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블' 불러야 오는 대리운전… "매일 대리전쟁"

  • 사회/교육

'따블' 불러야 오는 대리운전… "매일 대리전쟁"

9시 전후 웃돈 얹어야 겨우 배차
2배는 기본 일부지역 3만원까지도
기사들 "영업시간 줄어 불가피" 하소연

  • 승인 2021-01-18 17:05
  • 신문게재 2021-01-19 5면
  • 송익준 기자송익준 기자
눈 내린 날, 퇴근 서두르는 시민들<YONHAP NO-3952>
▲많은 눈이 내린 12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역환승센터 모습. /사진=연합뉴스 제공
"밤 9시 전후로는 대리전쟁이에요. '따블'을 불러야 겨우 잡혀요."

제약계 영업사원인 A(34)씨는 매일 오후 9시만 되면 마음이 초조하다. 이 시간에 손님이 몰리면서 대리 잡기가 '하늘의 별 따기'처럼 어렵기 때문이다. 기본료에 2배나 되는 웃돈을 불러도 배차는 허송세월이다. 이 때문에 식사를 같이한 일행들과 짧게는 몇십 분씩 길게는 1시간 이상 기다리기 일쑤다. A씨는 "코로나19 방역 조치로 식당 운영이 오후 9시로 제한된 이후 이 시간대면 대리 잡기가 정말 어렵다"며 "기본 2배는 불러야 겨우 대리기사가 배차될 정도"라고 말했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특별방역 조치 시행 이후 대리운전 이용자들의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

기본요금으론 아예 대리를 이용할 수 없을뿐더러 2배 이상의 웃돈을 불러도 배차가 어려운 실정이다. 대리기사들은 기본적으로 영업시간이 줄고, 기사수 또한 줄어 어쩔 수 없다고 토로한다.



지난해 말부터 지역 곳곳에선 대리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식당 매장 내 영업금지가 되는 오후 9시 전후로 대리를 부르려는 손님들이 한꺼번에 몰리면서다. 대리업체에 '콜'이 쉴 새 없이 울리지만, 정작 배차는 되지 않는다.

대리기사들이 웃돈을 기다리기 때문이다. 이용자가 기본료에 2배 이상을 부르면 그제야 배차가 되는 경우가 흔하다. 시 외곽이나, 몇몇 지역은 3배까지 불러야 겨우 배차되는 일들도 적지 않다.

지역 대리운전 업체들에 따르면 대전의 대리운전 기본료는 1만원으로, 반석과 도안동 일부는 1만2000원을 받고 있다. 이용자들은 대놓고 웃돈을 받는 건 해도 너무한 게 아니냐는 반응이다.

직장인 B(38)씨는 "한두 번도 아니고 매번 대리를 부를 때마다 이용료를 올려야 배차가 된다"며 "그렇게 먼 거리도 아닌데 웃돈을 자연스럽게 유도하는 것은 너무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대리기사들은 이용자들의 불편은 이해하나, 자신들도 어렵다는 입장이다.

오후 9시 이후로는 손님이 사실상 없고, 지역을 따져 웃돈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 대리기사 C(60)씨는 "코로나 때문에 힘들다"며 "밤 9시에 콜이 드문 곳에 가면 그날 영업은 끝난 것이다. 웃돈을 안 받을 수가 없다"고 했다.

대리업체 관계자는 "밤마다 손님들의 항의로 곤혹스럽다"며 "코로나19 이후 대리기사들도 많이 줄어 기사들 간 경쟁이 더욱 치열하다. 방역조치가 완화되면 상황이 나아지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송익준 기자 igjunbabo@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이진숙 교육부 장관 후보자는] 거점국립대 첫 여성총장… 미래인재 육성·교육 균형발전 기대
  2. 취임한달 영호남 챙긴 李대통령 충청만 박탈감
  3. 교육청-학교 책임 떠넘기기? "대전가원학교 지금 당장 휴업하라"
  4. [사건사고]물놀이 50대 다이빙 후 하반신 마비호소…교통사고 70대 운전자 사망
  5. '다시 집, 다시 학교로' 학업중단 위기 청소년 품는 대전교육청 남학생가정형Wee센터
  1. 4년제 대학 신입생 74.7%가 일반고 출신… 기회균형선발 9.3%
  2. 갑천 국가습지 보전대책 본격화…교란식물 제거·울타리 설치
  3. 재료연 AI가 실험하는 자율실험실·전기연 대형 시험설비 현장 가 보니
  4. 대전·충남 최고 체감기온 33도 폭염주의보…"야외활동 자제를"
  5. [한성일이 만난 사람 기획특집]제97차 지역정책포럼

헤드라인 뉴스


직장인 평균 여름휴가비 53만 5000원... 해외보단 국내 선호

직장인 평균 여름휴가비 53만 5000원... 해외보단 국내 선호

직장인 10명 중 8명은 이번 여름휴가로 해외보다 국내를 선호하고, 휴가비로는 평균 53만 5000원을 사용할 예정인 것으로 조사됐다. 30일 대한상공회의소에 따르면 전국 직장인 800명을 대상으로 여름휴가 계획 및 정책과제 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81.6%는 '여름휴가를 갈 계획'이라고 답했다. 이 중 83.5%는 '국내 여행'을 갈 계획이라고 했다. 일정은 '2박 3일'(38.9%)이 가장 많았고, '3박 4일'(22.7%), '1박 2일'(21.3%) 순으로 집계돼 짧지만 알찬 '미니 휴가'가 대세인 것으로 나타났다...

대전시 스포츠 마케팅 매력에 `흠뻑`
대전시 스포츠 마케팅 매력에 '흠뻑'

지역 연고 프로야구단인 한화이글스의 성적과 인기가 치솟으면서 대전시가 이를 활용한 도시마케팅에 적극 나서고 있어 주목을 끈다. 6월 30일 대전시에 따르면 시는 7월 1일 한화이글스 소속 류현진 선수를 대전시 홍보대사로 위촉한다. 이와함께 류현진·오상욱 선수-꿈씨패밀리 굿즈 공동브랜딩 업무협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홍보대사는 도시브랜드 위상을 높이고 대내외 시정 홍보를 강화하기 위해 지정한다. 대전시는 펜싱황제 오상욱과 트롯가수 김의영, 축구선수 황인범, 배우 이필모 등 20여명을 홍보대사로 위촉했다. 메이저리그에서도 뛰어난 활약을..

전국 준공 후 미분양 늘어나는데 충청권은 소폭 `감소`
전국 준공 후 미분양 늘어나는데 충청권은 소폭 '감소'

전국적으로 악성 미분양으로 불리는 '준공 후 미분양'이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충청권은 소폭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토교통부가 30일 발표한 '5월 주택통계'에 따르면 5월 기준 전국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은 2만 7013세대로 전월보다 2.2%(591세대) 늘었다. 이는 2013년 6월(2만 7194세대) 이후 11년 11개월 만에 가장 큰 규모다. 준공 후 미분양은 2023년 8월부터 22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준공 후 미분양은 지방에서 두드러졌다. 2만 2397세대로 83% 비율에 달했다. 지역별로 보면, 대구가..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대전사랑카드 7월1일부터 본격 운영 대전사랑카드 7월1일부터 본격 운영

  • 더위 피하고 밥값 아끼고…구내식당 ‘북적’ 더위 피하고 밥값 아끼고…구내식당 ‘북적’

  • 무더위 날리는 물줄기 무더위 날리는 물줄기

  • ‘장마철 타이어 점검은 필수입니다’ ‘장마철 타이어 점검은 필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