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간 이산가족' 새롭게 등장한 '비대면 추석'

  • 스포츠
  • 생활체육

'2년간 이산가족' 새롭게 등장한 '비대면 추석'

대전현충원 포함 전국 11곳 국립묘지 올해도 추석 연휴 동안 폐쇄
간소화 되는 차례상, 늘어나는 배달 주문량

  • 승인 2021-09-16 15:43
  • 신문게재 2021-09-17 8면
  • 김지윤 기자김지윤 기자
1232
명절이지만 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으로 화면을 통해 가족들과 인사하는 모습.(출처=연합뉴스)
2년 가까이 이어진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더믹으로 민족 대명절인 '추석'에도 많은 변화가 생겼다.

예년 같으면 인구의 3/4이 이동하며 귀경길, 귀성길 인파 행렬을 연출했을 명절이지만 사적 모임 제한과 코로나19 확산이 계속되면서 북적이던 명절 특수는 사라진지 오래다.

대신에 온라인으로 차례를 지내거나 벌초를 대행하고 해외 여행대신 집에서 직계 가족과 함께 연휴를 보내는 등 '비대면, 언택트 추석'으로 명절 풍속도 바뀌고 있다. <편집자 주>

비대면성묘
온라인을 통해 비대면 성묘를 하는 모습(출처=연합뉴스)
▲코로나로 명절도 언택트로= 지난해 추모공원의 방문이 제한되면서 온라인으로 차례상을 차렸던 진풍경은 올해도 여지없이 재현될 전망이다.



국가보훈처에 따르면 대전현충원을 포함한 전국 11개의 국립 묘지가 추석 연휴 동안 폐쇄된다. 지난해에도 감염을 이유로 이들 국립묘지의 입장이 제한됐다.

대전시설관리공단도 지난 8일부터 '추모객 사전 예약'을 시작해 25일, 26일 이틀만 입장할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시설관리공단의 사전예약 시스템은 오픈 이틀만에 예약이 마감되면서 사실상 오프라인 입장은 불가능한 상황이다.

오프라인 성묘가 불가능해지자 정부와 지자체는 사이버 참매와 글쓰기 등을 통해 온라인 성묘를 권장하고 있다.

이를 위해 대전현충원은 사이버 참배와 추모의 글쓰기 서비스를 지원할 예정이며, 대전시설관리공단 또한 온라인 추모 서비스를 지원한다.

성묘가 제한되면서 벌초 대행 서비스도 늘고 있다. 여기에 성묘가 온라인으로 변화하면서 명절기간 며느리들의 최대 스트레스였던 추석 차례상에도 변화가 잇따르고 있다.

지난해 이미 온라인 추모공원이나 성묘 등 차례상 역시 온라인으로 차례상을 차리는 가족이 생겨난 데 이어 올해는 아예 일찌감치 온라인 차례상 예약이 줄을 잇고 있다. 여기에 추석전 전국민의 백신 접종 70% 완료를 목표를 한 정부 방침에 따라 20세 이상의 백신이 시행되면서 백신접종을 이유로 고향을 내려가지 않는 이들도 늘고 있다.

이로 인해 오프라인 차례상도 가족들이 한 자리에 모이기 어려워지면서 음식 가지수는 예년에 비해 절반 이상 줄었다.

여기에 가족간 주고 받는 용돈도 계좌이체나 카카오톡 선물하기, 배달상품권 등으로 바뀌는 추세다.

대전에서 맞벌이부부 생활중인 김은정씨(45)씨는 "이번 추석에는 시댁에 내려가지 않기로 남편과 합의를 봤다"며 "추석 연휴 직전에 백신을 맞기로 예약해 놨기도 했고, 정부가 명절 기간중 사적 모임인원 수를 제한했기 때문에 경북 시댁에 내려가는 것은 무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대신에 백화점에서 값비싼 한우를 주문하고, 시부모님과 친정 부모님께 각각 용돈을 계좌로 이체했다"고 말했다.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차례상과 성묘 문화가 바뀌면서 덕분에 배달 시장은 본의아니게 비명을 지르고 있다. 배달 서비스를 시작한 꼼지락시장 관계자는 "배달이 활성화 된 만큼 우리 시장들도 소비자들의 성향에 맞춰 음식을 가정에까지 전달할 예정"이라며 "코로나로 침체 됐던 시장들이 이번 명절에 다시 활성화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GettyImages-jv12088261
코로나19로 인해 온라인 성묘가 자리잡고 있다. (출처=게티이미지뱅크)
▲여행 안하고, 안만나고, 집에서 쉰다=직장인 김세의(39)씨는 추석마다 매년 가던 해외 여행대신 올해는 대전에 새로생긴 호텔에 일찌감치 예약을 해놨다. 이번 명절에는 예년처럼 친척들로 북적이진 않겠지만 명절때마다 귀에 박히게 듣는 친척 어르신들의 '시집가란 '소리를 듣지 않고 연휴 내내 호텔에서 넷플릭스와 왓챠, 티빙 등의 OTT플랫폼이나 실컷 보는게 오히려 낫겠다는 생각이 들어서다. 이미 김 씨의 계획에 대학 동기 2~3명이 함께 하기로 했다.

2년 가까이 이어진 코로나19로 한동안 추석 트렌드로 자리잡은 여행대신 가족과 집에서 머무는 사람들이 크게 늘었다.

실제로 티몬이 최근 고객 600명을 대상으로 추석 관련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 4명중 3명이 '추석 연휴 기간 가족과 함께 집에서 쉬겠다'고 답했으며, 53%의 응답자는 '직계가족과 조촐하게 추석을 보낼 것'이 답했다.

집에서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이 늘면서 추석 특수를 기다리던 유통업계는 속이 타고 있다.

추석 연휴 기간 중 관객 몰이를 통해 천만관객 동원을 노렸던 대형 영화들은 올 연말로 개봉시기를 늦췄으며, 그 사이를 넷플릭스나 왓챠 등 OTT플랫폼이 차지하고 있다. 올 하반기에는 마블을 내세운 디즈니 오리지널이 한국에 상륙한다.

정부가 사적 모임을 제한하면서 추석 특수를 기다렸던 소상공인들의 입도 마르고 있다.

반면 언택트 명절로 집에 머무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명절 문화 자체가 바뀔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가족끼리 모이는 북적북적한 문화대신 집에서 휴식을 취하거나 명상을 하는 등의 휴식으로서의 연휴로 인식이 바뀔 것이라는 관측이다.

김영민씨(57)는 "예전에는 명절이 되면 길이 막히고 도로가 북적대도 무조건 부모님을 뵈러 고향에 가야 한다고 생각했지만, 몇년새 명절에 꼭 고향에 가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주변에도 많이 줄었다"면서 "모임 자체가 제한되면서 코로나가 종식된다고 해도 예전처럼 떠들썩한 명절은 다신 돌아오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최호택 (배재대.행정학과)교수는 "이 전부터 차례상이 간소해지고, 명절 문화가 축소돼 왔는데 코로나19로 인해 그러한 변화가 가속도 된 것 같다"며 "비대면 시대가 열린 만큼, 이후 세대는 직접 차례상을 차리는 것이 아닌 가상현실을 통해 차례를 지내는 문화가 생길 가능성도 높다"고 말했다.
김지윤 기자 wldbs1206112@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전중부경찰서 선화파출소, 중구 재개발 구역 특별순찰
  2. 대전사랑메세나, YWCA쉼터에 사랑 전달
  3. 대전YWCA , 추석맞이 Y-큰장날 개최
  4. 세종시자치경찰위원회, 교통환경 개선방안 논의
  5. 동구 정다운어르신복지관, ‘찾아가는 방방골골 은빛영화 상영회’
  1. 유등노인복지관, 중문교회와 후원 물품 전달식
  2. 민관협력 회덕동지역사회보장협의체, 추석명절 키트 지원
  3. [수시특집] 나사렛대, 2025학년 수시모집 1213명 선발…간호학과 제외 수능 최저학력기준 적용 없어
  4. [수시특집] 나사렛대, "전국에서 등교가 가능한 대학이에요"
  5. 상명대 천안캠, 대학축제 'Deer For U_Youth' 개최

헤드라인 뉴스


“부정청약자10건 중 7건은 위장전입”… 청약시 전수조사 필요

“부정청약자10건 중 7건은 위장전입”… 청약시 전수조사 필요

공동주택 부정 청약자 10명 중 7명은 위장전입 수법을 쓴 것으로 나타났다. 점수를 높이기 위해 부양가족을 늘리는 것으로, 공정한 청약경쟁을 훼손한다는 점에서 청약 시 전수조사를 통해 피해를 차단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복기왕 의원(충남 아산시갑)이 9월 6일 국토교통부로부터 제출받은 '불법전매 및 공급질서 교란행위 적발 현황' 자료에 따르면, 최근 4년간(2020년∼2023년) 국토부와 한국부동산원이 합동점검을 통해 적발한 부정청약 건수는 모두 1116건에 달했다. 이 중 위장전입이 778..

대전 천동3구역 원주민들, 입주 앞두고 반발…왜?
대전 천동3구역 원주민들, 입주 앞두고 반발…왜?

대전 천동 리더스시티 5블록에 입주를 앞둔 천동3구역 원주민들이 시행을 맡은 기업들과 분양가를 놓고 극한의 대립을 벌이고 있다. 인근 4블록에 비해 5블록 분양가가 2500여만 원 높게 책정되면서 이에 부담을 느낀 원주민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당장 6일 원주민과 사업 관계자 간 간담회가 예정됐지만, 양측의 이견이 쉽게 좁혀지지 않으면서 갈등 해결은 묘연해 보인다. 5일 대전 동구 등에 따르면 천동3구역 주거환경개선지구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 대전충남지역본부와 계룡건설이 공동으로 시행하는 사업이다. 시공은 계룡건설 컨..

[대전 자영업은 처음이지?] 지역상권 분석 9. 대전 서구 도안 미용실
[대전 자영업은 처음이지?] 지역상권 분석 9. 대전 서구 도안 미용실

자영업으로 제2의 인생에 도전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정년퇴직을 앞두거나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자신만의 가게를 차리는 소상공인의 길로 접어들기도 한다. 자영업은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음식이나 메뉴 등을 주제로 해야 성공한다는 법칙이 있다. 무엇이든 한 가지에 몰두해 질리도록 파악하고 있어야 소비자에게 선택받기 때문이다. 자영업은 포화상태인 레드오션으로 불린다. 그러나 위치와 입지 등을 세밀하게 분석하고, 아이템을 선정하면 성공의 가능성은 충분하다. 이에 중도일보는 자영업 시작의 첫 단추를 올바르게 끼울 수 있도록 대전의 주요 상권..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가족과 함께하는 추석맞이 세시풍속 체험교실 가족과 함께하는 추석맞이 세시풍속 체험교실

  • ‘가을은 수확의 계절’ ‘가을은 수확의 계절’

  • 추석맞이 음식 나눔 행사…‘풍성한 한가위 되세요’ 추석맞이 음식 나눔 행사…‘풍성한 한가위 되세요’

  • 추석 앞두고 도매시장에 쌓인 선물세트 추석 앞두고 도매시장에 쌓인 선물세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