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단만필] 예술가의 하루

  • 오피니언
  • 교단만필

[교단만필] 예술가의 하루

박태환 대전예술고등학교 교사

  • 승인 2023-01-12 16:20
  • 신문게재 2023-01-13 18면
  • 김소희 기자김소희 기자
박태환선생님 증명사진
"연극을 하고 싶다고?", "뭐 먹고 살려고 그래?" 학창 시절 나의 꿈을 이야기할 때마다 따라붙는 자연스러운 질문을 뒤로하고 누군가에게는 그렇게도 무모한 길을 헤엄치듯이 나아갔다. 경제적 논리와 효율성을 강조하는 사회 분위기 속에서 나의 꿈은 참 가난해 보였다.

그러던 어느 날 바보상자가 나에게 흥미로운 문장을 던져주었다. '인생의 성공은 타이밍이다.', "그래. 언젠가는 내게 딱 맞는 톱니바퀴가 나의 꿈을 보듬어 주겠지..!".

차비로 쓰고 나면 얼마 남지 않는 월급을 쥐고 스스로 지치지 않겠다고 다짐하며 극단을 출근하던 어느 날 과외 자리가 들어왔다. 첫 과외비를 받고 그토록 먹고 싶었던 햄버거 세트를 배터지게 먹으며 행복을 만끽하던 중 문득 '더 잘 가르치고 싶다.'는 생각이 머릿속을 가득 채웠다. 그렇게 공부를 해나가기 시작했다. 학자금을 빌려 대학원을 다녔다. 운이 좋게도 모 고등학교의 강사지원에 합격해 가르치는 경험을 쌓아나갈 수 있었다. 시간이 얼마나 흘렀을까. 애타게 기다리던 톱니바퀴가 타이밍을 안고 내게 오고 있었다. '문화예술'이라는 화두가 전국 방방곡곡에서 터져 나오며 비교적 음지의 예술로 취급받던 연극이 관심을 받기 시작했다. 심지어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 보통교과의 선택과목으로 '연극'이 개설되어 학창 시절의 나처럼 예술가의 꿈을 가진 학생들에게 희망을 불어 넣어주고 있었다. 덕분에 여러 중, 고등학교와 대학, 기관 등에서 강의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기게 되었고, 함께 공연을 만들고 소통하는 동안 학생들이 예술가를 꿈으로 가지는 것에 자부심을 느낄 수 있도록 노력했다. 나 또한 학생들에게 부끄러운 사람이 되지 않기 위해 끊임없이 공부하고 경험하기로 마음을 다잡았다.

맨 땅에 헤딩하듯 서울살이를 하다 나의 고향인 대전에 내려올 때면 나의 꿈도 꼭 챙겨서 내려왔다. 언젠가 나의 고향에서 예술을 하고 싶고, 예술을 잘 가르치고 싶다는 생각을 가슴에 품고 지내왔다. 그러던 중 나에게 절호의 기회가 찾아왔다. 대전에서 연기예술과 교사를 선발한다는 소식이 들려왔고, 한 번의 기회를 절대 놓치고 싶지 않았다. 대전에 있을 또 다른 학창시절의 나를 만나기 위해 부단히 준비했다. 간절히 원하면 이루어진다고 했던가. 결국 나에게 학생들을 지도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고 지금도 그 기회는 현재 진행형이다.

내가 재직하고 있는 대전예술고등학교는 "중부지역 예술교육의 요람"으로 자리 잡아 대전지역 학생들이 문화예술을 향유하고, 학교의 뛰어난 인프라를 바탕으로 예술 전문 지식과 실기력을 겸비하여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글로벌 예술 인재로 성장할 수 있도록 물심양면으로 지원하고 있다. 이에 더해 2020년 예술계열 일반고로 지정되어 예술을 배우고자 하는 학생들이 무상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학습환경이 개선되었다. 지금 이 순간도 음악, 미술, 무용, 연기예술과의 네 개 전공과 학생들과 교직원들은 끊임없이 예술에 대해 토론하고 창의적인 작품을 구상하고 시도해보며 수련하고 있다.

이곳에서 다양한 문화예술 전문가들과 교류하며 느끼는 공감대는 대전의 문화예술 활성화가 더 필요하다는 점이다. '인생의 톱니바퀴가 나에게 가져다준 기회를 성공으로 가져가기 위해 다음 발걸음을 어디로 가져가야 할까?', '잘 가르치는데서 그치지 않고 지역사회의 문화예술 발전을 위해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이 더 있을까?' 그 물음들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나와 학생들이 할 수 있는 일들을 실천해 나갔다. 연기 영재교육, 예술교과 현장 전문가 협의회, 학생 창작희곡집 만들기, 영어연극 발표회, 각종 경연대회 참가, 재능 기부, 고교학점제 준비 등을 하며 톱니바퀴들을 짜임새 있게 맞춰 나갔다. 문득 '내 인생에서 성공은 무엇일까?'라는 물음이 다시 떠올랐다. '나의 노력이 작은 밀알이 되어 우리 마을이 '예술이 살아 숨 쉬는 도시 대전'이라는 슬로건으로 불려지는 것.'

이런 나를 믿고 잘 따라와 주는 학생들, 언제나 응원해주시고 격려해 주시는 교장 선생님과 부장 선생님, 한마음 한뜻으로 학교발전을 위해 노력해주시는 교육공동체 분들 모두에게 감사한 마음뿐이다. '내 인생의 톱니바퀴는 지금도 성공을 향해 돌아가고 있다.'
박태환 대전예술고등학교 교사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드림인대전] ‘성골 유스’ 김지호, 대전하나시티즌 미래의 방점을 찍다
  2. “파닭과 맥주까지” 세종 조치원 복숭아 축제, 7월 24일 개막
  3. 2026 여름 3종 '명상 클래스' 세트… 내면 근력 키워볼까
  4. 제1회 세종 마라톤 '모두 런', 6월 13일 막 올린다
  5. 임직원들이 함께 즐기는 월드컵
  1. '제46회 장애인의 날', 세종시서 누리는 당연한 일상
  2. 세종 보육교직원 '개정 어린이집 평가제 준비' 만전
  3. 오늘은 대전의 아들 황인범의 날! 대전 스포츠펍 응원 현장
  4. [2026월드컵]"평일 오전이 작은 경기장으로"… 대전 스포츠펍 채운 '붉은 함성'
  5. 세종 한글·공예 문화콘텐츠 확산… 전국 사로잡는다

헤드라인 뉴스


"골 직감하는 순간 가슴 벅찼다"… 아들의 첫 골을 지켜본 황인범 아버지 진심

"골 직감하는 순간 가슴 벅찼다"… 아들의 첫 골을 지켜본 황인범 아버지 진심

북중미 월드컵 예선 1차전 체코전에서 소중한 동점골을 터트리며 대한민국 1승을 이끈 황인범, 그의 뒤에는 평생 그를 지켜보며 묵묵히 응원을 보내는 가족들이 있었다. 꿈에 그리던 월드컵 첫 골을 지켜본 황인범 선수의 아버지 황서연 씨는 "오늘의 기쁨 뒤에는 넘치는 사랑을 보내 준 대전팬들이 있었다"며 "부상 이슈로 걱정이 많았지만, 다행히 좋은 출발을 보여줘 다행이다. 남은 경기에도 많은 성원을 보내달라"고 당부했다. 다음은 황인범 아버지 황서연 씨 와의 1문 1답-황인범 선수가 월드컵에서 첫 골을 기록했다 소감은?▲선수 가족이라면..

[드림인대전] ‘성골 유스’ 김지호, 대전하나시티즌 미래의 방점을 찍다
[드림인대전] ‘성골 유스’ 김지호, 대전하나시티즌 미래의 방점을 찍다

대전하나시티즌의 미래를 책임질 '성골 유스' 김지호(고2)가 프로 무대를 향한 첫걸음을 내디뎠다. 대전하나시티즌은 지난 4월 유스 출신 유망주 4인과 준프로 계약을 체결하며 미래 자원을 확보했다. 그중에서도 압도적인 신체 조건과 폭발적인 스피드를 겸비한 공격수 김지호는 단연 돋보이는 재목이다.김지호 선수는 대전하나시티즌 U-12와 U-15를 모두 거친, 그야말로 구단의 역사를 함께해 온 성골 유스 선수다. 188cm라는 장신임에도 측면과 중앙을 가리지 않는 파괴력을 자랑한다. 그는 "대전 U-12 시절부터 프로팀 입단이라는 하나의..

천안법원, 무보험 차량을 운전한 혐의 `벌금 1000만원`
천안법원, 무보험 차량을 운전한 혐의 '벌금 1000만원'

대전지법 천안지원 형사5단독은 무보험 차량을 운전해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위반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벌금 1000만원을 선고했다. 13일 법조계에 따르면 A씨는 2025년 4월 28일부터 2026년 1월 20일까지 의무보험에 가입돼 있지 않은 승용차를 총 55회에 걸쳐 운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류봉근 부장판사는 "피고인이 의무보험에 가입돼 있지 않은 승용차를 운행한 횟수 및 반복성에 비춰 판시 각 범행의 죄질이 좋지 않다"며 "피고인은 과거 동종의 범죄를 저질러 처벌을 받았다"고 양형이유를 밝혔다.천안=하재원 기자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임직원들이 함께 즐기는 월드컵 임직원들이 함께 즐기는 월드컵

  • ‘더 빠르게 접근한다’…무인수난구조보드를 활용한 인명구조 ‘더 빠르게 접근한다’…무인수난구조보드를 활용한 인명구조

  • ‘건강한 치아를 위해’ ‘건강한 치아를 위해’

  • 북중미 월드컵 개막 D-2…‘어디서 응원하지?’ 북중미 월드컵 개막 D-2…‘어디서 응원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