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화수목 달빛걷기] 우산 속 발걸음 갑천변 물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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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화수목 달빛걷기] 우산 속 발걸음 갑천변 물들였다

10일 오후 대전달빛걷기대회 개최 현장 르포
2500명 참가…가족, 친구와 갑천변 따라 걸어

  • 승인 2025-05-11 15:35
  • 신문게재 2025-05-12 8면
  • 정바름 기자정바름 기자
걷기대회
대전달빛걷기대회가 열린 10일 본격적인 걷기 시작 전 참가 가족이 함께 사진을 찍고 있는 모습 (사진=정바름 기자)
"비가 와도 괜찮아요. 어차피 걷는 거니까요." 10일 오후 5시 30분께 우중 속 걷기대회 현장에서 만난 윤지은(37)씨는 운동화 끈을 고쳐맨 뒤 동료들과 완주 의지를 밝혔다.

이날은 중도일보가 주관하고 대전시와 대전시체육회가 공동 주최하는 '제14회 월화수목(月花水木) 대전달빛걷기대회'가 열린 날. 구름이 달을 가린 궂은 날씨에도 2500명의 참가자가 우산과 우비를 쓰고 출발지점인 엑스포시민광장에 모였다.

본격적인 걷기에 앞서 참가자들은 간단한 준비운동으로 몸을 풀었다. 무대 위 체조 강사의 동작을 따라 팔을 돌리고 가볍게 제자리걸음을 하며 몸을 예열했다. 준비운동은 짧았지만, 모두의 마음을 하나로 모으는 데는 충분했다. "이렇게라도 몸을 데워야 덜 춥다"라며 열심히 몸을 흔드는 참가자와 친구의 희한한 몸짓에 웃기다는 듯 박장대소하는 이도 보였다. 참가자들은 응원하기 위해 대회 시작 전 무대 위로 오른 소프라노와 초등생 트로트 신동의 열정적인 공연에 맞춰 손뼉을 치고, 주관사가 준비한 따끈한 팝콘 냄새에 이끌려 에너지를 보충하기도 했다. 병아리색 우비를 챙겨입은 손민준(10)군은 "오랜만에 아빠와 나와 재밌을 거 같다"며 제자리에서 폴짝 뛰며 기대감을 감추지 못했다.

걷기대회 2
대전달빛걷기대회가 열린 10일 참가자들이 출발 신호를 기다리고 있는 모습(사진=정바름 기자)
오후 7시 출발을 알리는 신호가 울리자 빗소리와 사람들의 발소리가 잔잔히 뒤섞였다. 대전엑스포시민광장에서 시작해 유성구청 앞 반환점까지 갑천 변을 따라 걸어 돌아오는 7㎞ 코스였다. 구름 뒤에 숨어버린 달 대신 참가자들의 우산이 길을 밝혔고 형형색색 비닐 우비 행렬이 이어졌다. 엑스포 다리를 지나자 주변 야경에 반한, 한 참가자는 휴대폰으로 친구와 인증샷을 찍었다. 누군가는 잔잔한 갑천을 바라보며 말없이 서 있었다. 양옆 부모님의 손을 맞잡은 어린아이는 격려에 힘입어 더 씩씩하게 걸었다. 사람처럼 참가자 번호표를 달고 주인과 비에 젖은 풀 내음을 맡으며 조용히 걷고 있는 반려동물의 모습도 눈에 띄었다. 우산 아래 함께 숨을 고르며 걷는 이들은 어느새 같은 풍경을 공유하고 있었다.



광장으로 돌아올 때쯤 참가자들의 얼굴엔 피곤함보다는 뿌듯함이 엿보였다. 이지곤(51)씨는 젖은 우산을 접으며 "달빛은 못 봤지만, 사람들 틈에서 걸었던 이 시간이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다"며 "다음에도 가족들과 또 참가할 것"이라고 웃으며 말했다.

한편, 이날 걷기대회에는 유영돈 중도일보 사장을 비롯해 이장우 대전시장, 설동호 대전교육감, 박희조 동구청장, 김제선 중구청장, 서철모 서구청장, 정용래 유성구청장 등 지역 인사도 참석했다. 참가자들과 같이 준비 운동을 하며 완주를 응원했다.


정바름 기자 niya15@

걷기대회 3
대전달빛걷기대회가 열린 10일 참가자들이 7km 코스 완주를 위해 걷고 있는 모습 (사진=정바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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