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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갑선 명예기자 |
경로효친을 근간으로 하면 가족과 친족, 이웃 간의 연대 의식을 더욱 강하게 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지역사회와 나라에서 일어나는 여러 가지 심각한 사회 문제들을 예방할 수 있는 국민정신이기도 하다. 전통사회에서는 효도를 강조하고 노인들의 권위가 유지될 수 있는 사회적 체제가 형성되어 있었다. 따라서 젊은 사람들은 노인들의 삶의 경험과 지식을 인정하고 존경했으며 자녀들은 부모에 대한 효행은 꼭 지켜야 하는 덕목으로 강조되어왔다. 우리의 민족정신이자 얼의 하나인 경로효친사상은 다른 민족정신과 마찬가지로 우리 민족의 찬란한 역사 속에서 함께 해온 민족 고유의 얼이자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우리의 생활과 가장 밀접하게 상호작용하는 사상이다.
경로효친사상은 우리 조상들의 전통적인 삶의 모습을 잊지 않게 하기 위한 하나의 고려이며 평화로운 삶을 살도록 매개체 역할을 해주는 사상이다. 따라서 경로효친사상은 우리의 전통 윤리를 계승 발전시키고 현대사회에서 나타나기 쉬운 인간성 상실의 문제와 물질 만능주의. 그리고 이기주의 병폐를 막아낼 수 있는 정신적 방패이며 사회를 정화하고 윤기 있게 하는 원동력으로 중요하고 오늘날 우리의 가족 윤리를 제 정립하는데 필요한 윤리적 바탕이 되는 정신으로서 권장하여야 하겠다.
경로(敬老)는 '노인을 공경하라'는 뜻이며 효친(孝親)은 '자신의 어버이를 떠받들고 효도를 하라'는 뜻이다. 이에 둘을 합성하여 보면 경로효친의 뜻은 '자신의 어버이에게 효를 행하며, 이웃 노인에게도 효를 행하라'는 뜻으로 볼 수 있다. 이처럼 경로(敬老)와 효친(孝親)은 단지 공경하는 그 대상만이 다를 뿐이지, 넓은 의미로는 '모든 어른을 공경하며, 효를 행하라'는 뜻으로 해석하여 볼 수 있는 것이다.
우리 조상들은 효는 마땅한 하늘의 뜻이며, 지상의 가장 자연스러운 덕목으로 보았다. 즉 부모에 대한 공경은 사회로 확대되어 노인을 공경하는 경로정신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는 예로부터 동방예의지국으로 불려왔다. 사람들은 대개 자기 살기가 편안해야 예절을 지키는 경향이 있으나, 우리 민족은 어려운 가운데에서도 예의와 도덕을 지킬 줄 알고 남에게 양보하기를 좋아했다. 우리 민족에게 있어서 경로효친사상은 미풍과 양속을 일으키고 정착시키는 데 있어서 그 기준이 된다. 실제로 우리 민족이 전통적으로 지켜 오는 미풍과 양속은 모두 이 경로효친사상을 실천한 것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현대 산업사회가 수반한 핵가족화와 능률 위주의 사회 풍조는 우리의 전통인 경로효친사상이 점차 무시되고 퇴색되어 가고 있다는 건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나라의 참된 질서와 사회 정의는 경로효친사상에서 비롯된다고 하겠다.
경로효친사상은 구걸이나 강요로 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민족의 찬란한 역사 속에서 함께 해온 민족 고유의 얼이자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우리의 생활과 가장 밀접하게 상호작용하는 사상이다.
우리나라가 참된 평안을 원한다면 우리 민족의 고유의 문화인 경로효친사상을 권장하고 지키는 사회가 되기를 바란다. 우리나라가 진정 행복한 나라가 되기를 원한다면 모든 국민이 경로효친을 실천하여 노인이 행복한 나라 그래서 모든 국민이 행복한 나라가 되도록 하자.
/이갑선 명예기자 (대자연마을경로당 고문·도마동침례교회 장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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