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봄철 산불, 한 걸음 앞선 대비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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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봄철 산불, 한 걸음 앞선 대비가 필요하다

기상청장 이미선

  • 승인 2026-02-22 09:35
  • 수정 2026-02-22 13:36
  • 임병안 기자임병안 기자
[붙임 3] 기고문_이미선 기상청장 사진 (2) (2)
이미선 기상청장
칼바람이 몰아치던 한겨울의 끝자락을 지나며, 대지는 다시금 숨을 고르기 시작한다. 햇살은 한결 부드러워지고, 거리에는 조금씩 봄기운이 스며든다. 온화한 공기 사이로 초록빛 새싹이 머리를 드러내면, 우리는 싱그러운 봄을 맞이할 생각에 마음이 들뜬다. 하지만 설렘과 동시에 지녀야 할 것이 있으니, 바로 산불에 대한 경계심이다.

지난 2025년 3월 경상북도 의성과 안동 일대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은 강한 바람과 건조한 대기 속에서 빠르게 퍼져, 많은 산림을 불태우고 이재민을 발생시키는 등 사회 전반에 광범위한 피해를 남겼다. 당시 산불이 확산한 배경 중 하나의 요인으로 봄철 특유의 대기 흐름을 들 수 있다. 봄이 오면 겨울 동안 맹위를 떨치던 시베리아고기압이 점차 쇠퇴하고, 점차 온난건조한 이동성고기압의 영향을 받으며 우리나라는 맑은 날씨와 더불어 건조한 날이 이어진다. 대기가 안정되면서 건조한 상태가 지속되면 작은 불씨도 쉽게 산불이나 화재로 이어질 수 있다. 또한, 우리나라 남쪽에는 고기압 위치하고 북쪽에는 저기압이 통과하는 '남고북저형'의 기압배치에서 나타나는 강한 서풍이 고도가 높은 태백산맥을 넘으며 더욱 고온건조해지는 성질의 국지적 강풍 현상은 봄철 산불 확산 속도를 빠르게 만드는 요인이 된다.

작년 의성과 안동 산불은 봄철의 건조한 날씨와 강풍이 맞물릴 경우 산불이 얼마나 빠르게 대규모로 확산할 수 있는지를 뼈아프게 보여준 사례이다. 특히 이번 겨울은 유독 건조한 날이 이어졌기에 더더욱 봄철 산불에 유의해야 한다. 겨울철부터 이어진 강수 부족은 산림과 토양의 수분을 크게 낮추어 봄철로 접어들수록 산불 위험을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1월 전국에 내린 비의 양은 역대 두 번째로 적은 4.3㎜로 평년의 19.6%에 불과하며, 대전·세종·충남의 강수량 역시 평년 대비 16.7%인 3.8㎜에 그쳤다. 이러한 상황에서 전국의 평균 상대습도는 53%로 관측 이래 가장 낮은 수준으로 건조한 대기상태가 지속되고 있어, 이번 봄에는 산불에 대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이렇듯 산불은 하루아침에 생기는 재해가 아닌 건조한 대기를 비롯해 복합적인 기상 요인의 영향을 받아 발생하는 것이기에, 산불 대응은 사전 예측과 정보 제공이 매우 중요하다. 이에 기상청은 국민들에게 산불이 발생 할 수 있는 기상환경에 대해 그 위험을 사전에 미리 인식하고 조심할 수 있도록 건조주의보와 강풍주의보 등의 기상특보를 발표함으로써 알리고 있다. 건조주의보는 실효습도가 35% 이하로 지속될 것으로 예상될 때, 강풍주의보는 순간풍속이 초속 20미터 이상에 이를 것으로 전망될 때 발표된다. 이 특보들은 단순한 기상정보가 아니라, 산불이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을 사전에 알리는 중요한 경고 신호의 역할을 하고 있다.

또한 기상청은 매주 1개월 전망과 매월 3개월 전망을, 매년 2월부터는 3개월마다는 계절기후 전망을 발표한다. 이는 전 지구적 기후 요인과 대기 순환 변화를 종합적으로 분석해 우리나라의 기온과 강수 경향을 전망한 것으로, 봄철 건조가 장기화할 가능성과 산불 위험이 커질 시기를 미리 가늠케 해 산불 예방과 선제 대응을 돕고 있다. 더불어 산불 발생 시에는 그 지역의 습도, 바람 변화 등 실시간 기상자료로 산불 진화 작업에 힘을 보태고, 이동형 기상관측장비와 기상관측 차량을 제공하여 현장 중심의 기상정보를 제공하는 등 산불진화를 적극 지원하고 있다.

기상청은 앞으로 건조와 강풍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고 기후 특성을 더욱 면밀히 분석해, 산불 예방과 대응에 필요한 정보를 적시에 제공할 계획이다. 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우리 모두의 노력이다. 기상정보에 귀를 기울이고, 산불 예방을 위한 실천을 이어 나가야 한다. 건조한 날씨와 강한 바람이 부는 날에는 작은 불씨 하나도 세심하게 살피는 등의 작은 실천들이야말로 대형 산불을 막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기상청의 기상정보에 관계기관의 사전 대비, 국민 개개인의 실천이 더해진다면, 산불 없는 안전한 봄에 가까이 다가갈 수 있을 것이다./이미선 기상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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