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하추동]6·25일을 유엔군 참전 희생자 추모의 날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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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하추동]6·25일을 유엔군 참전 희생자 추모의 날로

김명숙/수필가

  • 승인 2024-06-25 17:18
  • 신문게재 2024-06-26 18면
  • 임병안 기자임병안 기자
김명숙 수필
김명숙/수필가
오월은 '사랑의 달'이라고 합니다. 또한 가정의 달이기도 하지요. 부모님과 자녀, 스승과 부부에 이르기까지 사랑과 감사함을 느끼며 마음을 표현하는 달이기도 합니다. 오월은 어린이날을 시작으로 어버이날, 스승의날, 21일 부부의날도 있습니다.

'낳실 제 괴로움 다 잊으시고 기르실 제 밤낮으로 애쓰는 마음 진 자리 마른 자리 갈아 뉘시며 손발이 다 닿도록 고생하시네.'

어릴적 부르던 어버이날 노래는 지금 들어도 마음에 잔잔한 감동을 불러일으킵니다. 어린이날이 되면 저희 가정은 엄마 아빠 손잡고 보문산으로 가서 케이블카를 타고 정상에 올라 탑 중앙에서 가족사진을 찍었습니다. 그리고 내려오는 길에 중화요리 집에 가 짜장면, 탕수육을 먹었던 기억이 새록새록 피어납니다. 최고의 어린이날 선물은 가족과 함께 즐거워했던 추억의 선물인 것 같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6월을 맞으며 UN군 참전용사 생각이 문득문득 떠 올라 그 가족 이야기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1950년 6월 25일, 김일성의 기습남침으로 우리나라가 풍전등화의 위기에 몰려 있을 때 미국을 비롯한 16개국 우방에서 군사력과 병원선(의료진 포함)을 보내 도와주었습니다. 6.25 전쟁에서 참전한 미군 장군의 아들의 숫자만도 무려 142명이나 되고 그중 실종자를 포함한 사상자의 숫자는 35명에 이른답니다. 거기에 대통령의 아들이나 일반 병사들의 죽음까지 합하면 사망자와 부상자, 실종자가 수만에 이른다고 합니다.

그중에 미국 제34대 아이젠하워 대통령의 아들인 존 아이젠하워 소령. 대통령 아들이라는 신분 때문에 신변을 우려해서 후방으로 전속을 명령받자, 존 소령은 "만에 하나 포로로 붙잡히게 되면 그 자리에서 자결하겠다"라고 하며 최전선을 지키겠다고 하였다 합니다. 그리고 그는 한국을 지키다가 장렬히 전사했습니다.

그래서 말입니다. 자식을 잃은 부모님의 아픈 마음을 '참척(慘慽)'의 아픔이라 하지요? '미아리 눈물 고개/ 님이 넘던 이별 고개/ 화약 연기 앞을 가려/ 눈 못 뜨고 헤매일 때/ 당신은 철사줄로 두 손 꽁꽁 묶인 채로/ 뒤돌아보고 또 돌아보고/ 맨발로 절며절며/ 끌려가신 이 고개여/ 한 많은 미아리 고개'

이 노래는 6·25전쟁 당시 미아리 고개를 넘어 북쪽의 포로가 돼 끌려가던 남편을 그리며 아내가 부른 노래입니다. 저 미아리 고개를 넘어 끌려가는 남편은 언제 돌아올지 기약이 없고, 아내는 그날이 언제일지 모르지만 제발 살아서 돌아오기만을 간절히 바랐겠지요.

생각해 보십시오. 우리 민족의 아픔도 그러했는데 이름도 모를 이국땅에서 젊은 아들을 잃은

부모님들의 마음은 어떠했을까요? 『세설신어(世說新語)』 「출면(黜免)」편에 나오는 이야기를 들어보실까요?

진(晉)나라 장수 환온(桓溫)이 촉(蜀)나라 땅을 공격하러 가는 길에 삼협(三峽)을 지나게 됐답니다. 그런데 부대 대오 중의 어떤 사람이 원숭이의 새끼를 잡아왔답니다. 그러자 어미 원숭이가 강 언덕을 따라 슬피 울며 1백여 리(里)를 왔는데도 떠나가지 않더니, 결국 배 위에 뛰어 올라와서는 새끼가 보는 앞에서 곧 숨을 거두고 말았다고 합니다. 이를 들은 환온은 대단히 화를 내며, 그 새끼 원숭이를 잡았던 부하를 군영에서 내쫓았다 합니다.

이제 6월입니다. 마침 6.25전쟁이 발발한 지 72주년이 되는 날이네요. 6월에는 우리의 호국 영령들을 추모하는 현충일이 있습니다. 6월 6일이지요.

대전시장님!

우리 대전에서만이라도 먼저 6월 25일을 유엔군 참전 희생자를 추모하는 날로 정해, 이날 이국땅에서 젊음을 산화한 이들을 추모한다면 이름도 들어보지 못했던 나라 한국에 와서 목숨을 잃은 유엔군 참전용사 가족들에게 얼마나 위로가 될까요? 젊은 아들의 죽음을 오히려 자랑으로 알아 우리나라와의 우의가 더욱 돈독해질 것입니다. 지금 우리나라는 이들의 희생으로 말미암아 도움을 받던 나라에서 도움을 주는 경제 대국으로 올라섰으니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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