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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태정 시장과 지역 국회의원들이 나름대로 여권 고위층에 SOS를 치긴 했지만 정부 재고(再顧)를 이끌어 내기 위한 절박함은 부족해 보인다는 것이다.
보수 야권은 여당의 미온적인 행태를 지적하면서 삭발, 릴레이 단식 등 실력행사라도 불사해야 성난 민심에 부응하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27일 정치권 등에 따르면 중기부가 지난 16일 행정안전부에 세종 이전 의향서를 제출한 이후 여권의 움직임이 미약하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국민의힘 대전 진영은 지역 국회의원 의석을 석권하고 있는 더불어민주당이 박병석 국회의장과 정세균 국무총리, 이낙연 당 대표 등을 차례로 만나 중기부 대전 잔류 요청을 했음에도 현재까지 아무런 성과가 나타나지 않는다고 비판한다. 또 같은 여당인 허태정 대전시장도 이전 반대 의사를 표명한 이후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는다고 비난한다.
이들은 중기부와 국회 등을 방문해 삭발투쟁 등의 강력한 행동을 보여야 한다고 피력한다. 일례로, 지난 2018년 2월 당시 신계용 경기 과천시장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세종 이전과 관련해 삭발투쟁을 하는 등 강력한 행보를 벌인 바 있다.
이장우 국민의힘 동구 당협위원장은 "국회의장도 대전 6선 의원이 됐고, 나머지 6개 지역구에서도 중진 의원들이 상당수인데도, 중기부를 세종으로 이전하는 것을 지키지 못한다면 여권의 문제가 있는 것으로 봐야 한다"며 "허태정 대전시장 역시 국회 등에 면담을 신청해서 강력하게 자신들의 의지를 피력해야 하고, 하다못해 삭발을 감행하는 등 정치적 퍼포먼스라도 펼쳐야 한다"고 힐난했다.
정용기 대덕구 당협위원장도 여당이 공개적으로 강력한 행보를 보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 위원장은 "시장을 포함해 지역구 의원들이 전부 여당인 상황에서 더 좋은 결과를 만들기는커녕, 오히려 중기부 이전을 초래했다"며 "이는 무엇보다 정치권의 책임이 크고, 충청권 내에서 대전의 입지가 줄어들지 않도록 여당은 공개적으로 강하게 어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동혁 대전시당위원장은 중기부가 세종으로 이전할 경우 지역에서 기업도 함께 떠나갈 수 있는 최악의 상황을 막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장 위원장은 "중기부가 이전할 경우 기업도 그만큼 빠져나가는 것에 대한 대책이라도 세워야 한다"며 "현재 국회의장도 민주당 출신이고, 나머지 6개 지역구도 민주당인 상황에서 근본적인 문제를 제기하는 등 중앙당 차원에서 여당이 먼저 나서야 하고, 부족한 공간을 어떻게 채울 것인가에 대해 문제를 제기해야 대전이 살아나고 얻을 것이 있는데 여당의 행태를 보면 꿈쩍도 안 하니 뭘 하는 건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 대전시당 박영순 위원장은 투쟁의 항의 방식보다는 시민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겠다고 해명했다. 박 위원장은 "총리와 행안부 장관, 당 대표와의 면담결과에 대해 시장과 지역구 의원들이 머리를 맞대고 종합적으로 분석하고, 어떻게 관철 시킬 것인지에 대해 더 논의하고 있다"며 "중기부가 워낙 강하게 밀어붙이지만, 법적 절차가 있고 과정이 있으니 끝까지 최선을 다할 것이고, 강력한 투쟁의 항의 방식보다는 시민의 다양한 의견을 신사적으로 수렴해 노력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방원기·신가람 기자 b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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