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人칼럼] 도시의 재정과 대표축제 - 자기 돈이면 그렇게 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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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人칼럼] 도시의 재정과 대표축제 - 자기 돈이면 그렇게 쓸까

공용택 한밭대 교수/예술학박사

  • 승인 2026-08-05 17:07
  • 신문게재 2026-08-06 19면
  • 최화진 기자최화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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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용택 한밭대 교수/예술학박사
지난 칼럼 '0시 축제는 대전의 대표축제인가'에서 필자는 축제의 정체성과 대표성, 프로그램 등 여러 측면에서 문제와 의문을 제기했다. 0시 축제 폐지의 필요성은 대표축제로서의 역할 문제 못지않게 막대한 예산이 투입되었다는 재정적 문제의 심각성도 컸기 때문으로, 0시 축제의 폐지는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축제가 필요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시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축제라면 그 배경과 목적, 범위와 방법, 맥락과 가치 등을 더욱 엄격하게 따져야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판단의 기준은 단순할 수 있다. 자기 돈이면 그렇게 쓸까이다.

도시의 예산은 시민의 세금이며 현재 세대뿐 아니라 미래 세대까지 책임져야 할 공공자산이다. 자신의 돈이라면 필요성과 효과를 따지고, 낭비가 없는지 살피며, 잘못된 선택의 책임까지 생각할 것이다. 세금도 그렇게 다뤄야 함에 최근 대한축구협회를 둘러싼 국민적 분노 역시 같은 질문에서 비롯됐다. 공공재원이 투입되는 조직의 구조적 문제와 불투명한 의사결정을 통해 능력이 부족한 감독에게 막대한 연봉을 준 것에 자기 돈이면 그렇게 썼겠는가의 탄식이었다. 도시의 행정도 다르지 않다. 과거 경기도 성남시의 모라토리엄 선언과 강원도 레고랜드 사태, 태백시 오투리조트의 실패는 무리한 사업과 잘못된 투자가 지방재정을 크게 흔들고 그 영향은 도시와 시민의 몫으로 돌아온다.

오늘날 도시 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자치단체장에게는 행정 책임자를 넘어 도시를 운영하는 경영자의 역할까지 요구된다. 기업의 언어였던 브랜딩과 마케팅은 이제 도시마케팅, 도시브랜딩이라는 도시의 언어가 되었고, 축제는 이에 대표적 수단이다. 그러나 많은 돈을 쓴다고 좋은 축제가 되는 것도, 대표축제가 되는 것도 아니다. 도시의 대표축제는 그 도시의 맥락이 있어야 한다. 왜 대전에서 하는지, 대전의 역사, 문화, 산업 그리고 시민의 삶을 담고 있는지가 나타나야 한다. 구심점도 명확해야 한다. 시민이 구경꾼이 아니라 기획과 운영의 주체로 참여하고, 지역의 상인과 문화예술인, 대학과 연구기관, 청년과 시민단체 간의 거버넌스도 중요하다. 그리고 처음부터 막대한 예산을 투입해 대형 축제를 만들기보다 작은 규모로 시작해 시민의 반응과 경제적 효과를 검증하는 방식도 필요하다. 성과가 확인되면 단계적으로 키우고, 그렇지 않으면 수정하거나 중단할 수 있어야 한다. 이것이 세금을 쓰는 책임있는 마케팅이다. 축제의 성과를 방문객 수나 행사장 주변의 일시적인 매출 등 당장의 것만으로 평가해서도 안 된다. 대표축제는 시민의 만족도와 자발적 참여, 지역상권에 돌아간 실질적 이익 나아가 대전의 이미지가 어떻게 확산됐는지, 다음 세대까지의 지속가능성도 함께 살펴야 한다. 무엇보다 대표축제는 단체장의 임기와 함께 명멸하는 치적사업이 되어서도 안 될 것이다. 어떠한 소재와 주제의 축제가 되더라도 그보다 우선인 것은 시민이 오랜시간 함께 만들고 축적하며, 지속적으로 이어갈 수 있는 도시의 공동자산이어야 한다. 그래야 축제가 비슷한 행사를 넘어 도시의 문화가 되고 브랜드가 될 수 있다.

지금 대전이 우선해야 할 것은 시민의 안전과 건강, 일자리와 먹거리, 그리고 도시의 미래를 위한 기반이다. 5,000원짜리 커피 대신 1,700원짜리 커피를 마시는 시민과 청년의 현실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도시에 있어 근사한 랜드마크나 대표축제도 필요하지만 이는 소재보다 의미이고, 속도보다 방향이고, 중요하지만 급한 일은 아니다. 대전의 새로운 대표축제는 거창한 목표나 거대한 예산에서의 출발이 아닌 도시와 시민에게 왜 필요한지, 대전의 어떤 가치를 남길 것인지, 투자대비효과(ROI)와 더 큰 공공적 가치를 만들어낼 수 있는지를 먼저 물어야 한다. 그리고 이에 대한 해답을 얻기 위해서 '자기 돈이면 그렇게 쓸까'는 계획 수립에 있어 매우 단순하지만 가장 엄격한 자문자답이 될 것이다

공용택 한밭대 교수/예술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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