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홍철의 아침단상 (999)] 나는 책 읽는 노동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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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홍철의 아침단상 (999)] 나는 책 읽는 노동자다

  • 승인 2020-10-15 10:47
  • 신문게재 2020-10-16 19면
  • 조훈희 기자조훈희 기자
염홍철-캐리커쳐
한밭대 명예총장
바티칸 변호사인 한동일 박사는 <라틴어 수업>에서 '에고 숨 오페라리우스 스투덴스'라는 라틴어를 소개했습니다. 이는 "나는 공부하는 노동자입니다"라는 뜻이라고 합니다.

노동은 힘든 일이지요. 물론 즐거운 마음으로 노동을 할 수도 있지만 대체적으로 육체적인 고통이 수반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동일 박사가 '공부하는 노동자'라는 표현을 쓴 것은 '공부를 해야만 하는 사람'은 "자기가 세운 계획대로 차곡차곡 몸이 그것을 기억할 수 있을 때까지 매일 같은 시간에 책상에 앉고 일정한 시간을 공부해 줘야 한다"는 의미로 사용한 것입니다.

한동일 박사에 의하면 라틴어의 '습관'이라는 단어는 '하비투스'라고 하는데 이 하비투스는 '수도사들이 입는 옷'이라는 의미도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습관은 수도사처럼 매일 똑같은 시간에 똑같은 일을 하는 것을 말합니다.

오늘 이 글은 999번째 <아침단상>입니다. '매일 쉬지 않고 어떻게 글을 쓸 수 있느냐?', '하루에 몇 시간씩 책을 읽느냐?'는 등의 질문을 받습니다. 그런데 책을 읽는 것이 습관이 되어야 한 편의 글이나 강의 자료가 나오지요. 어떻게 보면 몸으로 책을 읽는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래야 습관이 생기는 것이지요.

아침에 출근을 하면, 식사나 '걷기'를 제외하고는 책상에 앉아 있습니다. 공직에서 물러난 뒤 7년 동안 책을 읽었지만 그만 둘 수 없는 것은 중도에 그만두면 '아무것도 아닌 게' 되기 때문입니다. 매일의 습관으로 쌓인 독서는 현재 저의 존재이유입니다.

그래서 저는 책 읽는 노동자입니다. 그러나 책을 읽으면서 자신과 소통하는 경험을 하니까 단지 글로 소모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을 만드는 과정입니다.

한밭대 명예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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