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대전에 유일하게 남은 호남선 폐터널인 '옛 사진포터널' 가보니

  • 경제/과학
  • 공사·공단

[르포] 대전에 유일하게 남은 호남선 폐터널인 '옛 사진포터널' 가보니

지난해부터 문화재청-국가철도공단 협의해 폐터널 활용 문화재 공간 조성사업 중
말발굽 아치형과 깨진 벽돌 등 세월 흔적 고스란히
방치된 폐터널을 국민에게 돌려준다는 점에서 의미... 다만, 접근성 개선은 필요

  • 승인 2021-01-14 16:21
  • 수정 2021-01-15 11:13
  • 신문게재 2021-01-15 5면
  • 김소희 기자김소희 기자
KakaoTalk_20210114_140332953
대전시 서구 흑석동에 위치한 옛 사진포터널 모습.
14일 오전 10시 대전 서구 흑석동에 위치한 옛 ‘사진포터널’. 대전에 유일하게 남은 호남선 폐터널로, 문화재청과 국가철도공단이 함께 폐터널을 활용해 처음 시도하는 문화재 공간 조성사업 현장이다.

포장된 도로를 한창 가다가 비포장 도로에 도착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목적 장소에 도착했다는 안내가 나왔다. 그러나 옛 사진포터널은 보이지 않았다. 길을 제대로 찾지 못한 것이다. 터널의 세부 주소가 없는 데다, 흑석동 789라는 지번 자체가 방대하게 넓었다.

터널의 관리 주체인 국가철도공단 담당자와 길게 통화를 한 후 드디어 찾을 수 있었다. 1시간 30분 만이었다. 도착하는 데 걸린 시간은 30분이었지만, 터널을 찾기 위해 1시간 정도를 더 헤맨 셈이다. 폐터널을 문화공간으로 조성하기 위해선 가장 먼저 접근성을 개선할 필요가 있음을 절실히 깨달았다.

KakaoTalk_20210114_151039545
옛 사진포터널 옆에는 현 사진포터널이 위치해 있으며, 호남선 철도들이 오가고 있다.
옛 사진포터널 옆에는 현 사진포터널이 있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KTX와 무궁화 열차 등이 현 사진포터널을 지나 목적지로 향하고 있었다. 기존 철로는 이미 제거돼 산에 문이 하나 덩그러니 있는 듯한 느낌이었다. 터널의 입구는 현재는 벽돌로 봉쇄돼 있다. 옛 사진포터널의 입구는 말발굽 아치 모양이었으며, 크기는 비교적 작았다. 터널을 이루고 있는 돌은 중간중간 깨져 있기도 했으며, 색이 퇴색한 곳도 많았다. 터널 안은 보안상의 문제로 공개되지 않았다.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는 공간이었다.

KakaoTalk_20210114_140334772
옛 사진포터널(왼쪽)과 현 사진포터널(오른쪽) 모습. 옛 사진포터널과 함께 있던 철로는 이미 제거돼 비포장 도로로 있으며, 현 터널과 비교했을 때 모양과 크기가 다르다.
옛 사진포터널은 1914년에 호남선 개통으로 생겼다. 일제강점기에 호남선 등의 철도가 건설됐다 보니 말굽 모양의 아치 형태로 일본 철도 터널과 유사한 형태다. 그렇게 몇십 년간 사용했던 터널은 1976년 복선화 사업으로 신설된 새로운 터널로 역할을 넘기고 폐쇄됐다.

많은 역사의 흔적을 담고 있지만, 폐쇄된 이후 방치됐다. 그러던 중 지난해 문화재청에서 발굴유물을 체계적으로 보존·관리하고 국민에게 문화자원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폐터널을 활용하는 안을 고안해 냈다. 처음 시도하는 사업으로, 발굴유물의 역사·지역성과 더불어 터널의 접근성, 활용성 등을 고려해 전국에서 2곳(대전 옛 사진포터널, 전북 전주 신리터널)을 우선 선정했다.

올해 상반기 실시 설계 후 9월쯤 착공해 2022년 4월에 준공할 예정이다. 발굴유물을 이관하고 일부 유물을 활용해 전시 등을 준비해 2022년 11월에는 시민에게 선보일 계획이다. 대전에 남아 있는 호남선의 유일한 폐터널을 문화공간으로 조성해 국민에게 돌려준다는 점에서 문화재청과 철도공단 모두 뜻깊은 사업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역사자산인 발굴유물을 체계적으로 보관할 수 있고, 터널이 역사 교육·체험장으로 재탄생하면서 다양한 문화콘텐츠를 국민에게 제공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국가철도공단 관계자도 "대전에 있지만, 시민조차도 이런 폐터널이 있는지 잘 알지 못할 것"이라며 "큰 활용방안을 찾지 못하고 있던 터널을 문화공간으로 조성하는 사업을 추진해 굉장히 뜻깊다"고 했다.
김소희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전동물원 '늑구' 생포 직전 포위망 달아나… "건강·은신구역 확인, 포획 가능성↑"
  2. 기자 눈에도 보였던 늑구 포획 실패한 이유는?
  3. 내달 통합 찬반 투표 앞두고 충남대-공주대 긴장 고조… 학생들 "의견수렴 부족"
  4. 제1회 부여국제히스토리영화제 개봉박두
  5. 5차 특구육성 종합계획서 빠진 공동관리아파트 활용… 추진 탄력 아쉬움
  1. 안전공업 화재수신기 직접 껐다는 직원 진술 나와… 대화동공장 인화성 위험물 허가보다 2배 보관
  2. '늑구'가 비춘 그림자…대륙사슴·하늘다람쥐 우리곁 멸종위기는 '진행중'
  3. '대전 도심 첫 폐교' 성천초 학교복합시설 공모 선정
  4. 아산시, 공설 장사시설 대폭 확충
  5. "빠듯하고 위태롭다" 행정수도법 또 논의 무산…표류 우려 가중

헤드라인 뉴스


與 충남지사 경선 박수현 승리…국힘 김태흠과 빅뱅

與 충남지사 경선 박수현 승리…국힘 김태흠과 빅뱅

6·3 지방선거 더불어민주당 충남지사 경선에서 재선 박수현 의원(공주부여청양)이 15일 승리했다. 민주당 중앙당선거관리위원회는 이날 이같은 결과를 발표했다. 후보별 득표율은 당규에 따라 공개되지 않았다. 이로써 본선에 진출한 박 의원은 국민의힘 후보로 확정된 김태흠 현 지사와 맞붙게 됐다. 박 의원의 본선행은 높은 인지도와 과감한 승부수, 자치분권 등 정책 행보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는 평가다. 그는 1차 경선에서 민선 7기 충남시정을 이끈 양승조 전 지사와 3선 기초단체장 출신인 나소열 전 서천군수와 겨뤄 양 전 지사와 함께 결..

대전 중구 문창2동 우편취급국 인근 MZ세대 `핫플레이스`로 주목
대전 중구 문창2동 우편취급국 인근 MZ세대 '핫플레이스'로 주목

대전 주요 상권이 MZ세대들에게 주목받고 있다. 1980년대 초반부터 2000년대 초반 사이 태어난 MZ세대들은 가치 소비와 경험 소비, SNS를 통한 정보 공유에 관심이 많은 세대를 뜻한다. 대전 주요 골목이 이들에게 선택받으며 상권의 신흥강자로 떠오른다. MZ세대 발길이 닿는다는 건 이들이 30·40대가 됐을 때 추억의 장소이자 단골 식당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큰 만큼 시장에선 노른자로 불린다. 15일 소상공인 365 빅데이터가 추려낸 대전 MZ세대 핫플레이스는 '대전 문창2동 우편취급국' 인근이다. 중구 문창동에 위치한 해당..

"내가 농기센터 직원인데"…농자재 업체, 공무원 사칭 피해 속출
"내가 농기센터 직원인데"…농자재 업체, 공무원 사칭 피해 속출

<속보>=전국적으로 기승을 부리고 있는 공무원 사칭 사기가 세종지역 농자재·농기계 업체들을 덮치면서 비상이 걸렸다. 세종시농업기술센터 소속 공무원을 사칭해 납품을 유도한 사례가 속출하고 있는데, 실제 수천만 원대의 피해로 이어진 경우도 확인돼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15일 센터 등에 따르면 최근 1개월 사이 센터 소속 공무원이라고 자신을 소개하며 지역 종묘·농약사와 농기계 대리점 등 업주에게 접근한 사례가 속출하고 있으며 이날 기준 최소 5건이 확인됐다. 실제 사례를 살펴보면, 조치원읍에서 농자재를 판매하고 있는 A 씨는 지난 7..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씨 없는 포도 ‘델라웨어’…전국 첫 출하 씨 없는 포도 ‘델라웨어’…전국 첫 출하

  • ‘자원순환 실천 함께해요’ ‘자원순환 실천 함께해요’

  • 세월호 참사 12주기, ‘잊지 않겠습니다’ 세월호 참사 12주기, ‘잊지 않겠습니다’

  • 대전오월드 인근에서 목격된 ‘늑구’ 포획에 나선 경찰들 대전오월드 인근에서 목격된 ‘늑구’ 포획에 나선 경찰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