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혁신도시 지정, 반환점을 지나고 있다

  • 오피니언
  • 사외칼럼

[기고]혁신도시 지정, 반환점을 지나고 있다

  • 승인 2020-09-25 14:11
  • 수정 2020-09-25 14:32
  • 신문게재 2020-09-18 18면
  • 최재헌 기자최재헌 기자
목원대학교 행정학과 교수 권선필



권선필 교수


대전의 혁신도시 지정이 막바지 반환점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마라톤에서 반환점을 도착하면 되돌아서 원점을 향해 뛰어야 한다. 마찬가지로 대전의 혁신도시 지정은 반환점이 될 것이며, 여기에 도달하면 이제 뒤돌아서 혁신도시가 본래 추구했던 균형발전을 바라보며 뛰어야 하는 상황이다. 지금 당장의 목표는 아직 도착하지 못한 혁신도시 지정이라는 반환점이다.

지난 3월 20대 국회 막판에 일부 국회의원들의 발목잡기 속에 균형발전특별법이 개정 통과되어 혁신도시 지정 근거가 마련되었다. 이에 따라 대전시는 지난 7월 국토부에 지정 신청서를 제출했다. 이제 신청서가 국토부에서 국가균형발전위원회에 넘겨지면서 심의·의결을 거쳐 지정되는 마지막 반환점을 돌고 있다.



그러나 단순히 혁신도시 지정되는 것이 문제가 아니다. 혁신도시가 내실있게 진행되기 위해서는 이와 연계하여 이루어질 공공기관 이전, 그리고 이를 위한 기반 마련 등에 필요한 예산 확보가 동시에 진행되지 않으면 이름뿐인 혁신도시가 될 수도 있다. 이 때문에 허태정 시장을 비롯한 관계자들뿐만 아니라 지역출신 국회의원과 정치권도 동분서주하고 있는 만큼 시민들의 관심과 성원이 절실하다.

대전의 혁신도시 지정과 이를 통해 한단계 나아간 지역균형 발전 달성은 우리 지역 대전뿐만 아니라 국가적 과제다. 지난 2003년 노무현 정부는 국가균형발전을 위한 7대 과제 중 하나로 정부소속 출연기관 지방이전을 제시하였다. 이후 2005년 정부와 12개 시·도지사간 기본협약을 체결하였는데, 이 때 대전은 정부청사와 대덕연구단지가 있다는 이유로 혁신도시 지정에서 빠진 것이 지금까지 이르고 있는 것이다.

사실 2005년 이후 15년이 지나는 동안 대전을 제외하였던 명분은 정부가 깨버렸다. 대전을 혁신도시 지정에서 제외했을 때 전제되었던 정부청사 입지는 세종시 건설로, 그리고 대덕연구단지 입지는 연구기능을 광주, 대구, 부산, 전북 등으로 분산을 시켰기 때문이다. 이렇게 혁신도시 지정에서 대전을 제외했던 논리를 정부가 허물어 버렸음에도 지역에서 강력히 반발하지 못했던 것은 아쉬운 점이다.

그간의 혁신도시 추진 효과가 당초 기대했던 만큼의 인구 분산이나 지역고용 확대 효과를 가져오지 못했기 때문에 새로운 전환이 필요하다는 국토연구원의 연구결과가 있다. 이에 따라 이전기관 임직원의 주소지 지방 이전과 지역인재 의무채용 확대 등의 정책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제안하고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대전의 혁신도시 지정은 혁신도시 추진의 본래 목적이었던 수도권 인구분산 효과에 새로운 동력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단순한 지역 분산을 넘어 기능 분산의 효과를 추구하는 것도 강조될 수 있다. 대전의 혁신도시가 지역 경쟁력을 다양한 산업으로 확대하고, 산업의 질적 수준을 강화하는데 기여하도록 제안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전의 혁신도시 발전전략은 특화산업과 연계한 공공기관 유치 뿐만 아니라, 실질적인 산·학·연 클러스터 조성, 스마트 혁신도시 건설, 4차 산업혁명과 연계 혁신성과 확산 등을 제시하고 있다.

지금 단계에서 시급한 것은 반환점인 혁신도시 지정을 해를 넘기지 않고 도달하는 것이다. 시장을 비롯한 관계자들이 느끼는 다급함 만큼, 박병석 국회의장을 비롯한 지역 국회의원들의 활약을 기대한다. 아울러 연초에 기자회견에서는 물론 지역 방문 때마다 혁신도시 지정에 대한 지역민의 기대에 부응하겠다고 한 문재인 대통령과 4월 총선 때 이를 공약으로 제시했던 더불어민주당의 분명한 역할을 주목한다. 혁신도시 지정과 이에 연결된 내년도 국비 확보에 대해 보다 적극적인 행동이 필요한 시기이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내방] 구연희 세종시교육청 부교육감
  2. 한국장애인문화예술원, 2026년 장애예술 활성화 지원사업 공모 접수 시작
  3. ‘사랑 가득한 김장 나눠요’
  4. 재난위기가정 새출발… 희망브리지 전남 고흥에 첫 '세이프티하우스' 완공
  5. 수능 앞 간절한 기도
  1. [한 장, 두 장 그리고 성장] 책을 읽으며 사람을 잇고 미래를 열다
  2. 고물가에 대전권 대학 학식 가격도 인상 움직임…학생 식비부담 커질라
  3. 대전 2026학년도 수능 응시자 1만 6131명… 교육청 "수험생 유의사항 필독해야"
  4. "일본 전쟁유적에서 평화 찾아야죠" 대전 취재 나선 마이니치 기자
  5. 충남 청년농 전용 '임대형 스마트팜' 첫 오픈… "돈 되는 농업·농촌으로 구조 바꿀 것"

헤드라인 뉴스


"일본 전쟁유적에서 평화 찾아야죠" 대전 취재 나선 마이니치 기자

"일본 전쟁유적에서 평화 찾아야죠" 대전 취재 나선 마이니치 기자

"일본에서도 태평양전쟁을 겪은 세대가 저물고 있습니다. 80년이 지났고, 전쟁의 참상과 평화를 교육할 수 있는 수단은 이제 전쟁유적뿐이죠. 그래서 보문산 지하호가 일본군 총사령부의 것이었는지 규명하는 게 중요합니다."일본 마이니치 신문의 후쿠오카 시즈야(48) 서울지국장은 5일 대전 중구 보문산에 있는 동굴형 수족관 대전아쿠아리움을 찾아왔다. 그가 이곳을 방문한 것은 올해만 벌써 두 번째로 일제강점기 태평양전쟁의 종결을 앞두고 용산에 있던 일본군 총사령부를 대전에 있는 공원으로 옮길 수 있도록 지하호를 만들었다는 기록이 있는데, 그..

학생·학부모 10명 중 8명 "고교학점제 폐지 또는 축소해야"… 만족도 25% 미만
학생·학부모 10명 중 8명 "고교학점제 폐지 또는 축소해야"… 만족도 25% 미만

올해 고1 학생과 학부모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고교학점제에 대한 만족도가 매우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제도 시행 첫 학기를 경험한 응답자 중 10명 중 8명 이상이 '제도를 폐지하거나 축소해야 한다'고 답했으며, 학생들은 진로 탐색보다 대학입시 유불리를 기준으로 과목을 선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종로학원은 10월 21일부터 23일까지 고1 학생과 학부모 470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75.5%가 '만족하지 않는다'고 답했다고 6일 밝혔다. 반면 '만족한다'는 응답은 4.3%, '매우 만족한다'는..

대전 갑천생태호수공원, 개장 한달만에 관광명소 급부상
대전 갑천생태호수공원, 개장 한달만에 관광명소 급부상

대전 갑천생태호수공원이 개장 한 달여 만에 누적 방문객 22만 명을 돌파하며 지역 관광명소로 주목받고 있다. 6일 대전시에 따르면 갑천생태호수공원은 9월 말 임시 개장 이후 하루 평균 7000명, 주말에는 최대 2만 명까지 방문하는 추세다. 전체 방문객 중 약 70%가 가족·연인 단위 방문객으로, 주말 나들이, 산책과 사진 촬영, 야간경관 감상의 목적으로 공원을 찾았다. 특히 추석 연휴 기간에는 10일간 12만 명이 방문해 주차장 만차와 진입로 혼잡이 이어졌으며, 연휴 마지막 날에는 1km 이상 차량 정체가 발생할 정도로 시민들의..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과학기술인 만남 이재명 대통령 과학기술인 만남 이재명 대통령

  • ‘사랑 가득한 김장 나눠요’ ‘사랑 가득한 김장 나눠요’

  • 수능 앞 간절한 기도 수능 앞 간절한 기도

  • 국민의힘 충청권 지역민생 예산정책협의회 국민의힘 충청권 지역민생 예산정책협의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