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새도 선택한 대한민국 생태문화수도 고창

  • 전국
  • 광주/호남

황새도 선택한 대한민국 생태문화수도 고창

-고창군 하천·갯벌 곳곳서 천연기념물 황새 무리 발견 잇따라
-“겨울에도 따뜻해 얼지 않고 먹이가 풍부한 바닷가 등을 월동지로 선택한 듯”

  • 승인 2021-01-13 22:49
  • 전경열 기자전경열 기자
고창황새2(사진작가 박현규 제공)
고창황새(사진작가 박현규 제공)/고창군청
길고 가느다란 다리에 까맣고 긴 부리. 천연기념물 황새다. 마치 연하장 그림처럼, 흰 눈이 쌓인 갯벌과 논밭 위로 크고 흰 새가 목을 길게 빼고 유유히 날아다닌다.

고창군 해안가와 갯벌 곳곳에서 고고하고 우아한 자태를 뽐내는 황새가 목격돼 눈길을 끌고 있다. 이전 겨울마다 10여 마리가 고창에서 발견된 적은 있지만, 올해처럼 60여 마리가 무리로 목격된 것은 처음이다.



예로부터 황새는 한반도에 고루 분포하며 우리 민족의 사계절과 더불어 살아온 텃새로 복과 건강을 가져다주는 길조로 여겨왔다. 하지만 무분별한 수렵과 환경오염 등으로 현재는 세계적으로 3000여 마리 밖에 남지 않아 국제자연보호연맹에 세계적 멸종위기종으로 등록돼 있다. 국내에서도 천연 기념물 199호와 환경부 멸종위기종 1급으로 지정해 보호하고 있다.

고창황새1(사진작가 박현규 제공)
고창황새(사진작가 박현규 제공)고창군청
"지역 자연생태의 완벽함을 보여주는 사례"



고창군은 이번 황새 무리 출현에 대해 지역 자연생태의 완벽함을 보여주고, 생태계 멸종위기종의 최적의 서식환경을 갖추었음을 방증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황새들이 특히 좋아하는 먹이 활동지는 바닷물이 드나드는 기수역이다. 바다에서 올라오는 숭어와 뱀장어 같은 물고기는 염도가 낮은 민물을 만나면 활동력이 떨어진다고 한다. 황새들이 이런 양호한 서식환경을 본능적으로 알아내 기수역에 모인 것이다.

수확이 끝난 인적 드문 심원, 해리 농경지도 황새들의 먹이터가 됐다. 친환경 농업으로 농약 사용이 줄어든 결과다. 염전에 물을 끌어 오기 위한 돌담식 농수로도 황새들이 자주 찾는 곳이다. 콘크리트가 아닌 돌담식 농수로는 다양한 수서생물이 서식하기에 좋은 조건을 갖추고 있다.

특히 생태계 극상의 환경에서만 사는 황새의 출현으로 지역 전체가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으로 지정된 고창의 가치를 드높이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고창, 한반도 황새의 고향으로 키운다

철새 황새는 러시아나 중국 쪽에서 살다가 대개 11~12월에 우리나라로 내려왔다가 이듬해 2월 말이나 3월 초에 돌아간다. 이를 잡아두고 텃새화 시킨다면 한반도 황새복원에 큰 성과를 내게 된다.

이 같은 이유로 문화재청도 '한반도 황새 복원 프로젝트'의 핵심 지역으로 고창을 주목하고 있다. 실제 고창군은 문화재청의 지원을 받아 올해부턴 황새들의 정착을 유도하고, 번식할 수 있도록 황새 둥지탑을 세우고 있다. 16m 높이의 인공 둥지탑에 황새가 자연 산란과 번식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는 일이다.

문화재청은 먹이가 풍부하고, 개발이 적은 고창에서 황새가 월동기를 지나 산란기까지 머물 수 있는 여건을 만든다면, 충분히 황새의 고향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고창황새3(사진작가 박현규 제공)
고창황새(사진작가 박현규 제공)고창군청
사람은 황새를 키우고, 황새는 사람의 삶을 풍요롭게

황새가 살기 좋은 환경은 당연히 사람도 살기 좋은 환경이다. 고창군은 지난해 전국최초로 전체 마을이장들이 모여 유전자변형농작물(GMO) 퇴출 선언을 했고, 농약 사용을 줄이거나 없애고, 화학비료를 억제하는 친환경농법을 확산시켜 나가고 있다.

특히 태양광 개발로 사라질 뻔했던 국내 최대규모 천일염 염전을 군이 매입해 자연생태체험장으로 바꾸는 프로젝트(노을이 아름다운 생물권체험 벨트 조성사업)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나아가 군은 황새가 날아다니는 친환경 고장이라는 인식을 경제효과로 이어나갈 계획이다. 게르마늄 황토 땅에서 재배된 고창의 수박과 복분자, 멜론, 고구마, 땅콩 등은 이미 국내 최고의 명품으로 자리 잡았다.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에서 재배된 환경친화적 농산물이라는 브랜드 가치가 올라가면서 상대적으로 비싼 가격에도 소비자들은 선뜻 지갑을 열었다. 여기에 황새의 고향이라는 이미지는 고창군의 강력한 브랜드가 될 전망이다.

유기상 고창군수는 "새 자체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천연기념물인 황새도 살 수 있는 풍요로운 환경을 복원함으로써 사람의 삶도 풍요로워질 수 있다는 뜻이다" 며 "전 세계에서 존경받는 친환경 도시가 될 것"이라는 포부를 밝혔다.


고창=전경열 기자 jgy367122@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개학 코앞인데, 공사장 통학로에 무단 태극기 게양까지
  2. TK까지 올라탄 행정통합 열차…대전·충남만 골든타임 놓치나
  3. [라이즈人] 정철호 목원대 라이즈사업단장 "인문·사회·문화예술 강점으로 지역 풍요롭게"
  4. [중도일보-세종선관위 공동기획 '지방선거 포커스①'] 사전투표 장비 점검
  5. [사이언스칼럼] 유연한 '두쫀쿠', 엄격한 '한쫀쿠'
  1. 헌신·희생 실천 교정인의 이름 새긴 대전교도소, '명예의 벽' 설치
  2. 대전중심 회생법원시대 개원…도산사건 빠르고 전문성 높여
  3. '할머니-아버지-딸' 3대 뜻 이어 KAIST에 50억 익명 기부 화제
  4. 충남·대전 공공기관 이전 빨간불?…통합 무산 우선권 차질
  5. 대전교육청 2026년 주요 정책은? 민주시민교육·돌봄 확대·국제교육원 설립 등

헤드라인 뉴스


개학 코앞인데, 공사장 통학로에 무단 태극기 게양까지

개학 코앞인데, 공사장 통학로에 무단 태극기 게양까지

새 학기를 일주일도 채 남기지 않은 가운데 대전 일부 초등학교 주변 환경이 여전히 정비되지 않아 학생 안전과 면학 분위기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26일 대덕구 화정초등학교 정문 앞 도로에서는 오정동 하수관로 정비사업이 한창이다. 개학을 앞둔 시점임에도 공사 자재와 장비가 도로변에 남아 있고, 학교 방향 보행 동선도 제한된 상태다. 해당 사업은 오정동과 홍도동 일원 3139가구를 대상으로 추진되며 2026년 8월까지 진행될 예정이다. 다만 구간별 세부 일정은 명확히 안내되지 않아 학부모들의 불안이 이어지고 있다. 화정초 정문..

민주당 대전시당, 대전충남 통합 결의대회…"통합 기회 다시 찾아오겠다"
민주당 대전시당, 대전충남 통합 결의대회…"통합 기회 다시 찾아오겠다"

더불어민주당 대전시당은 27일 "앞에선 찬성 뒤로는 반대, 충청홀대 중단하라"며 대전충남 통합 결의대회를 시작했다. 더불어민주당 대전 지역 기초의원들과 당원들은 이날 대전시청 북문 국기게양대 앞에서 '20조 지원·공공기관 이전 걷어찬 매향노 5적 규탄 및 대전충남 통합 결의대회'를 열고 단식농성에 돌입했다. 단식농성은 내달 4일까지 6일간 35명이 참가할 예정이다. 이들은 "우리 청년들의 미래와 지역의 명운이 걸린 '통합의 길'을 결코 포기하지 않겠다"며 "지역의 미래와 20조를 걷어찬 무책임한 정치를 규탄하고, 통합의 불씨를 다시..

대화와 타협 사라진 정치, 여의도에 다시 등장한 ‘운정 김종필’
대화와 타협 사라진 정치, 여의도에 다시 등장한 ‘운정 김종필’

김종필기념사업재단과 백제개발문화연구원을 통합한 ‘김종필문화재단’이 26일 공식 출범하며 한 치의 양보도 없이 극에 달한 정치권을 향해 고 김종필 전 국무총리의 ‘대화와 타협의 정치’를 강조했다. 2025년 통합한 재단은 이날 서울 여의도 모처에서 통합 후 처음으로 공식 행사인 ‘김종필문화재단 새출발, 재도약 다짐 오찬’을 열고 정식 출범을 알렸다. 행사에는 조부영 재단 이사장과 김희용·나경원 부이사장, 추재엽 사무총장을 비롯해 96세인 권노갑 김대중재단 이상과 정대철 대한민국헌정회장, 더불어민주당 박수현 국회의원 등 JP를 기억하는..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태극기를 게양합시다’ ‘태극기를 게양합시다’

  • 파크골프 인기에 파크골프장 주변 불법주정차 극성 파크골프 인기에 파크골프장 주변 불법주정차 극성

  • 특이민원 대응 모의훈련 특이민원 대응 모의훈련

  • 장 담그기 가장 좋은 시기 장 담그기 가장 좋은 시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