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룡다문화]문틈 사이로 들려온 노래

  • 다문화신문
  • 계룡

[계룡다문화]문틈 사이로 들려온 노래

  • 승인 2024-12-17 17:30
  • 신문게재 2024-12-18 10면
  • 고영준 기자고영준 기자
"엄마, 뉴스 봤어요. 어떤 남자 배우가 자살했대요."

하교 후 딸이 집에 와서 말했다. 이런 뉴스를 들을 때마다 마음이 너무 아프다.

그날 저녁, 우리는 식사를 하며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너는 이 소식을 듣고 어떤 마음이 드니"라고 물었더니 딸은 "너무 안타까워요."라고 답했다.

그래서 내가 다시 물었다. "만약 네 친구가 우울해서 자살을 생각한다면, 넌 어떻게 할 것 같니" 딸은 곰곰이 생각하더니 말했다. "그 친구 옆에 많이 있어 주고, 우리 함께 그 노래를 들을 거예요"



그 노래.

아, 그 노래, 그 노래는 우리 가족이 가장 좋아하는 곡 중 하나다. 원래는 일본어 곡인데, 중국과 한국에서도 여러 가수들이 리메이크했다, 바로 *<僕が死のうと思ったのは / 내가 죽으려고 생각한 것은 / 我也曾想一了百了>*이다.



이 노래의 원곡자인 나카시마 미카(中島美嘉)는 귀 질환으로 인해 자신의 목소리를 들을 수 없게 되면서 더 이상 노래할 수 없다는 판정을 받았다.

그러나 2015년, 그녀는 고통과 방황을 겪은 후 콘서트에서 불안정한 목소리로 혼신을 다해 이 노래를 불렀다. 노래를 부르기 전, 나카시마 미카는 이렇게 말했다.

"누구에게나 고통스럽고 혼란스러운 순간이 있다, 이 곡은 나의 심정을 대변하는 곡이자, 모두의 마음을 대변하고자 부르는 곡이다" 그리고 이어서 관객에게 부탁했다.



"반드시 끝까지 들어달라."

왜 나카시마 미카는 끝까지 이 곡을 들어달라고 했을까.

가사에는 삶의 미세한 순간들이 담겨 있다. 부두에서 슬피 우는 갈매기, 생일에 피어난 살구꽃, 녹슨 아치형 다리, 버려진 자전거, 텅 빈 마음 등. 노래는 "내가 죽으려고 했던 것은"이라는 구절을 8번이나 반복한다. 이 표현은 고통, 억눌림, 절망감이 곡 전체를 짙게 감싸고 있음을 보여준다.

하지만 그렇게 반복된 후, 마지막에는 희망과 미약한 빛을 비추기 시작한다.

내가 죽으려고 했던 것은 부두에서 괭이갈매기가 울었기 때문이야

제멋대로 떠오르다 사라지는 파도처럼

과거도 그와 함께 쪼아먹고 날아가라

내가 죽으려고 했던 것은 생일에 살구꽃이 피었기 때문이야

나뭇잎 사이로 비치는 햇빛에 선잠이 들면

벌레의 껍질과 함께 흙이 될 수 있을까

내가 죽으려고 했던 것은 아직 당신을 만나지 않았기 때문이야

당신 같은 사람이 이 세상에 태어나

이 세상을 조금 더 좋아하게 되었어

당신 같은 사람이 살아가는 이 세상에

조금 더 기대해 볼게. 당리 명예기자 (중국)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천안아산범방, 제18회 청소년 풋살대회 성료
  2. 새마을금고 천안시이사장협의회, (재)천안시복지재단에 후원
  3. 천안법원, 고객 휴대폰 몰래 판 30대 남성 '징역 1년 6월'
  4. 천안시, '보라데이' 기념행사 개최
  5. 상명대, 충남반도체마이스터고와 조기취업형 계약학과 활성화 맞손
  1. 한기대, '다담 EMBA 최고경영자과정' 40기 힘찬 스타트
  2. [날씨]200년 빈도 폭우 쏟아진 서천…시간당 137㎜ 누적 248㎜
  3. 천안시, 천안흥타령춤축제 앞두고 '안심 방역' 총력
  4. 나사렛대 대학일자리플러스센터, 2025 충남지역혁신 프로젝트 채용박람회 참가
  5. 충청권 ‘노쇼 사기’ 올해만 464건·피해 67억원… 검거는 3명뿐

헤드라인 뉴스


`여가부` 세종시 이전 전면에...법무부는 어디로

'여가부' 세종시 이전 전면에...법무부는 어디로

해양수산부의 부산 이전 논란에 앞서 미완의 과제로 남겨진 '여성가족부(서울)와 법무부(과천)'의 세종시 이전. 2개 부처는 정부세종청사 업무 효율화 취지를 감안할 때, 2019년 행정안전부와 함께 동반 이전 필요성이 제기됐으나 이런저런 이유로 미뤄져 6년을 소요하고 있다. 해수부 이전이 2025년 12월까지 일사처리로 진행될 양상이나 여성가족부와 법무부 이전 여부는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이다. 더불어민주당과 새 정부의 입장도 애매모호하게 다가오고 있다. 2025년 6월 3일 대선 이전에는 '법무부와 여성가족부'의 동시 이전이 추진되던..

대전.충남 행정통합 특별법 발의 코앞… 여야 정부 공감대 `안갯속`
대전.충남 행정통합 특별법 발의 코앞… 여야 정부 공감대 '안갯속'

내년 출범을 목표로 추진 중인 대전·충남 행정통합을 위한 특별법안이 빠르면 이번 주 국회에 제출된다. 두 시·도는 실질적인 지방정부 구현을 강조하며 통합에 속도 내고 있는 가운데 특별법 국회 통과를 위한 여야와 정부의 공감대를 얻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7일 대전시와 충남도에 따르면 이달 중 국민의힘 성일종 의원(서산태안)이 '대전·충남 행정통합 특별법'을 대표 발의할 예정이다. 시·도와 성일종 의원실은 현재 여야 의원 50명 이상을 공동 발의자로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실제 대전시는 지역 국회의원들과 만남을 통해 행정통합 추진을 위..

`노조파업 전성시대 열리나` 커지는 우려감
'노조파업 전성시대 열리나' 커지는 우려감

노란봉투법 통과 이후 자동차와 조선업 분야에서 노조 파업이 잇따르면서 '노조 파업 전성시대'가 열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정부는 이러한 연관성을 부정하며 긴급 진화에 나섰지만, 지역 경영계는 법 통과가 노조파업의 도화선이 됐다고 보고 있다. 현대자동차와 한국GM, HD현대중공업·HD현대미포·HD현대삼호 등 국내 주요 자동차·조선업 노조는 기본급 인상과 정년 연장을 요구하며 줄줄이 파업을 선언했다. 노사 갈등이 연쇄적으로 폭발하는 양상이다. 이에 고용노동부는 지난 4일 설명회를 열고 "이번 파업은 임단협 과정에서 임금·..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물에 잠긴 도로 달리는 차량들 물에 잠긴 도로 달리는 차량들

  • 맨발로 느끼는 힐링 오감 축제…‘해변을 맨발로 걸어요’ 맨발로 느끼는 힐링 오감 축제…‘해변을 맨발로 걸어요’

  • 대전 동구 원도심에 둥지 튼 대전일자리경제진흥원 대전 동구 원도심에 둥지 튼 대전일자리경제진흥원

  • ‘대전 병입 수돗물 싣고 강릉으로 떠납니다’ ‘대전 병입 수돗물 싣고 강릉으로 떠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