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문화재·미술품 물납제 도입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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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문화재·미술품 물납제 도입할 만하다

  • 승인 2020-11-25 16:28
  • 신문게재 2020-11-26 19면
금전이 아닌 문화재나 미술품으로 상속세, 재산세 등을 내는 물납제도 논의가 무르익고 있다. 지난 국정감사에서도 거론되고 국회 입법조사처는 입법·정책 보고서를 냈다. 법률 제·개정 움직임까지 포착된다. 문화체육관광부는 내달 1일 전문가 토론회를 연다. 물납제 제도화를 위한 공감대가 다각적으로 이뤄져 다행스럽다.

재산으로 금전 납부를 대신하는 물납(物納)은 현재도 부분적으로 시행된다. 상속·증여재산의 절반 이상이 부동산이나 유가증권인 경우 등에 허용되고 있다. 1950년대부터 상속세법에 명문화해 역사는 꽤 길다. 법인세, 양도소득세, 재산세, 종합부동산세와 관련해 물납을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확장성은 부족했다. 재산 처분과 관리의 용이성을 기준으로 물납을 한정해서다. 현금화하려면 고미술·현대미술품을 매각해 상속세를 내는 정도였다. 여러 면에서 문화재나 미술품 물납을 추가할 때가 왔다.

그 이점은 조세 납부의 편이성에 머무르지 않는다. 경영난과 상속세를 못 이겨 보물을 경매에 내놓은 것과 같은 사례도 방지할 수 있다. 문화유산의 해외유출 차단은 무엇과도 맞바꿀 수 없는 효과다. 역사적, 문화적 가치를 생각할 때 기증과 유사한 공익적 기여가 가능하다. 프랑스 명소인 피카소 미술관을 탄생시킨 원동력도 미술품 물납제였다. 조세징수권 확보 이상의 순기능을 더 미룰 수 없다.

물납제도가 정착되면 문화재 보호나 문화향유권이 높아질 수 있다. 예산 문제에 따른 국립중앙박물관과 국립현대미술관 등의 소장 한계를 극복하는 부수적인 효과도 있다. 다만 재정 수입의 효율적 관리 측면의 난제는 여전하다. 적정한 가치평가나 관리상 어려움을 보완할 장치를 만들면서 물납제와 함께 기증제를 활성화해야 할 것이다. 물 들어올 때 배 띄우는 격으로, 제도 도입을 본격화하기 좋은 기회가 왔다. 조세 징수 차원을 고려하면서 우수한 문화유산 확보에 초점을 맞춰 꼭 추진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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