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오디세이] AI를 잘 활용하는 신인류가 되어야

  • 오피니언
  • 시사오디세이

[시사오디세이] AI를 잘 활용하는 신인류가 되어야

양성광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장

  • 승인 2025-05-12 10:13
  • 수정 2025-05-12 10:26
  • 신문게재 2025-05-13 18면
  • 심효준 기자심효준 기자
양성광 원장
양성광 원장
1950년 영국의 수학자 앨런 튜링은 '기계가 생각할 수 있는가?'라는 대중의 의문을 판단하는 기준으로 '튜링 테스트'를 제안했다. 이 테스트에서는 인간 평가자가 AI 및 인간과 대화하며 AI와 인간을 구별할 수 없으면 AI가 테스트를 통과한 것으로 간주한다.

그리고 75년이 흐른 2025년 3월, 미국 캘리포니아 샌디에이고 대학의 연구진은 AI 모델, GPT-4.5가 튜링 테스트를 통과했다고 발표했다. 이 실험에서 참가자들은 인간 및 AI 모델과 각각 5분간 대화를 나눈 후 어느 쪽이 인간인지를 평가했는데, GPT-4.5는 73%의 확률로 인간이라 평가되었다. 이는 실제 인간 참가자보다도 높은 수치이다. 이 실험 결과는 AI가 단순한 언어 생성 능력을 넘어, 인간의 사회적 상호작용 방식까지 모방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그러나, 튜링 테스트는 언어 기반 인간 유사성으로 지능의 일부 측면만을 평가하므로 이 테스트를 통과했다고 인간 수준의 지능과 의식을 갖췄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렇다면 사람 수준의 지능, 즉 인간처럼 폭넓은 지식과 상황에 맞는 판단력을 갖춘 범용 인공지능(AGI)은 어떤 특징이 있을까? 전문가들은 '언어, 시각, 수학, 사회적 상호작용 등 다양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범용성과 새로운 환경에서도 스스로 학습하고 적응하는 자기 학습 능력, 맥락을 이해해 논리적으로 추론하는 능력, 스스로 목표를 세우고 실행하는 능력'을 갖춘 인공지능을 AGI로 정의한다.

AI가 단순히 정보를 처리하는 수준을 넘어 자율적으로 사고하고 행동할 수 있는 AGI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AI와 로봇의 결합이 중요하다. 전문가들은 AGI의 발전이 결국 신체를 가진 AI로 귀결될 것이라 보고 있다. 그러나, 언어, 시각 인식, 추론 등 소프트웨어 중심으로 급속히 발전하고 있는 AI에 비해 로봇은 아직 운동제어, 감지 센서, 에너지 효율성 등 물리적 한계가 많다. 신체를 지닌 AGI의 도래 시기에 대해서는 전문가들 사이에 다양한 예측이 존재한다. 낙관적인 전문가들은 2030년대 초까지는 이러한 AGI가 실현될 수 있다고 예측한다. 중립적이거나 회의적인 전문가들은 AGI의 실현에 10년~수십 년이 걸릴 것으로 예측한다.



이렇듯 AGI 구현에는 다소 시간이 걸리겠지만, 생성형 AI는 2022년 11월 챗GPT 출시를 계기로 다양한 AI 모델이 텍스트, 이미지, 음성, 영상까지 생성하며 사람과 AI의 경계를 허물고 있다. AI는 유전자 염기서열 분석 등 여러 혁신기술과 통합돼 다양한 분야에서 거대한 약진이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나고 있다. 2025년 1월 다보스 포럼은 이러한 현실을 반영해 '지금은 AI를 기반으로 한 지능화 시대(intelligent Age)'라고 정의했다.

한편, 인류 문명사에서 불과 도구를 먼저 사용한 집단은 그렇지 못한 집단보다 생존과 번식에서 압도적인 이점을 가졌다. 'AI 지능화 시대'에서 인공지능은 인류 진화에서 불과 도구가 했던 역할보다 더 결정적일 것이 분명하다. 불과 도구는 수백만 년에 걸쳐 서서히 인류의 삶 속으로 들어왔으나, AI는 급격하게 사람들의 일상으로 스며들고 있어서 더 빨리 활용해야 생존할 수 있다.

지금 판교는 생성형 AI 활용 코딩 도구의 확산으로 코딩 개발자의 고용 쇼크가 일어나 떨고 있다고 한다. AI 기술은 이제 특정 기업이나 전문가의 전유물을 넘어 사회 전반의 인프라스트럭처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AI는 단순한 자동화 도구가 아니라 지식, 판단, 창의성, 협업 능력의 증강 도구이다. 앞으로는 AI에게 자기 뜻을 정확하게 지시하는 AI 활용 역량이 가장 중요한 세상이 될 것이다. 개인은 AI 작동법을 이해하고 원하는 일을 AI에 시킬 수 있어야 경쟁력이 생긴다. 기업과 연구기관은 AI를 먼저 도입해야 업무 속도와 정밀도에서 압도적 우위를 차지하고, 의사결정과 혁신 속도가 가속화되어 비용 절감과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 AI로 무장한 신인류와 힘들게 싸우려 하기보다는 AI를 더 빨리 활용해 우리가 신인류로 진화하자. /양성광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장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의정부1동 입체주차장 운영 중단
  2. 파주시, ‘마장호수 휴 캠핑장’ 운영 재개
  3. 천안 삼은1번가 골목형상점가, '길거리 오픈축제' 개최
  4. 2025 K-축제의 세계화 원년...날아오른 국내 축제는
  5. 충남도의회 "학교급식 종사자 체계적 검진 지원"
  1. [기획] ㈜아라 성공적인 글로벌화 "충남경제진흥원 글로벌강소기업1000+ 덕분"
  2. 대전 특성화고 지원자 100% 넘었다… 협약형 특성화고 효과 톡톡
  3. [사설] 특성화고 '인기', 교육 내실화 이어지나
  4. 청설모의 겨울나기 준비
  5. "대전하천 홍수량 5~8% 늘어"vs"3년 만에 과도한 상향 아닌가" 갈등

헤드라인 뉴스


"트램·공공어린이 재활병원 국비 대거확보" 대전시 현안 탄력

"트램·공공어린이 재활병원 국비 대거확보" 대전시 현안 탄력

대전시가 이재명 정부의 2026년도 예산안에서 트램 등 핵심 사업에 필요한 국비를 대거 확보하면서 주요 현안 추진에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이장우 대전시장은 2일 확대간부회의에서 "트램을 비롯해 공공어린이재활병원, 웹툰클러스터 예산이 상당 부분 반영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여야가 내년도 예산안 처리 법정시한 마지막 날인 이날 4조 3000억원을 감액하고, 감액 범위 내에서 증액해 정부안인 728조 원 규모로 전격 합의한 것과 관련해 언급한 것이다. 재선 국회의원 출신 광역단체장인 이 시장은 주요 현안 예산 반영 여부를 여의도..

원·달러 환율 1460원대 중후반 고착화… 지역 수출기업들 `발동동`
원·달러 환율 1460원대 중후반 고착화… 지역 수출기업들 '발동동'

#. 대전에서 수출기업을 운영하는 A 대표는 매일 아침 눈을 뜨면 가장 먼저 원·달러 환율을 확인하는 것이 일상이 됐다. 환율이 10~20원만 변동해도 회사의 수익 구조가 즉각적으로 갈리기 때문이다. A대표는 "원자재 대금 결제에 적용되는 환율이 중요하다 보니 낮과 밤을 가리지 않고 수시로 환율을 확인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라며 "환율 변동성이 커지면서 기업 경영의 부담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원·달러 환율이 1460원대 중후반에서 움직이면서 지역 수출기업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원자재를 사들여 수출하는 구조를 가..

李 “숨겨진 내란 어둠 밝혀 진정 정의로운 국민통합 문 열어야”
李 “숨겨진 내란 어둠 밝혀 진정 정의로운 국민통합 문 열어야”

이재명 대통령은 2일 “곳곳에 숨겨진 내란의 어둠을 온전히 밝혀내서 진정으로 정의로운 국민 통합의 문을 활짝 열어야 한다”고 밝혔다. 12·3 비상계엄 1년을 앞두고 이날 오전 대통령실에서 열린 제52차 국무회의에서다. 이 대통령은 모두 발언을 통해 “지난해 12월 3일 우리 국민들이 피로써 쟁취해 왔던 민주주의, 그리고 헌법 질서가 중대한 위기를 맞았다”며 “그렇지만 국민의 집단 지성이 빚어낸 빛의 혁명이 내란의 밤 어둠을 몰아내고 대한민국 민주주의가 다시 환하게 빛나는 새벽을 열었다”고 말했다. 또 “그렇게 위대한 빛의 혁명으로..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고사리 손으로 ‘쏙’…구세군 자선냄비 모금 시작 고사리 손으로 ‘쏙’…구세군 자선냄비 모금 시작

  • 대전도시철도 1호선 식장산역 착공…첫 지상 역사 대전도시철도 1호선 식장산역 착공…첫 지상 역사

  • 대전서 개최된 전 세계 미용인의 축제 대전서 개최된 전 세계 미용인의 축제

  • 청설모의 겨울나기 준비 청설모의 겨울나기 준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