 대부분이 원형을 유지해 보존 상태가 우수하다. 현재 전체 둘레의 약 93.3%(1535.5m)가..

세종 청소년 인구 1위 무색… "예산도 인력도 부족해"
세종 청소년 인구 1위 무색… "예산도 인력도 부족해"

'청소년 인구 최다' 지표를 자랑하는 세종시가 정작 청소년 예산 지원은 물론 전담 인력조차 턱없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동에 이어 청소년 예산까지 감축된 흐름 속에 인력·자원의 재배치와 공공시설 확충을 통해 지역 미래 세대를 위한 전사적 지원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11일 세종시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아동청소년 인구(0~24세)는 11만 4000명(29.2%)이며, 이 중 청소년 인구(9~24세)는 7만 8000명으로, 전체 인구의 20%에 달하고 있다. 이는 전국 평균 15.1%를 크게 웃도는 규모로, 청소년 인구 비..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혼잡 없이 수능 시험장 찾아가세요’ ‘혼잡 없이 수능 시험장 찾아가세요’

  • 국제 육군 M&S 학술 컨퍼런스 및 전시회 국제 육군 M&S 학술 컨퍼런스 및 전시회

  • 2025년산 공공비축미곡 매입 시작 2025년산 공공비축미곡 매입 시작

  •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문답지 전국 배부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문답지 전국 배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