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대전부청사 지역가치 혁신가 위한 무대로" 복원 후 활용 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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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대전부청사 지역가치 혁신가 위한 무대로" 복원 후 활용 제안

도코모모코리아 대전시민대학 별관서 세미나

  • 승인 2025-05-03 11:43
  • 임병안 기자임병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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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코모모코리아가 5월 2일 옛 충남도청의 대전시민대학 별관에서 대전공회당이면서 대전부청사로 사용된 근대건축물의 활용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사진=임병안 기자)
조선에 상주한 일본인들의 커뮤니티 공간으로 짓기 시작해 1937년 준공한 대전공회당의 활용방안을 논의하는 세미나에서 로컬 크리에이터의 데뷔 무대로서 가치가 깜짝 주목받았다. 다만, 준공 후 대전법원과 대전부청사로 변용되어 사용되면서 실제로 공회당으로 쓰인 역사가 얼마나 있는지 궁금하다는 의견과 함께 근대건축물의 가치가 시민들에게 스며들 수 있도록 긴 호흡으로 다가가야 한다는 충고도 제시됐다.

▲근현대건축 주목받는 대전

(사)도코모모코리아(회장 김기수 동아대 건축학과 교수)는 5월 2일 오후 2시부터 옛 충남도청의 대전시민대학 별관에서 '첫 대전시청사의 보존가치와 활용'을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했다. 도코모모코리아는 근대건축문화를 기록하고 보존하는 일을 돕고자 건축가와 교수, 행정가·시민 등으로 구성된 국제단체다. 김정동 목원대 건축학부가 명예교수가 도코모모코리아 2003년 창립 당시 초대회장을 맡았을 정도로 대전과 인연 깊고, 역사와 당대 시민들의 문화가 깃든 국내 근현대 건축물의 가치를 재조명하는 붐을 다시 일으키고자 이날 대전에서 국제세미나를 개최했다. 도코모모코리아 참여자들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세미나 주제인 중앙로네거리의 대전공회당이면서 첫 대전부청사를 관람하고 마찬가지로 복원사업 중인 옛 충남경찰청 상무관(무덕전·1933년)을 견학했다. 대전공회당은 충남산업장려관과 겸해 1937년 준공해 대전부청사의 관공서로 쓰이다 6·25휴전 후에는 대전시청사로 사용됐으며, 민간에 매각됐던 건물을 대전시가 2024년 342억원에 매입했다. 지금은 내부 인테리어 가설재를 떼어내고 안전진단과 동시에 원형으로 복원 중으로 향후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 논의가 한참 이뤄지고 있다.

이상희 목원대 교수(도코모모코리아 이사)는 "대전공회당이면서 대전부청사로 사용된 건물은 1972년께 민간인의 소유로 매각되면서 2023년까지 주상복합주택을 지을 계획으로 철거될 운명에서 극적으로 보존하는 것으로 전환되었다"라며 "근대건축물의 보전에 대한 제도적 기반은 마련되었는데 이를 장차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아직 정립되지 않았고 고민되는 시점에 관련 세미나를 갖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지역의 가치를 자원으로 하는 혁신가들

이날 홍순연 (주)로컬바이로컬 대표는 일본 오사카시 중앙공회당(1918년)을 공연장과 회의실로 사용하면서 시민들에게 정작 주목받는 것은 그 안에 레스토랑의 메뉴 오므라이스이듯 이곳을 이용하게 될 시민들 입장에서 활용방안을 고민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그는 덴마크 코펜하겐에 있는 사회혁신가들의 공유주택인 네스트(NEST) 사례를 소개하며, 역사문화 자원을 활용한 관계 맺기와 가치창출을 제시했다. 홍순연 대표는 "대전에서도 지역의 가치를 혁신적인 아이디어로 전환해 기업 활동하는 로컬 크리에이터들이 있고 그들은 이미 대전을 기반으로 세계에 대전브랜드의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을 시도하고 있다"라며 "충남산업장려관으로 사용되었던 대전공회당이 지역 혁신가들이 모이는 거점이 되어준다면 로컬콘텐츠가 되면서 가능성을 실천하는 장소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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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교토 모던건축제를 이끌고 있는 가즈토 가사하라 교토공예섬유대학 교수가 5월 2일 옛 충남도청의 대전시민대학 별관에서 개최한 세미나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임병안 기자)
이어 가즈토 가사하라 일본 교토공예섬유대학 교수는 '교토와 고베의 모던(Modern)건축제'라는 주제로 근대건축물을 활용한 시민참여 축제를 소개했다. 교토 모던 건축제는 관람권을 구입한 참여자들이 지역 내 여러 근대건축물을 방문해 즐기는 프로그램으로 2022년부터 민간주도로 시작됐다. 교토국립박물관과 교토시 무도센터, 91년 역사의 교세라미술관의 건축물에 입장해 모던 건축물을 즐기는 것으로 그가 추진 위원장을 맡고 있다. 이런 교토모던건축제에 참여한 시민들은 평균 11개의 근대건축물에 입장해 관람했고, 지난해 열흘간 축제 기간에 4만 여명이 참여했다고 밝혔다.

가즈토 가사하라 교수는 "근현대건축물에 대해 시민들의 관심이 예상보다 많고 실제로 다른 지역에서 찾아오는 관광 역할까지 충분히 이뤄져 지역경제에도 분명히 도움이 되었다"라며 "근현대건축물을 보러 찾아오고 가치를 존중하는 관람객들을 보면서 건축물의 민간 소유자들은 그 건축물을 보전하려는 마음도 커지고 결국 근대건축을 지키려는 도시의 노력에도 도움이 된다"라고 조언했다.

이날 발표에서는 '철근콘크리트 건축유산의 수명과 보수'라는 주제도 논의됐는데, 문화유산으로 점차 보존가치가 커지는 근대 철근콘크리트 건축물을 어떻게 유지·보수할 것인가 제시됐다. 안재철 (주)상지건축 부설연구소본부장은 "철근콘크리트조 문화유산 건축물 중 대규모 수리와 수복의 예는 많지 않으나 가까운 장래에 우리가 당면할 중요한 과제가 될 것으로 일본에서는 이미 유네스코 군함도의 보강계획이 오래전부터 시행돼 그 한 분야에 대한 연구가 상당히 이뤄졌다"라며 "철골콘크리트의 재료적 성능 회복을 연구하는 연구자가 국내에 거의 없고, 이 같은 분야에 정부 차원의 관심이 요구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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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중구 중앙로네거리에 위치한 대전공회당 건물의 3층 모습. 대전부청사를 거쳐 대전시청 건물로 사용된 이 건물은 대전시의 매입을 통해 원형으로 복원되고 있다.
이어진 토론에서는 복원 과정의 대전공회당이 시민들이 회합하는 공적인 장소로 얼마나 쓰였는지 정확한 파악이 우선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남용협 국가문화유산전문위원(이소건축사사무소 연구소장)은 "집회문화시설이 턱없이 부족하던 때 공적자금으로 굉장히 공들여 짓는 도시를 대표하는 공공 문화시설이 공회당"이라며 "대전공회당은 공회당으로 지어졌으나 대전법원 임시청사로 쓰이고, 대전부청사 그리고 충남상공경제회 등으로 변경되어 사용되면서 정작 3층의 공회당이 목적대로 공회당으로 얼마나 사용되었는지 파악돼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어 가즈토 가사하라 교수는 "건축이라는 것을 통해 지역사회와 깊고 넓게 관계를 맺는 게 중요한데 대전공회당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 고민에 앞서 시민들에게 서서히 스며들게 해야 한다고 권하고 싶다"고 의견을 밝혔다.

이날 주제발표에서 고윤수 대전시 학계연구관은 대전공회당이 준공된 해에 함흥공회당 역시 문을 열었는데 두 공회당에 캐노피부터 규모, 외관이 상당히 비슷한 것을 미루어 대전공회당 설계 역시 함흥공회당을 설계한 사사 게이치(笹慶一)이었을 것으로 추정했다. 대전 선화동에 있는 옛 충남도청사 설계 역시 조선총독부 건축과 소속의 이와스키 센지(岩槻善之)가 시작해 사사 게이이치가 완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전공회당이면서 충남도산업장려관으로 1937년 준공해 1938년 대전지방법원 임시청사, 1942년 대전부청사를 거쳐 1942년부터 1962년까지 대전시청사로 사용된 건물에 대해 2024년 3월 문화유산등록 예고를 마치고 지금은 원형복원과 함께 정밀안전진단을 진행 중이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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