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영진]6·25전쟁은 끝나지 않았다

  • 오피니언
  • 사외칼럼

[안영진]6·25전쟁은 끝나지 않았다

[시론]안영진 중도일보 前 주필

  • 승인 2010-06-23 15:59
  • 신문게재 2010-06-24 21면
  • 안영진 중도일보 前 주필안영진 중도일보 前 주필
6·25전쟁 발발 60주년을 맞는다. 내일이 바로 그날이다. 젊은 세대는 나이 탓에 전쟁이 무엇인지 가난이 어떤 것이며 이 나라를 어떻게 누가 지켜왔는지를 생각해 볼 겨를이 많지 않았을 것이다. 태평양 전쟁이 끝날 무렵 북쪽엔 소련군이, 남쪽엔 미군이 주둔하면서 38선이라는 게 생겼다.

▲ 안영진 중도일보 前 주필
▲ 안영진 중도일보 前 주필
그것은 미·소간의 전리(戰利) 분담이기도 했지만, 상호견제의 전략이기도 했다. 거기에 남북이 각자 정부를 수립하는 바람에 분단의 골은 더욱 깊어만 갔다. 그때 김일성은 스탈린과 모택동의 지령을 받고 1950년 6월 25일 38선 전역에서 남침을 감행했다.

소련 탱크를 앞세운 인민군은 3일 만에 서울에 침입, 중앙청에 인공기를 달았고 파죽지세로 남하해 대전에선 시가전까지 벌였다. 미 24사단장 딘 소장이 포로가 된 것도 이때 일이었다. 불과 2개월여 만에 대구·부산을 제외한 남한 일대는 그들 천하였다.

3년 남짓의 전쟁기간 이 강토는 초토화 돼버렸다. 그야말로 미증유의 전쟁이었다. 휴전은 1953년 7월 27일에 성립되었다. 이때 이승만 대통령은 휴전을 결사반대했고 맥아더는 원자탄을 중국에 투하할 계획까지 세우고 있었다. 그러나 트루먼·스탈린 양 수뇌는 한국전이 자칫 3차 대전으로 비화될까 우려해서 정전에 합의한다.

전쟁 피해를 간추려 보면 한국군과 유엔군 전사자는 18만 명에 부상자 40만 명, 남북한 민간 피해자 약 100만 명, 인민군 전사자는 52만 명, 중공군 90만 명(사상), 북한을 탈출한 피란민은 300만명(북한인구 1200만명)으로 1000만 이산가족을 냈다. 반면 의용군을 포함한 자진 월북자는 29만 명, 남쪽의 재산피해는 물경 4100억 환(당시 화폐기준)을 추산한다.

하지만 남한은 당시 80달러이던 소득이 오늘날 2만 달러 시대를 누리고 있어 20세기 가장 모범 국가라는 칭송을 받아왔다. 스포츠와 경제, 문화, 예술 분야는 선진권을 달리고 있으나 안타깝게도 정치 분야에선 이를 따르지 못한다는 평들인데 여기서 민주시민의 '세련미결여'를 자탄하는 막스 베버의 말이 떠오른다.

민주제도란 '타협과 조화'를 본령으로 삼는다면서도 우리의 정치사는 줄곧 얼룩무늬의 점철 그것이었다. 오만과 독선, 패거리 정치의 반복이었다. 그러다 보니 국론분열, 비생산적인 쟁투를 일삼기 일쑤였다. 예를 들면 서해 천안함 사건을 놓고도 북측의 주장에 동조하는 부류가 있어 우리는 할 말을 잊는다.

또 6·25가 북침이라는 평양 측 선동에 놀아나는 이가 있다니 이게 될 말인가. 중국마저 6·25는 북한의 남침이라 공언하는데도 북침이라 한다면 이게 어디 제정신인가. 주적(主敵) 개념을 놓고도 모호한 풀이를 하는 지성들을 보아왔다.

'전쟁은 국민의 건강을 드높이고 역사의 진전을 촉진시킨다'는 공산당 이론은 아직도 서슬이 퍼렇다. 6·25 이야기를 하자면 끝이 없다. 필자는 백마산 전투 때 수색에 나섰다가 숲속으로 기어가는 중공군 병사를 발견, 이를 생포했다. 총은 버렸는지 없었고 방망이 수류탄을 갖고 있는 걸 덮쳤다.

그는 가슴에 붉은 휘장을 달고 있었다. 항미원조(抗美援助)라고…. 미국에 항전하고 조선을 돕는다는 의용군 기장이었다. 그는 MIP(중공군 포로심문반)에 넘겨졌고 그 바람에 필자는 화랑무공훈장을 받고 휴가를 받았다. 그래서 '국가유공자'라 해서 지금도 달마다 얼마간의 금액이 보훈처로부터 지급된다.

하지만, 6·25와 월남전에서 산화한 영령들을 생각하면 송구하다는 생각을 한다. 용케도 살아남아 이 날에 이르렀으니 여한이 있을 리 없고 더 이상 무슨 욕심을 부리겠는가. 전쟁이 할퀴고 지나간 상흔(흠집)은 곳곳에 남아 얼룩져 있다.

국토의 분단과 남북 간의 갈등 역사와 혈통 정서면까지 상처를 입힌 전쟁이었다. 이제는 이를 치유할 방법과 수단을 생각하고 살아가야 할 예지도 창출해야 한다. 어떻든 '6·25 전쟁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사실을 절감하는 시점이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전교육 오석진號 출범 준비 본격화… 인수위 동부교육청에 마련
  2. 설동호 체제 마무리…오석진號 대전교육, 무엇이 달라질까
  3. 66년 만에 이름 찾은 대전고 학생… 국가유공자 김태진 선생, 기념회 천만원 기탁
  4. 잇단 비위 문제터진 대전경찰… 수사권 재편 과정 하락한 신뢰도 문제
  5. 8일 한국타이어 대전공장 정전…한전 원인 조사 중
  1. [한화에어로 참사] “사람은 안 늘고 일만 늘었다”…원가 절감 기조 도마 위
  2. 한화에어로 참사 일주일 만에 아워홈 용인공장서도 끼임 사고
  3. [풍경소리] 물의 길을 새기며
  4. "바다가 미술관이 됐다", 서산 벌천포 해변 따라 펼쳐진 특별한 예술 산책
  5. [편집국에서] 애연가의 권리주장(2)

헤드라인 뉴스


첨단국방·우주·로봇기술 총출동… 대전서 국내 최대 규모 전시

첨단국방·우주·로봇기술 총출동… 대전서 국내 최대 규모 전시

국방과 우주과학, 로봇을 결합한 국내 최대 규모 전시회인 '2026 대한민국 국방산업발전대전'이 9일 대전컨벤션센터에서 개막해 11일까지 이어진다. 대전시와 육군교육사령부, 한국국방MICE연구원이 주최한 이번 행사 개막식에는 황정아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과 유득원 대전시 행정부시장을 비롯해 육군참모총장, 육군교육사령관, 육군군수사령관 등 군 주요 인사와 국방부 관계자, 국방 관련 대학·정부출연연구기관장, 방산기업 대표 등이 참석했다. 전시회는 대전컨벤션센터 1·2전시장에서 개최돼 '첨단 국방 전시존', '대전방산포럼', '대전 첨단로..

한화에어로 참사 일주일 만에 아워홈 용인공장서도 끼임 사고
한화에어로 참사 일주일 만에 아워홈 용인공장서도 끼임 사고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전사업장 폭발 사망사고가 발생한 지 일주일 만에 한화그룹 계열 식품기업인 아워홈 용인공장에서도 중대 산업재해성 사고가 발생했다. 9일 경찰과 소방당국 등에 따르면 6월 8일 오후 2시 50분께 경기 용인시 처인구 남사읍 아워홈 용인2공장 4층 어묵꼬치 포장작업장에서 하청업체 소속 50대 근로자 A 씨가 컨베이어벨트에 목 부위가 끼이는 사고를 당했다. A 씨는 심정지 상태로 구조돼 오후 3시 25분께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부상자는 의식은 없으나, 심장 박동은 있는 상태"라며 "작년에도..

닭고기 소비자가 1년 새 20%가량 폭등... 밥상 물가와 외식물가 자극하나
닭고기 소비자가 1년 새 20%가량 폭등... 밥상 물가와 외식물가 자극하나

대전 닭고기 소비자 가격이 1년 새 20%가량 폭등하면서 밥상·외식 물가 부담을 키우고 있다. 복날과 월드컵 특수를 앞두고 닭과 관련된 식품 수요가 급격하게 늘어나는 시기에 원재료 가격 급등으로 전체적인 물가를 자극하고 있다. 9일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8일 기준 대전 육계 1kg 소비자 가격은 7273원으로, 1년 전 6064원보다 19.9%나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5월 말에서 6월 초까지만 하더라도 6900원으로 7000원선을 위협했으나 7000원을 넘어선 것이다. 대전 육계(1kg) 가격은 부산(7824원)과 세종(754..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혹서기 이동노동자 생수 나눔 캠페인 혹서기 이동노동자 생수 나눔 캠페인

  • ‘무럭무럭 자라거라’ ‘무럭무럭 자라거라’

  • 대전시장직 인수위원회 현판식 및 전체회의 대전시장직 인수위원회 현판식 및 전체회의

  • 대전 대동천 하상주차장 15일부터 폐쇄 대전 대동천 하상주차장 15일부터 폐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