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킹맘 울리는 녹색어머니회 교통안전 봉사...반강제 성격에 불만 팽배

  • 사회/교육
  • 교육/시험

워킹맘 울리는 녹색어머니회 교통안전 봉사...반강제 성격에 불만 팽배

전국 시.도교육청 교통안전사업 운영 현황
녹색어머니회 대전 비율 전국서 가장 높아 65.7%

  • 승인 2021-10-05 16:37
  • 수정 2022-04-29 10:37
  • 신문게재 2021-10-06 5면
  • 박수영 기자박수영 기자
99
#1=초등학교 2학년 자녀를 둔 워킹맘 원모(44)씨는 등굣길 교통안전지도 당번을 일주일 앞둔 시점부터 스트레스가 적지 않다.

아들이 다니는 초등학교에서는 모든 학부모가 의무적으로 녹색어머니회에 가입해 등굣길 교통안전지도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

원 모씨는 "혹시나 아이가 학교에서 불이익을 받을까 하는 생각에 다른 가족들에게 부탁을 하고 있지만, 올해의 경우 코로나 때문에 등교가 계속 지연되면서 매번 스케줄을 변경하는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고 말했다.



#2=올해 초등학교에 자녀를 입학시킨 최모씨(38)는 녹색어머니회 활동에 온 가족을 동원하고 있다.

회사에 출근하기 위해 아침 일찍 집을 나서는 최 씨는 남편은 물론 할머니, 이모 등에게 녹색어머니회 활동을 부탁했다.

최 씨는 "직업 특성상 녹색어머니회 참석은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라며 "학교에서 일괄적으로 정해서 오는 데 일정을 바꿀 수 있다고는 하지만, 그것도 서로 맞아야 바꿀 수 있는 상황"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초등학생 자녀를 둔 워킹맘 사이에서 녹색어머니회 주도로 이뤄지는 교통안전 봉사에 대한 부담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높다.

일부 학부모들은 봉사 당번이 돌아올 때마다 온라인 사이트를 통해 아르바이트생을 따로 고용해 대신 보내기도 할 정도다.

국회 교육위원회 서동용 의원이 교육부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대전 148개교 가운데 97개교인 65.7%가 녹색어머니회를, 25개교 16.9%는 학부모 봉사가 운영되고 있다. 세종은 50개교 가운데 19개교인 38%, 충남은 414개교 가운데 99개교 23.9%가 각각 운영 중이다.

전국적으로 초등학교 6212개교 가운데 약 43%가 여전히 녹색어머니회를 포함한 학부모 교통안전봉사제도를 운영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지역 간 편차가 심하긴 하지만 절반의 학교가 등교안전에 학부모봉사에 기대고 있는 셈이다.

녹색어머니회는 초등학교 등하굣길에 있는 횡단보도에서 차량을 통제함으로써 아이들의 안전한 등교를 돕는 그야말로 순수 민간 봉사단체다. 녹색 어머니는 자발적 참여가 원칙인데 강제 할당처럼 봉사 일정이 잡혀 곤란을 겪는 학부모들이 많다.

이에 일부 학교에서는 녹색어머니회라는 명칭 대신 교통안전 지킴이라고 명칭을 변경하기도 했다.

이런 사정 탓에 각 지역 육아커뮤니티에는 '녹색어머니 알바', 구인 글이 빈번하게 올라온다. 부득이한 사정으로 교통안전지도 활동이 어려운 부모들을 대신할 사람을 돈 주고 구하는 것이다.

서동용 의원은 "종일 돌봄 시스템이 온전히 갖춰지지 않은 조건에서 교통봉사당번은 학부모, 특히 어머니의 직장생활을 어렵게 하고, 직장에 복귀하려는 여성의 발목을 잡는 또 하나의 요인"이라며 "학부모 교통봉사는 학부모가 학교 구성원으로 참여하는 교육적 활동에서만 이뤄져야 하고, 녹색어머니회도 본인의 의사와 형편에서 따라 봉사가 아닌 사회적 일자리로 금전적 보상을 받으며 활동을 이어갈 수 있도록 배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전의 한 초등학교 교장은 "교통안전지도는 크게 반별로 착출 또는 희망을 받아서 운영하거나 전체 학부모가 참여 하는 방법으로 이뤄지고 있다"며 "외부에서 보는 일부 시각과 달리 자부심을 갖고 학부모들이 단복을 입고 하는 경우도 많다. 참여 방식과 관련해 함부로 재단하기는 어렵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박수영 기자 sy870123@

녹색어머니회
전국 시도교육청 교통안전사업 운영 현황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전 미래 10년 도시철도 밑그림 완성... 민선 9기 전략 중요
  2. [민선9기 출범] 대전충남 행정통합 방정식 찾기
  3. [민선9기 출범] 협치 절실한데…대전 與野 연일 '신경전'
  4. 정부·대기업의 '3대 메가 프로젝트'… 세종시는 소외되나
  5. [민선9기 출범] 충청권 재정난 극복 행정수도 완성 과제 산적
  1. [민선9기 출범] 대규모 투자사업 등 줄줄이 구조조정 불가피
  2. [민선9기 출범] 대전시의회 거수기 우려 원구성 내홍 최소화 과제
  3. [월요논단] 그냥 그렇다는 이야기
  4. 무더위 날리는 음악분수
  5. [사설] 충청 'AI 데이터센터' 유력, 문제 없나

헤드라인 뉴스


삼성·하닉, 81조 투자 충청권 반도체 패키징 거점 육성

삼성·하닉, 81조 투자 충청권 반도체 패키징 거점 육성

이재명 국민주권정부가 29일 인공지능(AI) 시대, 미래 반도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충청권을 '반도체 패키징'(Ssemiconductor Packaging: 반도체 칩을 탑재할 기기에 맞는 형태로 만드는 기술) 거점으로 육성하는 내용을 담은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정부는 이날 오후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청와대에서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 프로젝트 국민보고회를 열고, 반도체와 AI 로봇 등 피지컬 AI, AI 데이터센터 등 3대 분야의 대규모 투자계획과 전력·입지 등의 인프라 확충방안을 공개했다. ▲반..

주담대 금리 상승세에 충청권 차주들 `한숨`... 고정·변동형 셈법 복잡
주담대 금리 상승세에 충청권 차주들 '한숨'... 고정·변동형 셈법 복잡

주택담보대출 금리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충청권 차주들의 한숨도 깊어지고 있다. 고정형 주담대 금리가 2025년 10월 이후 8개월 연속 오름세를 보이는 데다, 변동형을 택한 차주들도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이자 부담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어서다. 29일 한국은행 대전세종충남본부가 발표한 '2026년 4월 중 대전·세종·충남 금융기관 여수신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대전·세종·충남 시중은행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상승 추세를 지속하고 있다. 지역별로 보면, 대전의 예금은행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4월 491억 원 증가한 17조 59..

내달 충청권 2180세대 분양… 대전·충북은 공급 없어
내달 충청권 2180세대 분양… 대전·충북은 공급 없어

내달 충청권에선 2180세대가 분양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충청권 분양은 충남과 세종에 예정돼 있으며, 대전과 충북은 분양 소식이 없다. 29일 직방에 따르면, 7월 전국 아파트 분양예정 물량은 총 2만 9671세대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월 실적(2025년 7월 2만 2793세대) 대비 약 30% 증가한 규모다. 일반분양 역시 1만8554세대에서 2만1679세대로 약 17%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지역별로 보면 수도권은 총 2만 252세대로 전체 물량의 약 68%를 차지한다. 지방은 9419세대가 공급될 예정이다. 지역별..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끝까지 찾고, 끝까지 예우한다’…6·25 전사자 발굴유해 합동안장식 ‘끝까지 찾고, 끝까지 예우한다’…6·25 전사자 발굴유해 합동안장식

  • 내달부터 지하철에 리튬배터리 구동 탈 것과 대용량 리튬배터리 반입 제한 내달부터 지하철에 리튬배터리 구동 탈 것과 대용량 리튬배터리 반입 제한

  • 무더위 날리는 음악분수 무더위 날리는 음악분수

  • 석유 최고가격제 첫 인하…저렴한 주유소로 몰리는 차량들 석유 최고가격제 첫 인하…저렴한 주유소로 몰리는 차량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