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국에서] '불패' 부동산 시장이 만든 양극화

  • 오피니언
  • 편집국에서

[편집국에서] '불패' 부동산 시장이 만든 양극화

조훈희 경제부 차장

  • 승인 2026-01-27 10:28
  • 수정 2026-01-27 15:41
  • 신문게재 2026-01-28 18면
  • 조훈희 기자조훈희 기자
여권사진 조훈희
조훈희 경제부 차장
#1. '서울 불패'. 서울 집값이 최근 50주 간 상승세를 이어갔다. 1년이 52주인데, 1년 내내 집값이 올랐다는 얘기다. 정부의 세 차례 부동산 대책 발표에도 서울 아파트 가격은 보란 듯이 뛰어올랐다. 서울 집값은 지난해 전국 집값을 이끌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1월 셋째 주(19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0.21%) 대비 0.29% 올랐다. 한국부동산원 관계자는 "서울은 재건축 추진 단지·신축·대단지 등 선호단지 중심으로 매수 문의가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 시가총액도 1832조 3154억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1년 전(1624조 4016억원) 대비 207조 9138억원 급증했다. 서울 신축 아파트 위주로 수요가 몰리면서 그 영향으로 구축 아파트까지 올랐다.

#2. 어느 학교에나 우등생과 열등생이 있는 것처럼, 서울과 같은 흐름을 대전에서는 둔산이 맡고 있다. 대전의 상징적인 계획도시이자 대전의 강남으로 불리는 곳이다. 최근엔 노후계획도시정비 기본계획이 공개와 함께 재건축 열풍이 불면서 선도지구인 둔산권으로만 시선이 쏠린다. 부동산을 돌다 보면, 둔산 이야기뿐이다. 모든 투자 수요를 빨아들이는 '블랙홀'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 지 오래다. 둔산지구 재건축을 추진하는 아파트 단지마다 건설사들의 현수막이 몰려 있는 것은 물론, 아파트단지마다 주민 동의율을 위한 작업에 앞다퉈 나서고 있다. 이미 거래량도 쏠린다. 부동산 정보업체 아실에 따르면 지난달 서구의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547건으로, 전년 동월(413건) 대비 10.7% 증가했다. 도안이나 인근 재개발 지역 관계자들도 둔산 쏠림에 대한 우려를 경계하고 있다.

부동산 시장에서 양극화는 고질적인 문제다. 지난달 서울의 5분위 아파트 평균 가격은 34억 3849만 원으로, 대전의 5분위 평균값(7억 977만 원)보다 4.84배 높았다. 시선을 좁혀 대전을 봐도 상황은 비슷하다. 대전 집값은 전반적으로 하락했지만, 둔산은 수요가 몰리고 있다. 반면, 그 외 자치구에선 미분양이 꾸준하다.

양극화는 앞으로도 더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에 읽은 '부동산은 어떻게 권력이 되었나'라는 책에서 저자 마이크 버드는 "지금까지 토지의 덫을 피한 나라는 거의 없었다. 그리고 그 덫에 걸려들고 나서 빠져나오는 데 성공한 나라 역시 하나도 없었다"고 말했다. 책에선 "집이라는 부는 그 어떤 부와도 다르고 장기적으로는 치명적인 피해를 입힐 수 있다는 사실을 이해하는 것이야말로 문제 해결의 첫걸음"이라고 말한다.

아쉽게도 저자의 이 첫걸음은 우리 사회에선 통용되지 않을 수 있다. 줄어드는 보상, 위험한 생산 활동과 반대로 집은 가장 안전한 부의 축적 수단이기 때문일 테다. '부동산 시장 불패(不敗)'로 시장 양극화 간극을 줄이려면 정부의 정책과 대안은 물론, '내 집 마련의 꿈'이란 사회적 인식을 바꾸는 전환이 필요한 시기다. /조훈희 경제부 차장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세종 행정수도법 논의 물꼬 트나… 28일 소위 유력
  2. 대전 3대 하천 가을 꽃단지 ‘인기’
  3. 기후부, 전력망 주민참여 확대 개정안 입법예고… 대전서 집회 지속
  4. [2026 국감] 국립대 통합 성패 쟁점…충남대·공주대 재추진, 충북대·교통대는 무산
  5. 대전 도안2-13지구 도시개발(가칭) 추진… 유성구, 주민 공람 진행
  1. '6년 공회전' 대전역세권 개발의 민낯… 500억 손실에도 한화 철수
  2. STN 스포츠, 레쥬와 골프 예능 '골당 TV' 11월 첫 방송
  3. 대전역세권 사업 2027년 재공모 들어간다… 환승센터 등 나눠 공공투자 전환 여지도
  4. 정규직-비정규직, 갈수록 벌어지는 임금 격차
  5. [2026 국감] 통합은 엇박자, 연구소는 답보… 충청권 국립대 국감 질타

헤드라인 뉴스


대전교도소 수용자 대면진료 ‘메디컬센터’ 전국 첫 개설

대전교도소 수용자 대면진료 ‘메디컬센터’ 전국 첫 개설

대전교도소가 전국 교정시설 중 처음으로 스마트 메디컬센터를 구축하고 대전시의사회와 협력해 수용자에게 가장 필요한 안과와 이비인후과 그리고 신경과에 대한 시설 내 전문진료를 시작한다. 2005년 교정시설의 원격진료가 허용된 이후 수용자 의료처우 개선을 위한 가장 혁신적인 도전으로 여겨져 주목받고 있다. 법무부는 22일 유성구에 위치한 대전교도소에서 스마트 메디컬센터 개소식을 갖고 새롭게 조성하고 확보한 시설과 장비를 소개했다. 이날 법무부 교정본부 권창모 의료과장과 이동철 의료 교정관이 참석하고, 김재술 대전교도소장 주관으로 임정혁..

고교 이주배경학생 급증하는데…대전·세종 한국어학급 `0`
고교 이주배경학생 급증하는데…대전·세종 한국어학급 '0'

대전과 세종 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이주배경학생이 797명에 달하지만, 이들을 위한 한국어학급은 한 곳도 운영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충남과 충북이 각각 한국어학급을 운영하는 것과 대조적으로 대전·세종은 고교 단계의 한국어 교육 기반이 부족해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2일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한병도 의원이 교육부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6년 기준 대전지역 고교 이주배경학생은 655명, 세종은 142명으로 집계됐다. 두 지역의 학생 수를 합하면 797명이지만, 고등학교 한국어학급은 모두 운영되..

대전의료원 ‘어떻게 지을까’… 시공사 공고 앞두고 주민·의료계 의견 듣는다
대전의료원 ‘어떻게 지을까’… 시공사 공고 앞두고 주민·의료계 의견 듣는다

지역 최대 숙원 사업 중 하나인 대전의료원 건립과 관련 대전시가 구체적인 기능과 설계 방향을 정립하기 위한 논의에 본격 시동을 건다. 시공사 선정 절차를 앞두고 주민 의견청취와 전문가 포럼을 잇달아 열고 공공의료 인프라 확충에 대비한 공론화 작업에 나서는 것이다. 22일 대전시에 따르면 시는 오는 11월 중 대전의료원 시공사 선정을 위한 기술제안방식 공고를 추진할 계획이다. 기술제안방식은 참여 업체가 의료원의 공간 구성과 시공계획 등을 직접 제안하고 이를 평가해 시공사를 선정하는 절차다. 단순히 정해진 설계에 따라 업체를 선정하는..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2026 대전 장애인 취·창업박람회 성료 2026 대전 장애인 취·창업박람회 성료

  • 대전 3대 하천 가을 꽃단지 ‘인기’ 대전 3대 하천 가을 꽃단지 ‘인기’

  • 대전경찰청, 제81주년 경찰의 날 기념식 개최 대전경찰청, 제81주년 경찰의 날 기념식 개최

  • 사람 키보다 높게 쌓인 건설폐기물 사람 키보다 높게 쌓인 건설폐기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