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인동국민체육센터 건립 놓고 동구청-동구의회 갈등

  • 정치/행정
  • 대전

대전 인동국민체육센터 건립 놓고 동구청-동구의회 갈등

당초 예산에서 점점 불어나는 추가비용 구의회 난색
구의회 “선뜻 동의안 해주기 어렵다” 갈등 예고

  • 승인 2021-01-26 16:41
  • 신문게재 2021-01-27 2면
  • 신성룡 기자신성룡 기자
스스로 지방을 다스린다는 의미의 지방자치는 넓은 국가행정을 각 지자체가 나눠 지역의 특성에 맞는 행정을 펼치는 데 의미가 있다. 기초단체는 지역민들을 위한 행정을 펼치고 기초의회는 관리·감독의 의무를 지닌다. 결국, 각 자치구 현안사업을 두고 벌이는 갈등을 들여다보면 우리 사회의 갈등 관리 역량이 어디쯤 와 있는지를 볼 수 있는 셈이다. 연초부터 사업을 놓고 부딪치는 자치구청과 자치구의회의 갈등과 문제점을 심층 분석해본다. <편집자주>



1. 대전 동구청과 동구의회, 인동 국민체육센터 건립 놓고 공방

20190306151133688394_0_710_400
인동체육관 전경.[사진=동구청 제공]
대전 동구 인동 국민체육센터 건립사업의 공사비 증가 문제를 두고 동구청(청장 황인호)과 동구의회(의장 박민자)가 뚜렷한 입장차를 보여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26일 구에 따르면, 2019년 문화관광체육부 주관 생활체육 시설 확충 지원사업 공모에 선정되면서 인동 국민체육센터 건립이 추진됐다. 해당 사업은 기존 체육관을 철거 후 연면적 3567㎡의 지하 2층, 지상 3층의 수영장과 다목적 체육관을 갖춘 최신식 체육관으로 새롭게 재탄생하는 사업이다.



이를 위해 애초 동구는 국비 30억과 시비 20억을 확보했으며, 여기에 구비 38억 원을 더해 88억 원의 사업비를 세웠다. 동구의회도 어렵게 선정된 사업인 만큼, 해당 사업에 대한 공유재산 관리계획과 예산을 승인했다.

5개 자치구 중 재정자립도가 가장 낮은 어려운 여건에서도 동구청이 대규모 건립사업을 진행하면서 고무적인 분위기였다. 내년 사업 착수를 목표로 기본 및 실시설계용역에 따라 동구는 내달 변경된 공유재산관리계획에 대한 예산 재심의를 앞두고 있다.

그러나 동구의회가 재심사에 부정적 반응을 보인다. 막대한 사업비 증가 때문이다.

설계용역에 착수한 이후 애초 총사업비 88여억 원이 152억 원까지 급등(71%)했다. 이미 국비와 시비가 정해졌다는 점에서 늘어난 사업비는 고스란히 동구가 떠안아야 하는 상황이다. 처음 38억 원이던 구비 부담이 102억 원으로 늘어나면서 동구의회에서는 과도한 예산 증액은 심각하고 중대한 문제라며 이의를 제기하고 있다.

강화평 동구의원은 "막대한 공사비 증가는 구정운영의 실책으로 볼 수 있다"며 "무리해 추진하면 오히려 구민들의 불편을 초래할 수 있다. 아직 의회에서 논의를 더 해봐야 하는 부분이지만, 구청은 예산 증가에 따른 충분한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애초 사업비 산출부터 잘못됐다고 강조하고 있다.

동구는 1㎡당 공사비 281만 1935원으로 책정했다. 당시 공사부지 연면적 2965㎡를 계산해 83억 900만 원으로 산출했다. 사업비 산출 근거를 명확히 하지 않은 채 조달청 2016년 공공건축물 체육시설 3곳에 대한 평균을 반영한 공사비였다. 여기에는 가장 기초인 인동생활체육관 철거공사비 6억 원조차 빼먹고 산정하지 않았다. 구체적인 예산계획 없이 사업 선정에만 매달리다 보니, 사업을 따낸 후 여기저기 뜯어고쳐 누더기로 만든 셈이다.

동구가 동구의회에 제출한 자료에는 사업비 증가 사유가 나열돼 있다.

우선 건설공사비 상승지수에 따른 평균 공사비 증가로 17억 원, 건축 연면적이 611.8㎡ 증가한 3567.8㎡로 결정되면서 공사비 21억 원, 가시설 흙막이 공법(CIP) 추가 10억 원, 수영장 건식공법 채택으로 4억 원, 녹색건축과 제로에너지 인증 의무에 따른 2억 원 소요, 건축 상주감리 대상 건축물에 따른 감리비 3억 4800만 원 상승 등이다.

구청 관계자는 “2019년에 비해 3년 사이 인건비와 자재비 등 물가상승에 따른 공사비 인상이 반영되면서 사업비가 상승할 수밖에 없었다"며 "원활한 사업 진행을 위해 구의회와 지속적인 대화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공유재산관리계획 재심사 동의안 과정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박민자 동구의회 의장은 “집행부(구청)가 재정 여건을 고려하지 않은 채 막대한 예산을 편성하고 무리하게 밀어붙이고 있다”며 “의회와 사전에 충분한 협의를 하지 않았던 것도 주요 원인이다. 동료의원들과 이 사안을 심각하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황인호 동구청장은 최근 중도일보와의 만남에서, "인동국민체육센터는 지자체가 정부 공모를 통해 따낸 사업이지만, 정작 사업비에 물가인상률 등 시세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며 "사업 기간도 행정절차 이행 등 여러 이유로 늘어나면서 그만큼 인상 폭이 커져 불가피한 측면이 있는 만큼, 의회와 지혜를 모으겠다"고 말했다.
신성룡 기자 milkdragon@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사설] 최교진 교육장관의 '교권 보호' 언급
  2. [월요논단] 교통약자의 편리한 이동을 위한 공공교통
  3. 지질자원연 창립 77주년, 새 슬로건 'NEO KIGAM 지구를 위한 혁신'
  4. [사설] K-스틸법으로 철강산업 살려내야 한다
  5. 특구재단 16~17일 '대덕특구 딥테크 창업·투자주간'
  1. 대전권 4년제 수시 경쟁률 상승… 한밭대·우송대 선전
  2. [홍석환의 3분 경영] 무능한 리더가 조직에 미치는 영향
  3. 폭우에 도로 잠기고 나무 쓰러져…당진서 알레르기 환자 긴급 이송
  4. 9월 무더위 계속…16일 충남 서해안 강우
  5. 조선 조운선 '마도4호선' 첫 발굴 10년만에 선체인양…나무못과 볏짚 활용 첫 확인

헤드라인 뉴스


역대 정부 `금강 세종보` 입장 오락가락… 찬반 논쟁 키웠다

역대 정부 '금강 세종보' 입장 오락가락… 찬반 논쟁 키웠다

이재명 새 정부가 금강 세종보 '철거 vs 유지' 사이에서 오락가락 행보를 보이면서, 찬반 양측 모두의 비판에 직면하고 있다. 미래 방향성에 대한 확신이 없기 때문이다. 이는 이전 정부부터 반복되는 악순환이다. 실제 노무현 정부 당시에는 행복도시 내 '금강 친수보' 건립으로 추진했으나, 문재인 정부에선 주민 의견수렴 과정을 거쳐 '철거'란 상호 배치된 흐름을 보였다. 이명박 정부의 '4대강 보'와 태생이 다르나 같은 성격으로 분류되면서다. 지방정부 역시 중립적이고 실용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어, 환경부가 밀어부치기식 정책 추진을 할..

규제도 피하고 통계에도 잡히지 않는 주택신축판매업자 급증
규제도 피하고 통계에도 잡히지 않는 주택신축판매업자 급증

국토교통부 장관에게 건설 승인을 받지 않고 주택 통계에도 포함되지 않는 ‘주택신축판매업자’가 전국적으로 8만7876개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엄격한 주택법을 피하면서 주민 복리시설이나 소방시설 등 엄격한 규제조차 제대로 받지 않는 데다, 정부의 주택통계 작성과정에서도 빠져 부실한 관리를 초래해왔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더불어민주당 박용갑 의원(대전 중구)이 국토교통부로 받은 ‘주택신축판매업을 영위하는 개인·법인 가동사업자 현황’ 자료를 분석한 결과, 전국적으로 모두 8만7876개의 주택신축판매업자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주택신..

정부, 추석 성수품 역대 최대 규모 공급... 최대 900억 투입 과일 등 할인
정부, 추석 성수품 역대 최대 규모 공급... 최대 900억 투입 과일 등 할인

정부가 추석 성수품을 역대 최대 규모인 17만 2000톤을 공급한다. 최대 900억원을 투입해 과일·한우 등 선물 세트를 최대 50% 할인하며, 전국에 2700여 곳의 직거래장터를 개설한다. 정부는 15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경제관계장관회의'를 열어 이러한 내용의 '추석 민생안정대책'을 발표했다. 정부는 농·축·수산물의 가격·수급 안정을 위해 공급을 확대한다. 공급 물량은 농산물 5만톤, 축산물 10만 8000톤, 수산물 1만 4000톤 등 17만 2000톤으로, 평시의 1.6배 규모다...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새마을문고 사랑의 책 나눔…‘나눔의 의미 배워요’ 새마을문고 사랑의 책 나눔…‘나눔의 의미 배워요’

  • 추석맞이 자동차 무상점검 추석맞이 자동차 무상점검

  • 제16회 대전시 동구청장배 전국풋살대회 초등3~4학년부 FS오산 우승 제16회 대전시 동구청장배 전국풋살대회 초등3~4학년부 FS오산 우승

  • 제16회 대전시 동구청장배 전국풋살대회 여성부 예선 제16회 대전시 동구청장배 전국풋살대회 여성부 예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