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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덕성 우송대 총장 |
첫째는 대학의 역할 변화이다. 2010년, 창의융합인재와 스타트업 육성을 위해 신기술(헬싱키 공과대학), 디자인(헬싱키 예술디자인대학), 경영(헬싱키 경제대학)을 통합하여 새로운 혁신환경에 맞춘 대학(알토대학)을 설립하였다. 학과 전공과 상관없이 자유롭게 수업을 들을 수 있으며, 대부분의 수업은 프로젝트 위주로 진행하였다. 처음부터 스타트업을 목표로 하는 혁신적 교육과정을 거친 학생들의 40%가 수업과제를 바탕으로 스타트업에 뛰어들게 되었고, 그 성과는 매년 100여 개의 스타트업이 창업되고 이들 중 80% 정도가 10년 뒤에도 살아남게 되었다.
둘째는 공공연구소와의 협력을 통한 혁신 환경 조성이다. 창의·융합 교육을 통해 배출된 우수한 인재의 혁신적 아이디어를 기술사업화로 나아갈 수 있도록 공공연구기관인 핀란드 VTT 기술연구센터의 다각적인 기술지원이 있었다. 적극적인 산학연 협력을 위해 VTT 연구소를 새롭게 대학 캠퍼스 내에 설립하고, 연구개발을 공유, 창업보육 인프라 구축, 외부 인큐베이터와 연계한 성장단계별 지원이 이루어졌다. 또한, 엑셀러레이터 활동(Startup Sauna), 창업이벤트 개최(AaltoES), 투자자와의 연결 지원(Slush) 등을 통해 한 울타리 안에서 스타트업이 자라날 수 있도록 학연산 협력기반의 창업생태계가 구축되었다.
셋째는 지방정부의 적극적인 동참이 있었다. 알토대학과 오타니에미 혁신클러스터가 위치한 에스푸시(City of Espoo)는 혁신성과가 지역에 정착될 수 있도록 지원부서로 혁신담당 부시장 산하 경제 및 신산업 관련 부서들을 캠퍼스 내로 이전하고, 대학이 필요로 하는 산학협력 환경을 선도적으로 지원하였다. 자연스럽게 북유럽의 혁신 환경에 관심을 가지고 있던 글로벌 기업들이 주변에 입지를 결정하도록 다각도의 노력을 기울인 바 있다. 우수한 인재와 산학연 협력 기반의 혁신환경은 마이크로소프트(MS) 등 세계적인 IT기업들과 잠재력이 풍부한 글로벌 스타트업 800여 개가 모인 오타니에미 혁신클러스터의 토대가 되었고, '북유럽의 실리콘밸리'가 될 수 있었다.
혁신성장의 효과는 알토대학과 대학 도시인 에스푸시의 성장에도 영향을 미쳐 교육과 신산업 비즈니스의 중심이 수도인 헬싱키에서 위성도시 에스푸로 이동하는 사회경제적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경제성장의 효과를 지역에 선순환 투자를 통해 세계시장에 손색이 없는 도시 여건을 조성하여 핀란드뿐만 아니라 북유럽의 혁신성장 허브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 지역도 유사한 혁신성장의 여건을 갖추고 있다. 대덕특구를 중심으로 대전과 세종, 청주를 연결하는 혁신클러스터가 KAIST, 충남대 등 지역대학과 기업, 공공연구소, 지자체의 적극적인 협력을 통해 아시아의 대표적 혁신 클러스터로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러한 점에서 알토대학과 오타니에미 혁신클러스터의 사례는 대학의 역할 변화, 산학연관 협력 기반의 혁신환경을 구축하여 우수한 인재를 중심으로 혁신성장을 추진해 나아가는 성공의 경험을 우리에게 보여주고 있다. "인재가 살아야 지역이 산다"는 점을 다시 한번 강조하는 바이다. 오덕성 우송대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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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영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