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산의 힐링스폿 '맹꽁이도서관' 짓게 된 사연은?

  • 전국
  • 서산시

서산의 힐링스폿 '맹꽁이도서관' 짓게 된 사연은?

인지면 토성산 위치 최근 리모델링 오픈
동물원.식물원.산책로도 조성, 힐링 공간으로 인기
미술작품 구상, 감상 장소인 미술관 마련 계획

  • 승인 2021-08-18 15:50
  • 수정 2021-08-19 17:58
  • 신문게재 2021-08-19 15면
  • 임붕순 기자임붕순 기자
내부3
서산시 인지면 맹꽁이도서관 내부 모습
외부 전경
서산시 인지면 맹꽁이도서관 외부 전경
키즈존 내부1
서산시 인지면 맹꽁이도서관 키즈존 내부 모습
키즈존 내부2
서산시 인지면 맹꽁이도서관 키즈곤 내부 모습
키즈존 전경
서산시 인지면 맹꽁이도서관 키즈존 외부 모습


facebook_1629019923325_6832604780483426771
서산시 인지면 맹꽁이도서관 내부 모습

서산시 인지면 토성산 맹꽁이 도서관(관장 안세영) 리뉴얼 오픈으로 코로나19로 지친 주민들에게 힐링의 장소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 7월 중순에 키즈존을 오픈하고 개방시간을 기존 10~17시에서, 10~19시(월요일 휴관)로 확대했다. 키드존은 별관에 설치돼 있어 영유아들이 방해받지 않고 자유로운 책읽기는 물론 앞마당에서 뛰어놀 수 있도록 마련됐다. 아래쪽에는 작은 규모지만, 동물원(보강 중), 식물원도 조성돼 있다. 또한 도서관 주변으로 산책로가 500여m 조성돼 지역 주민들의 힐링 공간으로 사랑받고 있다.

주민들은 코로나19로 외출도 못하고 아이들과 집안에 있는 시간이 많은데 동네에 단순히 책만 읽는 공간이 아니라 아이들과 함께 책도 보고 공부도 하고 체험학습도 할 수 있는 유익한 시설공간이 있어 교육적으로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고 좋아했다.



인지면 둔당지구 환경개선 사업을 통해 산책길도 조성됐다. 맹꽁이 도서관은 부지면적 1만㎡ 규모(도서관, 동물나라, 식물나라, 산책로, 피크닉 공간 등)로 지난 2006년 9월부터 토목 및 조경 공사를 시작했다. 2014년 10월 착공해 2015년 11월 준공됐다. 도서관 면적은 200㎡다. 2016년 9월 인테리어 및 도서비치(약 1만부)를 완료하고 22일 개관식을 치르고 일반인에게 선보였다.

맹꽁이 도서관은 안세영 관장의 조부인 안만복(제1대 인지면장, 제2·5대 국회의원)씨의 애향심과 애민정신을 기리고 지역 문화 공간을 마련하기 위해 개관하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안만복(1910~1995) 전 국회의원은 서산군 팔봉면 대황리에서 5남 2녀 중 3남으로 태어났다. 집이 가난해 낮에는 일을 하고, 저녁이면 아버지의 가르침을 받아 열심히 공부했다. 

 

그는 이웃에 사는 마을 이장의 도움으로 16세에 서산보통학교에 편입해 수석을 할 정도로 공부를 잘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가정 형편이 너무 어려워 학업을 중단하고 돈을 벌어야겠다는 생각으로 함경북도 청진에 가서 열심히 일을 했다. 그곳에서 도움을 받아 밤에는 마을에서 운영하는 야간학원에 등록을 하고 한글을 터득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어느 정도 사리를 판단하게 되자 조선이 일본의 식민지가 되어 자유를 누리지 못한 채 살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뜻있는 마을 청년들과 밤에 모여서 "우리나라가 일본의 속국이 된 사실을 바로 알자"며 일본인의 만행을 토론하기도 했다.

하루는 일본을 규탄하는 말로 밤을 지새우게 되었는데 그날 밤에 참여한 한 사람 가운데 친일 분자가 있어 파출소에 알렸다. 일본 경찰은 안만복을 비롯해서 이날 참여했던 조선 청년들을 모두 체포했다. 이들은 심한 고문을 받고 다시는 이러한 일을 하지 않겠다는 각서를 쓰고서야 파출소에서 풀려 나왔다.

1945년 8월 15일 일본이 미국에 항복을 하며 우리나라가 해방된 날 안만복씨는 태극기를 밤새워 만들어 그 다음날 거리로 나가 "조선이 해방되었다"고 소리를 지르면서 만세를 불렀다.

안만복씨는 민족의식이 뚜렷했던 관계로 해방이 되자 치안대를 조직하고 인지면 치안대장을 맡아 인지면을 평온하게 잘 이끌고 갔다.

그는 일본인들이 불안해 하는 모습을 보고 그들이 무사히 부산을 거쳐 일본으로 갈 수 있도록 선처를 배풀기도 했다. 해방이 되자 좌익 세력들이 치안을 어지럽게 했지만 안만복은 치안을 잘 유지했다. 그 후 서산군 농민회장, 군민회 부회장을 거쳐, 2대 국회의원에 출마해 당선됐다.

안만복은 서산지역에서 빼 놓을 수 없는 인물로 부상했다. 4·19 이후 5대 민의원에 출마해서 당선이 되었으나 5·16 박정희의 군사 쿠데타로 국회가 해산되자 정치에 뜻을 접었다. 이후 정치를 하면서 소홀했던 가정을 돌보면서 지역에서 종교 활동에 매진했다.

안세영 관장은 "조부님의 행적을 따라 이곳에 정착하면서 지역과 주민들,그리고 어린 아이들에게 가정생활과 학교 생활을 연결 통로 역할을 할 수 있는 문화 소통의 공간을 마련하고자 고민했다"고 말했다.

안 관장은 이를 위해 20여년 전부터 주변에 소나무 등 조경수들이 한그루 한그루 심기 시작했다. 이들이 자라면서 그늘을 만들고 숲을 이루며 편안하고 아늑한 자연 휴식처로 조성되기 시작했다. 또한, 본관 건물들을 친환경 소재로 썼다. 건물 외부와 내부 공간 배치 및 디자인 구상과 건축을 시작해 오랜기간 공사를 통해 산뜻하고 아늑한 도서관 겸 휴식 공간,가족들의 화합과 소통의 공간을 만들었다


안 관장은 오늘도 계속해서 동물원 과 식물원,산책길을 조성해 어린이들과 학생,부모들을 위해 배움과 나눔, 소통과 행복을 가꾸는 소망과 희망의 공간을 조성하고 있다. 최근에는 어린 유아들이 엄마와 함께 놀 수 있는 키드존을 1000여만원을 들여 설치하기도 했다. 어른들을 위해 작은 카페를 조성해 간단한 소통과 대화의 공간을 조성했다.

맹꽁이도서관 규모가 자꾸 커지면서 유지관리비도 증가하면서 경제적 부담도 커지고 있다. 하지만 하루 수십명에서 100여명이 넘게 찾아 오는 이들이 불편함이 없도록 매일 고치고, 보수하고, 보강작업을 하느라 쉴 틈이 없다.

안 관장은 " 코로나가 빨리 종식되길 바란다. 그러면 맹꽁이를 함께 가꾸어 가고 있는 운영위원님들의 조언과 관심 속에 다양한 독서 문화 프로그램 운영,영화상영 등 내방객들과 지역주민들과 함께 동고동락할 수 있는 체험과 참여의 기회를 많이 만들고 싶다"는 작은 소망을 밝혔다.

또한, "한쪽에 미술관을 건립해 미술분야에 소질이 있는 어린이들과 지역 주민들이 자신들의 작품을 멋지게 그려내고,전시함으로써 작품성과 예술성을 다른이들에게 선보이면 좋겠다. 미술적 예술적 재능을 키워가는 살아 움직이는 산교육의 장을 만들고 싶다"고 밝혔다.

이경우 인지면장은 "맹꽁이 도서관은 인지지역의 명소로, 서산시민은 누구나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며 "휴관 기간 동안 냉·난방기, 카페시설 등 이용자 편의성을 제고해 인근 주민들과 내방객들의 문화적 쉼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서산=임붕순 기자 ibs9900@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베일 벗은 대전역세권 개발계획…내년 2월 첫삽 확정
  2. 대학 경쟁시킨 뒤 차등 지원?… 서울대 10개 만들기 사업 놓고 '설왕설래'
  3. 전국 학교 릴레이 파업… 20일 세종·충북, 12월 4일 대전·충남
  4. [기고] 디지털포용법과 사회통합
  5. 어기구 의원, ‘K-스틸법’ 후속 국가재정법 개정안 대표 발의
  1. 양상추 가격 급등 현상에 대전 소상공인도 직격탄... 높아진 가격에 한숨만
  2. '사건 25%↑' 대전경찰, 우수부서 찾아 시상…서부署·중부署 등
  3. 구직자로 북적이는 KB굿잡 대전 일자리페스티벌
  4. 대전상의-국정원 '기업 기술유출 예방 설명회' 개최
  5. 설동호 교육감 시정연설 "모두 균등한 기회 누리는 든든한 대전교육 만들 것"

헤드라인 뉴스


대전만 없는 `공립형 대안학교`… 학교설립 공약 끝내 실패

대전만 없는 '공립형 대안학교'… 학교설립 공약 끝내 실패

설동호 대전교육감의 10여년 숙원이었던 공립형 대안학교 설립 공약이 결국 이행 불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지 확보에 오랜 시간을 소모했지만 끝내 추진에 실패하면서 차기 교육감의 과제로 넘어가게 됐다. 20일 대전교육청에 따르면 올 초까지 추진했던 유성구 복용동 설립이 결국 무산됐다. 당초 AI 특성화 대안학교를 설립하려던 계획이었지만 교육부가 1월 중앙투자심사에서 대안교육 중심의 학교 설립을 주문하면서 제동을 걸었다. 대안학교 성격을 변경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자 교육청은 주민 설득이 어렵다고 판단하고 다른 부지를 알아보겠다고 물러..

특수공집방·국회법 위반 이장우 대전시장·김태흠 충남지사 유죄
특수공집방·국회법 위반 이장우 대전시장·김태흠 충남지사 유죄

국회 패스트트랙(Fast Track: 신속처리안건) 충돌 사건으로 기소된 이장우 대전시장과 김태흠 충남지사에게 유죄가 선고됐다. 당시 대표였던 황교안 전 국무총리와 원내대표였던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을 비롯한 자유한국당 인사들도 마찬가지다.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 11부(장찬 부장판사)는 19일 오후 2시 특수공무집행방해와 국회법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된 황교안 전 총리와 나경원 의원, 이장우 시장과 김태흠 지사 등 26명에 대한 선고 공판에서 유죄를 인정하고 벌금형을 선고했다. 나 의원은 특수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로 벌금 2000만원,..

[단독] 대전 법동 으뜸새마을금고, 불법 선거 논란
[단독] 대전 법동 으뜸새마을금고, 불법 선거 논란

사상 첫 직선제로 이사장을 선출한 대전 대덕구 법동 으뜸새마을금고가 불법 선거 논란에 휩싸였다. 이에 대해 수사를 벌인 경찰은 최근 사전 선거 운동 혐의 등으로 올해 7월 당선된 이사장 A씨를 검찰에 넘긴 것으로 알려졌다. 20일 경찰과 법조계에 따르면 올해 법동 으뜸새마을금고 이사장에 선출된 A씨는 공식 선거 운동 예정일 전부터 실질적인 선거유세를 펼쳤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새마을금고 이사장 선거는 2021년 제6대 선거까지 간선제로 진행됐지만, 올해 치러진 제7대 선거는 금고 설립 이후 처음으로 전체 회원이 투표에 참여했다...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은빛 물결 억새의 향연 은빛 물결 억새의 향연

  • 구직자로 북적이는 KB굿잡 대전 일자리페스티벌 구직자로 북적이는 KB굿잡 대전 일자리페스티벌

  • 크리스마스 트리 앞에서 ‘찰칵’ 크리스마스 트리 앞에서 ‘찰칵’

  • 추위와 독감 환자 급증에 다시 등장한 마스크 추위와 독감 환자 급증에 다시 등장한 마스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