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이형권 충남대 국어국문학과 교수 <미주한인시문학사> 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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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이형권 충남대 국어국문학과 교수 <미주한인시문학사> 발간

푸른사상 학술총서 53
미주 한인 시문학에 대한 최초의 문학사적 연구

  • 승인 2020-11-13 22:54
  • 수정 2021-05-04 18:01
  • 한성일 기자한성일 기자
이형권
이형권 충남대 국어국문학과 교수
미주한인시문학사


"독자 여러분들이 관심에 따라서 자유롭게 읽어주시기 바랍니다."

이형권 충남대 국어국문학과 교수가 미주 한인 시문학에 대한 최초의 문학사적 연구인 『미주 한인 시문학사』를 발간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푸른사상사의 <학술총서 53>으로 출간된 이 책은 1905년부터 1999년까지 미주 시단에서 전개되었던 한인들의 시문학과 주요 사건들을 시대별로 개관했다. 시문학이 갖는 시대적·역사적 의미와 문예 미학적 완성도를 중심으로 미주 한인 시문학사만의 특수성과 그 흐름을 파악했다.

이형권 교수는 "미주 한인 시문학사를 고찰함으로써 한국 시문학사의 지평을 확장하고 한국 문학사의 범주와 의의를 재정립해야 할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며 "『미주 한인 시문학사』는 그동안 시도되지 못했던 미주 한인 시문학에 대한 문학사적 관점의 연구서로서 특별히 주목할 만하다"고 전했다.

이 교수는 "미주 한인 시문학 연구는 그동안 공시적인 차원에서 활발하게 전개돼 왔지만 그 역사적 흐름에 관한 통시적, 체계적 연구는 본격적으로 이루어지지 못했다"며 "이런 점에서 이 책은 선구적인 업적이라고 자부할 수 있고, 해외 한인 문학에 관한 문학사적 연구를 활성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특히 "이제 중국의 한인 문학, 일본의 한인 문학, 중앙아시아의 한인 문학 등에 관한 문학사적 연구가 더욱 활발하게 전개돼 한국 문학사의 외연 확장에 기여하기를 소망해 본다"고 전했다.

미주시에는 한인들이 미주 지역의 지리적·문화적 환경 속에서 경험하는 다양한 생각과 느낌이 반영되어 있다.

이 교수는 "이 책은 국내외 다른 지역의 시문학과 변별되는 형식과 내용상의 특수성을 주목해달라"며 " 시문학이 갖는 시대적·역사적 의미와 문예 미학적 완성도를 중심으로 미주 시단의 흐름과 양상을 파악하고자 했다"고 밝혔다.

이 교수는 이 책에 대해 "1장에서는 미주 시문학의 정체성을 탐구하고, 그 특수성과 보편성을 면밀하게 검토했고, 2장에서는 미주 지역에서 한인 시문학이 형성되는 초기 모습을 살펴봤다"고 말했다. 또 "3장부터 5장까지는 이민자로서의 디아스포라 의식이 시문학에 반영되고, 다양한 방식으로 시적 형상을 얻고 있는 모습을 디아스포라 시문학의 정착기, 발전기, 확장기 등으로 세분화해 기술했다"고 전했다. 더불어 "6장에서는 미주 시문학사 100년을 한국 현대 시문학사 100년과 관련해 어떤 역사적·문학적 의미를 갖는지 살피고 그 미래를 전망했다"고 전했다. 또 "두 편의 보론에서는 2000년대 이후 발표된 작품들을 개괄적으로 고찰했다"고 밝혔다.

이 교수는 "문학사 기술이라는 것이 원래 선택과 집중의 원리에 의한 것이긴 해도, 이 책이 과연 작품이나 작가의 평가에서 전적으로 공정했는가 하는 의문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그 의문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선택과 집중의 기준이 중요할 터인데, 이 책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시문학이 갖는 시대적·역사적 의미와 문예 미학적 완성도였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이 책을 집필하는 과정에서 이들 두 가지 기준을 균형감 있게 적용하려고 노력했다"며 "미주시는 국내나 다른 지역의 시문학이 갖지 못한 특이성을 간직하고 있는데, 미주의 한인들이 그곳의 지리적·문화적 환경 속에서 경험한 다양한 생각과 느낌을 수용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는 "국내의 시문학이나 국외의 다른 지역 시문학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형식상·내용상의 특수성을 구성하는 이 책은 그러한 특수성에 초점을 두고 기술했다"고 전했다.

이 교수는 이 책의 특징에 대해 "모두 여섯 개의 장과 두 개의 보론으로 구성된 이 책은, 각각의 장이 독립성을 띠고 있으면서 책 전체의 구성에 참여하고 있다"며 "전체적인 논리와 일관성을 위해 새로운 글들을 중심으로 하면서 이미 발표한 글들도 일부 포함했다"고 소개했다. 또 "부분적으로는 기존의 글을 일부 발췌해 재편성한 곳도 있다"며 "이 책의 각 장이나 각 절의 내용은 독립적으로 읽어도 좋고 함께 읽어도 무방하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이 책에서 주목할 만한 내용이 있다면 미주 시인들의 덕분이고, 아쉬운 내용이 있다면 그것은 전적으로 필자의 탓"이라며 "특히 이 책의 부제에 드러나듯이, 1999년 이전의 작품들만을 대상으로 한 것은 아쉬운 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당대(當代)의 문학을 어디까지 수용해야 하는지 고민이 있었고, 주어진 집필 기간도 길지 않아서 어쩔 수 없는 일이었음을 밝혀둔다"며 "이를 조금이나마 상쇄하기 위해 보론에 실린 두 편의 글은 2000년 이후에 발표된 작품들을 다루었다"고 소개했다.

이 교수는 또 "미주 한인 시문학사는 미주(미국, 캐나다 등의 북미주와 브라질, 아르헨티나 등의 남미주)에서 한인들이 이룩한 시문학의 역사 전반을 뜻한다"며 "다른 연구자들은 '미주 한글 시문학사'나 '미주지역 시문학사'라는 명칭도 사용하고 있지만, 전자는 특정한 언어에 한정함으로써 이중언어의 문제를 포괄할 수 없고, 후자는 주체를 제시하지 않고 미주라는 지역만을 특정함으로써 부자연스럽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다만 후자는 미주 시문학사가 한국 문학사의 일부라는 점과 미주 문학이 그 규모와 정체성에서 한국의 지역 문학 개념과 유사하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측면이 없지 않다"며 "이러한 점들을 고려할 때 '미주 한인 시문학사'가 가장 적합하다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때 '한인'은 미주지역 국가의 국적 취득 여부보다는 한민족이라는 혈연적, 문화적, 정서적 공동체를 중시하는 개념"이라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미주 한인 시문학사 기술의 목적에 대해 "미주 한인 시문학사의 목적뿐만 아니라 정체성과 관련된 것"이라며 "첫째, 한국 시문학사의 외연을 국외 시문학까지 확장하기 위한 것"이라고 소개했다. 또 "한국 시문학사는 시대 적합성을 담보해야 할 역사적 변화의 산물이므로, 국제화 시대를 맞이하여 한국 문학사의 범주와 의의를 재정립해야 할 필요성이 대두된다"고 말했다.

그는 "사실 최근 20여 년 동안 새로운 한국 시문학사 기술이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는 현실은 변화된 시대성과 역사성을 반영한 새로운 한국 시문학사의 기술이 시급히 필요하다는 점을 말해준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주지하듯 우리 시대의 가장 큰 시대적 특성 가운데 하나는 글로벌리즘(globalism) 혹은 코스모폴리타니즘(cosmopolitanism)"이라며 "미주 시문학사에 대한 정리 작업은 그러한 시대 흐름에 부합하는 한국 시문학사 기술을 위한 기초작업으로서 긴요한 일"이라고 설명했다.

또 "미주 한인 시단의 형성은 1903년에서 1905년 사이에 태평양을 건너 하와이 사탕수수 농장으로 약 7000여 명의 한인이 이주하면서부터 시작됐다"며 "이주 노동자들 가운데 간혹 시를 짓는 사람도 있었지만, 그보다는 미국으로 망명한 독립운동가, 지식인, 그리고 유학생들이 창작했다"고 소개했다.

그는 "미주 지역에서 창작된 최초의 한인시는 이홍기(李鴻基)의 「이민선 타던 전날」(1905)로 알려져 있는데 이 작품은 국내의 개화기 시가보다 발표 시기가 다소 늦었지만, 미주 한인시 가운데서는 시기적으로 가장 앞선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또 "이와 비슷한 시기의 작품으로는 『신한민보』에 발표된 도국생의 「귀국가」(1907), 정지홍의 「사상팔번가」(1907), 최용운의 「망향」(1907), 안창호의 「단심가」(1908), 전명윤의 「뎐씨 애국가」(1908), 림성국의 「대한뎨국 청년가」(1908) 등이 있다"고 소개했다.

한편 저자인 이형권 교수는 우리 지역의 대표적인 문학평론가로, 문예지 『시작』 편집위원이자 어문연구학회 회장이다. 저서로 『타자들, 에움길에 서다』, 『한국시의 현대성과 탈식민성』, 『발명되는 감각들』, 『공감의 시학』 등 다수가 있다. 1998년 『현대시』 문학평론 부문 우수작품상, 2010년 편운문학상 문학평론 부문 본상, 2018년 시와시학상 평론가상 등을 수상했다.


한성일 기자 hansung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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