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간의 취재 기록-8] 염계달 득음 터 음성 가섭사 가보니... 절벽 아래 ‘공터'

[10년간의 취재 기록-8] 염계달 득음 터 음성 가섭사 가보니... 절벽 아래 ‘공터'

가섭사 주지 상인 스님, “옛 스님들 말씀에 삼성각 주변 벽절 아래가 염 명창 득음터”
독공 장소로 추정된 작은 공터, ‘가로 4m, 세로 3m’… 득음 터 공간으로 제격

  • 승인 2021-04-07 14:03
  • 수정 2021-08-24 00:46
  • 손도언 기자손도언 기자
1
"저기가 염계달 명창의 소리 터입니다"...충북 음성군 가섭사(조계종 제5교구 본사 법주사 말사) 주지 상인 스님이 사찰 경내의 한곳을 가르키며 이렇게 얘기했다. 손도언 기자 k-55son@
"저기가 염계달 선생(판소리 명창)이 공부했던 곳이여" 고려후기 사찰인 충북 음성군 가섭사(조계종 제5교구 본사 법주사 말사) 주지 상인 스님은 손으로 사찰 경내의 한곳을 가르키며 이렇게 말했다.

지난 6일 실제 염계달 명창의 소리 터가 지금도 존재하는지, 음성 가섭사로 향했다. 가섭사를 품고 있는 음성 가섭산은 온통 바위로 이뤄졌다. 지금은 아스팔트 도로여서 차량으로 10여분 거리면 가섭사에 도착할 수 있지만, 신작로가 없었다면 가섭사 가는 길목은 험난했을 것이다.

가섭사는 해발 600m 고지대에 위치해 있다. 사찰 일주문에 들어서자, 음성 시내가 한눈에 들어왔다. 사찰이 고지대에 위치해 있다 보니, 최고의 전망을 자랑했다. 아미타불을 모신 극락보전은 천년고찰답게 웅장했다. 몇몇 신도들은 부처님오신날(5월 19일)을 대비해 등불 제작에 구슬땀을 흘리고 있었다. 가섭사 역시, 큰 바위로 둘러싸였다. 경내 극락보전은 바위 아래에 위치해 있었고, 삼성각도 바위 절벽 아래에 자리를 잡았는데 보기만 해도 아슬아슬했다.

가섭사는 고려말 공민왕 때 나옹선사가 창건한 사찰이다. 이후 임진왜란 때 전소됐고, 일제강점기 때는 불에 탔다. 1980년 중반엔 대웅전이 무너지기도 했다. 삼성각은 1990년에 개축된 것으로 알려졌다.

IMG_0594
충북 음성군 가섭사 삼성각 옆에 작은 공터가 있다. 이곳은 염계달 명창의 소리터로 알려졌다. 조선창극사는 염계달 명창이 '음성 벽절'에서 공부를 했다고 기록했다. 조선창극사의 기록과 음성 가섭사 삼성각 옆의 공터가 일치했다. 손도언 기자 k-55son@
그렇다면 조선시대 전기 8명창 중 한명이자, 판소리 '천재 소리꾼'로 불렸던 염계달 명창은 음성 가섭사 어느 곳에 터를 잡고 독공((獨工)을 이어갔을까.[본보 6일자= 10년간의 취재 기록-7] 충북 음성, 판소리 '천재 소리꾼' 염계달 명창을 길러냈다]

상인 주지스님은 삼성각 주변의 바위 절벽 아래 공터를 지목했다. 실제 작은 공터가 삼성각 주변에 위치해 있었다. 공터는 가로 4m, 세로 3m가량으로 한 사람이 이리저리 움직일 수 있는 공간이다.

공터 뒤편에는 큰 바위 아래로 절벽을 이뤘고, 아랫동네(음성 도심)가 훤히 내려다보였다. 공터는 사찰 요사채 위에 자리잡고 있었는데, 요사채에서 공터로 올라가는 계단은 이끼로 온통 덮여 오랜 세월의 흔적을 엿 볼 수 있었다. 이곳 공터가 염계달 명창의 '득음터'로 추정되는 곳이다.

판소리 역사책으로 사용되고 있는 정노식의 조선창극사(25페이지~28페이지)에 따르면 염계달 명창은 충청도 '음성 벽절'에서 소리공부를 했다. 기록에는 충청도 '음성 벽절'이라고 표현했지만, 사실은 충북도 음성군 벽절을 말한다. 음성군의 벽절은 가섭사로 추정된다. 벽절은 가파른 산벽 아래를 뜻한다.

IMG_0601
음성 가섭사에서 바라본 음성 시내.  손도언 기자 k-55son@

음성 가섭사 주지 상인 스님은 "삼성각이 개축된 시기는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며 "옛 스님 등의 말을 들어보면 '삼성각 자리가 염계달 명창이 소리터'라고 예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음성 가섭사의 한 신도는 "조상 대대로 절(가섭사)에 다녔는데, 어른들이 '벽절'에 가자고 하면 지금의 가섭사 가자는 얘기였다"며 "예전부터 가섭사는 벽절로 통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조만영(조선시대 영조(1776년) 때 성리학자) 선생이 염계달 명창을 어전광대로 이끌었던 인물로 알고 있다"며 "어릴적 풍향 조씨 가문이 이런 얘기를 종종했다"고 설명했다.


제천=손도언 기자 k-55son@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단양군엔 3억6000만원 내라면서…105억 발전소 수익은 감춘 한국수자원공사
  2. 대전역세권 복합2-1개발 무산 수순... 전략 재정비해야
  3. 세종 행정수도특별법, 9월 논의 불발… 국감 이후 격랑 속으로
  4. 수사권 개편에 인력 몰아놓은 대전경찰… 생활치안 균형 ‘시험대’
  5. 충주시, 내년 생활임금 13.5% 인상…시급 1만 2630원
  1. 글로컬대학 ‘통합’ 곳곳서 난항… 충남대·공주대 사업 향방은
  2. 농어촌 기본소득 내년 35개 군으로 확대되는데… 전산시스템 부재는 여전
  3. [한성일이 만난 사람]임영진 (주)로쏘 성심당 대표
  4. 세종시 복싱의 간판 '장동환', 29일 아시안게임 결승 정조준
  5. 전국 보훈병원 전문의 못 찾아 휴진도…대전병원도 신장내과 전문의 부재

헤드라인 뉴스


세종 행정수도특별법, 9월 논의 불발… 국감 이후 격랑 속으로

세종 행정수도특별법, 9월 논의 불발… 국감 이후 격랑 속으로

세종 행정수도 완성을 위한 특별법이 사실상 오는 12월 정기국회 막바지, 예산 정국 아래 논의 테이블에 오를 가능성이 높아졌다. 대여 공세에 집중하고 있는 야당이 10월 국정감사 이후 논의 입장을 고수하면서, 이달 말 회의 개최가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28일 국회 등에 따르면 국토교통위원회 국토법안심사소위원회 회의 일정을 둘러싼 여·야 간사 간 협의가 끝내 매듭을 짓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 앞서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측은 10월 국감에 앞서 이달 29~30일 회의 개최를 제안한 바 있다. 그러나 국민의힘이 국감 이후인 11월 개최를..

가을야구 멀어진 한화… 남은 시즌은 ‘내년 찾기’
가을야구 멀어진 한화… 남은 시즌은 ‘내년 찾기’

길었던 11연패에서 벗어난 한화 이글스가 사실상 멀어진 가을야구 대신 내년 시즌을 위한 전력 점검에 나설지 주목된다. 정규시즌이 막바지에 접어든 만큼 신인과 퓨처스 선수들의 가능성을 확인하는 동시에 올 시즌 뚜렷한 주인을 찾지 못한 중견수 등 취약 포지션의 해법을 찾는 것이 남은 과제로 떠올랐다. 한화는 28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에서 6-2로 승리하며 11연패에서 탈출했다. 한화는 55승 76패 4무로 9위에 머물며 5위권과 격차가 크게 벌어져 포스트시즌 진출은 사실상 어려워졌다. 남은 경기의 초점은 승수..

충청권 암 환자들 수도권 병원 진료·수술 쏠림 뚜렷
충청권 암 환자들 수도권 병원 진료·수술 쏠림 뚜렷

충청권 '암 수술 자체 충족률'이 전국 5대 권역 중에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암 환자들이 수술을 받으러 충청 소재 병원이 아니라 수도권 병원으로 간다는 얘기다. 그러다 보니 비수도권 암 환자 중 수도권 주요 병원에서 진료받는 환자 역시 충청권이 가장 많았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더불어민주당 박용갑 의원(대전 중구)이 28일 제공한 보건복지부와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시도별 10대 암 수술 자체 충족률' 자료를 분석한 결과, 최근 5년간(2021∼2025년) 대장암과 폐암, 위암, 간암 등 10대 암 수술의 자체 충족률은 서울 9..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10월부터 안전모 미착용 집중단속…벌점 10점도 부과 10월부터 안전모 미착용 집중단속…벌점 10점도 부과

  • ‘다시, 집으로’ ‘다시, 집으로’

  • 막바지 귀경길 막바지 귀경길

  • 세월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건 추석의 의미 세월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건 추석의 의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