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부는 언론 자유 유린하는 징벌적 손해배상제도 즉각 중지하라

  • 정치/행정
  • 충남/내포

법무부는 언론 자유 유린하는 징벌적 손해배상제도 즉각 중지하라

언론 3단체 공동 성명
한국신문협회·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한국기자협회

  • 승인 2020-09-28 23:48
  • 수정 2021-05-05 19:15
  • 한성일 기자한성일 기자
"법무부는 언론 자유 유린하는 징벌적 손해배상제도를 즉각 중지하라."

법무부는 9월 28일 언론보도의 피해에 대해 최대 5배까지 배상 책임을 지우는 징벌적 손해배상제도 도입을 위한 집단소송법 제정안과 상법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한국신문협회·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한국기자협회 등 언론 3단체는 이번 법안에 대해 헌법상 기본권인 언론의 자유와 국민의 알권리를 본질적으로 침해하는 악법으로 규정해 강력 규탄하며 법안 도입과 개정을 즉각 중지할 것을 엄중히 촉구했다.

징벌적 손해배상제는 사회적 강자에 의해 다수의 약자가 피해를 입었을 때 이를 시정하는데 적합한 제도다. 현행 제조물책임법은 가습기 살균제나 라돈 침대와 같이 국민의 건강에 해를 끼치는 상품에 대해 피해자 보호와 예방을 위해 손해배상액의 최대 3배까지 책임을 지우도록 하고 있다.



권력의 감시가 본연의 역할인 언론을 상대로 제조물 책임을 묻는 것은 위험천만한 발상이다. 미국에서도 언론을 상대로 한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는 언론의 자유 침해 등을 이유로 극히 제한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이는 언론의 감시 기능과 국민의 알 권리를 위축시키려는 과잉규제이자 위헌적 소지 등의 문제점이 있어서다.

그동안 국회에서 여러 차례 언론에 대한 징벌적 손해배상제도를 도입하려 했다. 하지만 법익보다 언론의 위축으로 우리 사회가 입게 될 부작용과 폐해가 크다는 이유로 무산됐다. 21대 국회가 개원하자마자 여당 의원들이 언론중재법 등을 개정해 이 제도를 도입하려 했을 때 언론 3단체는 한목소리로 발의안을 즉각 폐지하라고 촉구했다. 그런데도 현 정부가 이 제도를 이번엔 정부입법으로 강행하려는 데 대해 언론 3단체는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특히 '악의적 가짜뉴스'라는 모호한 잣대로 언론에 징벌적 처벌을 가하겠다는 것은 민주국가 정부의 발상이라고는 믿기 힘들다며 판단 주체가 얼마든지 자신에게 불리한 기사, 비판적인 보도를 악의적 보도로 규정한 후 언론 탄압 수단으로 악용할 소지가 매우 크다고 주장했다. 특히 '현 정부는 거대 여당을 등에 업고 언론에 대해 사전 검열을 하겠다는 것인가'라고 개탄의 목소리를 높였다.

한국신문협회 관계자는 "허위 보도에 대해 언론이 책임지지 않겠다는 것이 아니다"며 "언론사는 자체적으로 독자위원회나 시청자위원회를 두고 오보로 인한 피해를 막기 위해 자정활동을 하고 있음에도 불만이 있을 경우 언론중재위원회나 방송통신심의위원회를 통해 정정보도·반론보도를 청구할 수 있고, 언론사 등에 대한 소송도 가능하다"고 밝혔다.

신문협회 관계자는 "그런데도 정부가 제조물 책임을 빌미로 언론에 징벌적 손해배상제도를 적용한다면 오히려 악의적 보도의 근절 효과보다 언론활동의 위축으로 국민의 알권리가 침해되는 폐해가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민주주의 국가에서 규제 법률, 특히 우리사회의 근간인 언론의 자유를 침해하는 입법은 최대한 신중을 기해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언론 3단체는 "정부의 이번 조치는 언론의 자유를 흔드는 민주주의에 대한 정면 도전으로 규정하고 전면 백지화할 것을 다시 한 번 강력히 촉구한다"며 "언론 3단체는 정부가 사회적 합의도, 명분도 없는 언론에 대한 징벌적 손해배상제도를 독단적으로 강행할 경우 모든 수단을 동원해 적극 저지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한성일 기자 hansung007@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국민의힘 대전시당 "이재명 정부, 충청권 철저히 배제"… 이 대통령 방문 전 기자회견
  2. 충남도의회 오인철 의원, 후계농업인 미래 위한 헌신 공로 인정받아
  3. AI헬스케어부터 전통음식까지… 중소기업들 제품 홍보 '구슬땀'
  4. 대전시한의사회, 한국조폐공사와 우즈베키스탄 의료봉사 협약
  5. 이재명 대통령, ‘충청의 마음을 듣다’
  1. 2025 대한민국 중기박람회 부산서 개막 '전국 중소기업 총출동'
  2. 건양대병원, 전 교직원 대상 헌혈 참여 캠페인 전개
  3. 중도일보·대전MBC, 2025년 2분기 '목요언론인클럽 이달의 기자상' 수상
  4. 월드비전, 아산시에 1,000만원 냉방용품비 지원
  5. 동구아름다운복지관, 폭염대비 시원한 여름나기 사업 진행

헤드라인 뉴스


대전 온 李대통령 "대전, 前정부 R&D 예산 삭감에 폭격"

대전 온 李대통령 "대전, 前정부 R&D 예산 삭감에 폭격"

이재명 대통령은 4일 대전컨벤션센터에서 '국민소통 행보, 충청의 마음을 듣다'라는 제목으로 진행된 타운홀미팅에서 "우리가 기억하는 박정희 시대에는 성장을 위해 결국 한 쪽으로 (자원을) 집중할 수밖에 없었다"며 "고도성장기에는 성장을 위한 자원 배분이 한 쪽으로 몰릴 수밖에 없었고, (그 결과) 거의 특권 계급화된 사람들이 생겼다. 이제 이를 근본적으로 바꾸고 균형발전 전략을 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식민지에서 해방된 나라 중 경제성장과 민주화를 이룬 나라는 대한민국밖에 없다"며 "재벌이라고 하는 대기업 군단으로 부작..

[대전 자영업은 처음이지?] 41. 대전 서구 가장동 돼지고기 구이·찜
[대전 자영업은 처음이지?] 41. 대전 서구 가장동 돼지고기 구이·찜

자영업으로 제2의 인생에 도전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정년퇴직을 앞두거나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자신만의 가게를 차리는 소상공인의 길로 접어들기도 한다. 자영업은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음식이나 메뉴 등을 주제로 해야 성공한다는 법칙이 있다. 무엇이든 한 가지에 몰두해 질리도록 파악하고 있어야 소비자에게 선택받기 때문이다. 자영업은 포화상태인 레드오션으로 불린다. 그러나 위치와 입지 등을 세밀하게 분석하고, 아이템을 선정하면 성공의 가능성은 충분하다. 이에 중도일보는 자영업 시작의 첫 단추를 올바르게 끼울 수 있도록 대전의 주요 상권..

트로트 신동 김태웅, 대전의 자랑으로 떠오르다
트로트 신동 김태웅, 대전의 자랑으로 떠오르다

요즘 대전에서, 아니 대한민국에서 가장 잘 나가는 초등생이 있다. 청아하고 구성진 트로트 메들리로 대중의 귀를 사로잡고 있는 대전의 트로트 신동 김태웅(10·대전 석교초 4) 군이다. 김 군이 대중에게 얼굴을 알린 건 2년 전 'KBS 전국노래자랑 대전 동구 편'에 출연하면서부터다. 당시 김 군은 '님이어'라는 노래로 인기상을 받으며 관객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공중파 TV를 통해 강렬한 인상을 남긴 김 군은 이후 케이블 예능 프로 '신동 가요제'에 출연해 화제를 모았다. 김 군은 이 무대에서 '엄마꽃'이라는 노래를 애절하게 불러 패..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이재명 대통령, ‘충청의 마음을 듣다’ 이재명 대통령, ‘충청의 마음을 듣다’

  • 취약계층을 위한 정성 가득 삼계탕 취약계층을 위한 정성 가득 삼계탕

  • 대통령 기자회견 시청하는 상인들 대통령 기자회견 시청하는 상인들

  • 의정활동 체험 ‘재미있어요’ 의정활동 체험 ‘재미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