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하추동]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출발점, 기후변화 상황지도

  • 오피니언
  • 춘하추동

[춘하추동]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출발점, 기후변화 상황지도

기상청장 이미선

  • 승인 2025-10-28 17:33
  • 신문게재 2025-10-29 18면
  • 임병안 기자임병안 기자
[붙임 3] 기고문_이미선 기상청장 사진 (2)
이미선 기상청장
시인 김수영은 "풀이 바람보다 먼저 눕고, 바람보다 먼저 일어난다."라고 노래했다. 이는 거센 바람 앞에서 꺾이지 않고 다시 일어나는 자연의 회복력을 보여준다. 그러나 오늘날 우리가 맞닥뜨린 기후위기의 바람은 더 이상 자연의 생명력만으로는 감당하기 어렵다. 인류의 무분별한 개발과 과도한 온실가스 배출로 지구의 회복력은 한계에 다다르고 있다. 이제는 자연이 스스로 회복하기를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우리 인간의 책임 있는 행동으로 그 회복을 도와야 할 때이다.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 '완화'와 '적응'이 있다. 완화는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여 기후변화를 늦추는 노력을 말한다. 재생에너지 확대, 탄소중립 교통수단 도입, 에너지 효율화와 같은 정책과 실천이 여기에 포함된다. 적응은 이미 진행 중인 기후변화의 영향을 줄이고, 새로운 환경에 맞게 사회·경제 구조를 조정하는 일이다. 폭염 속에서 그늘막과 무더위 쉼터를 확충하고 집중호우에 대비해 하천관리와 배수시설을 강화하며, 기후변화에 강한 작물을 재배하는 것이 그 예이다.

완화와 적응은 둘 중 하나가 선택되어야 하는 것이 아닌 동반되어야 할 과제이다. 어느 하나만으로 기후위기의 파고를 막을 수는 없다. 우리는 변화를 늦추는 동시에 이미 나타나고 있는 피해를 줄여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기후위기의 현주소를 정확히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

기상청이 개발한 '기후변화 상황지도'가 바로 그 출발점이 될 수 있다. 기후변화 상황지도는 우리나라 전역에서 기온, 강수량, 폭염과 같은 기후변화 지표가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를 시각적으로 보여주는 지도이다. 어느 지역에서 기온이 얼마나 상승했는지와 기후변화 시나리오별로 얼마나 상승할지를 보여준다. 또한, 부문별 방재·안전 기준에 따른 극한기후지표(확률강우량, 재현빈도 등)도 한눈에 확인할 수 있도록 제공한다.

기후변화 상황지도는 과학적 관측자료와 기후모델 분석을 토대로 만들어진 것으로, 기후위기의 현재와 미래를 동시에 보여주는 '진단서'이자 '나침반'이다. 이를 통해 중앙정부와 지자체는 지역별 취약성을 고려한 맞춤형 정책을 수립할 수 있고, 기업은 기후리스크를 관리하며 지속가능한 투자를 설계할 수 있다. 무엇보다 국민 개개인은 자신이 살고 있는 지역이 어떤 위험에 놓여 있는지를 확인하고, 일상에서 어떤 대비가 필요한지 점검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기후변화 상황지도에 특정 지역이 폭염 발생이 잦아지는 곳으로 나타난다면, 지자체는 해당 지역에 무더위 쉼터와 의료 인프라 확충을 우선적으로 추진할 수 있다. 집중호우 위험이 큰 지역이라면 지도를 근거로 배수시설 보강이나 주거지 이전 같은 장기적 대비책을 세울 수 있다. 이렇게 기후변화 상황지도는 과학적 근거를 국민의 눈높이에 맞게 제공하는 기후위기 대응의 출발점이 된다.

세계기상기구(WMO)와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는 보고서를 통해 향후 수십 년이 인류의 기후 미래를 좌우할 '결정적 시기'라고 계속해서 경고하고 있다. 기후변화 상황지도는 이러한 경고를 우리의 현실에 맞게 보여주는 도구이다. 이를 통해 모두가 기후위기를 체감하고 일상 속 작은 실천을 해 나간다면, 거대한 변화의 흐름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기후위기는 더 이상 미래 세대의 과제가 아니라 지금 우리의 현실이다. 기후변화 상황지도는 현재의 위기를 있는 그대로 보여주고, 우리가 어떤 길을 선택해야 하는지 분명히 알려주는 길잡이가 될 것이다. 하지만 길을 가르쳐 준다고 해서 자동으로 목적지에 도착하는 것은 아니다.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의 자발적인 참여와 사회 전반의 결단이 함께해야 한다.

기후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모두가 지혜와 힘을 모아야 할 때이다. 기상청은 그 중심에서 과학적 근거를 기반으로 기후변화 상황지도를 고도화하고, 정부·지자체·기업·시민사회가 함께할 수 있는 협력의 장을 넓혀갈 것이다. 아울러, 국제사회와의 공조 속에서 기후위기 대응을 선도하며,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든든한 방파제 역할을 할 것이다. /이미선 기상청장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민주당 '세종시의원 후보' 확정 연기… 집현동서 제동
  2. '행정수도특별법' 미래 불투명… 김종민 의원 역할론 중요
  3. 이준석 "세종 행정수도 압도적 완성"…하헌휘 시장 후보 지원사격
  4. 이장우 대전시장 "저의 4년과 상대후보의 4년을 비교해 달라"
  5. 신보-하나은행-HD건설기계, '동반성장 지원 업무협약' 체결
  1. 중도일보·제이피에너지, 충청권 태양광발전 공동개발 '맞손'
  2. 갤러리아 센터시티, 대규모 리뉴얼 진행...신규 브랜드 입점·체험 콘텐츠 강화
  3. 대전 동·서부 초등학생 '민주주의' 몸소 느끼는 '학생의회' 활동 시작
  4. 대한노인회 천안시지회 위례·통정한마음봉사단, 에너지 절약 캠페인 전개
  5. 대전 올해 개별공시지가 1년 새 2.20% 올라

헤드라인 뉴스


대전 유성고속터미널 인근 배달 핫플레이스... 월 7000건 이상 주문으로 `활발`

대전 유성고속터미널 인근 배달 핫플레이스... 월 7000건 이상 주문으로 '활발'

코로나 19시기를 겪으면서 음식 배달업은 생활형 소비 인프라로 생활 속에 밀접하게 닿아있다. 식당을 차리는 것보다 초기 창업비용이 적게 발생하고, 홀 서빙 등에 대한 직원 인건비 등도 줄다 보니 배달업에 관한 관심도 커진다. 주문량이 많은 곳에서 창업해야 매출도 뒤따르는 만큼 지역 선점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이에 빅데이터가 분석한 대전 배달 상권 핫플레이스를 분석해봤다.1일 소상공인 365에 따르면 대전 배달 핫플레이스는 유성구 온천2동 '유성고속터미널' 인근이다. 배달 핫플레이스란 배달 주문량이 기타 상권 대비 높은 장소를 뜻..

세종 관광콘텐츠 전국 박람회 노크… `미식 관광` 뜬다
세종 관광콘텐츠 전국 박람회 노크… '미식 관광' 뜬다

세종지역의 맛집, 명소 등 다채로운 관광콘텐츠가 박람회 열풍을 타고 전국에 알려지고 있다. 단순 관광자원 홍보를 넘어 맛을 겸비한 미식 관광으로 차별화하면서, 새로운 관광지도를 창출할 것이란 기대감을 낳고 있다. 세종시문화관광재단은 국내 관광·여행 산업 흐름을 한눈에 볼 수 있는 '2026 올댓트래블'에 참가해 관광과 미식을 결합한 체험 중심 프로그램을 통해 관람객과의 접점을 넓힌다. 같은 시기 한국수목원정원관리원 역시 '2026 고양국제꽃박람회'에서 도시환경에 적합한 국내 육성품종과 자생식물의 가치를 알리는 데 앞장선다. 세종시문..

AI로 되살린 초대 학장…목원대 개교 72주년 ‘초심’을 말하다
AI로 되살린 초대 학장…목원대 개교 72주년 ‘초심’을 말하다

목원대가 개교 72주년 기념식에서 현직 총장의 기념사 대신 인공지능(AI) 기술로 구현한 초대 학장의 메시지를 전했다. 전쟁 직후 대학을 세운 첫 세대의 교육 철학을 오늘의 기술로 다시 불러내며 대학 교육의 본질을 되묻는 형식이었다. 빠르게 변하는 기술 환경 속에서 대학이 무엇을 지켜야 하는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준 장면이기도 했다. 목원대는 30일 오전 11시 대학 채플에서 개교 72주년 기념식을 열었다. 이날 기념식에서 구성원들은 '진리·사랑·봉사'의 건학이념을 바탕으로 대학의 미래 경쟁력을 높이고 지역사회와 함께 성장하는 대학으로..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첫 법정 공휴일 된 노동절…차분히 즐기는 휴일 첫 법정 공휴일 된 노동절…차분히 즐기는 휴일

  • 기자간담회 갖는 이장우 대전시장…오늘 예비후보 등록 예정 기자간담회 갖는 이장우 대전시장…오늘 예비후보 등록 예정

  • 때 이른 더위에 장미꽃 ‘활짝’ 때 이른 더위에 장미꽃 ‘활짝’

  • ‘우회전 시 일시정지 꼭 해주세요’ ‘우회전 시 일시정지 꼭 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