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정의 명령에 반대했던 茶山
안희정, 4대강 사업 결국 수용?
안희정이 잃는 것과 얻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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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 22년 황해도 곡산부사를 하고 있던 다산은 세금을 걷는 방식을 놓고 중앙정부와 이견을 보였다. 좁쌀 콩을 돈으로 바꾸어 세금을 내라는 조정의 명령에 이의를 단 것이다. 곡식이 너무 헐값이어서 돈으로 바꿔내는 것은 백성들에게 큰 고통이었다. 다산은 백성의 편을 들어 '현금 납세'의 어려움을 방보로 올렸다.
그러자 재신(財臣) 정민시는 다산을 처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나라가 나라인 것은 기강 때문입니다. 저희들이 주청하여 전하께서 허락하셨고 감사(監司)가 발표한 일을 수령(守令)이 성깔을 내고 따르지 않는다면 나라꼴이 어찌 되겠습니까? 근일에 기강이 해이하게 된 것은 시종신(侍從臣·임금을 모시는 신하)으로 수령이 된 자들이 조정의 명(命)에 대해 방보를 일삼기 때문입니다.”
지금 이명박 정부에게 ‘방보’를 시도하는 도백(道伯)들이 있다. 정부의 4대강 사업에 반대해 온 안희정 충남지사, 이시종 충북지사, 김두관 경남지사 등이다. 이들은 4대강 사업 문제를 놓고 정부와 갈등을 겪어왔다. 지난 지방선거에선 '4대강 사업 반대'를 핵심 공약으로 내걸었다. 도(道)가 맡아 추진해온 각 지역의 4대강 사업을 중단할 듯이 말해왔다.
국토해양부는 이들에게 정말 ‘방보’를 정식으로 올릴 거냐는 공문을 보냈다. 소식을 접한 안희정 지사는 “대화하자고 했는데 최후통첩 하듯이 공문을 보내는 정부의 태도는 무례하다”면서도 “그러나 감정대로 세상을 살 수는 없는 것 아니냐”며 여지를 남겼다. 그제 기자회견에선 “선거과정에서 4대강 사업 중단을 요청했지만 도지사로 당선된 지금은 문제를 풀어가는 방식은 달라야 한다”고도 했다.
그리고 마침내 4일 충남도는 김종민 정무부지사를 통해 “사업을 계속하되 문제점이 발견될 경우 대안을 마련해 정부와 협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보(洑) 설치 같은 일부 시설에 이견을 보였으나 금강살리기 자체를 반대한 적은 없다는 점을 김 부지사는 상기시켰다. 따라서 “안 지사가 변한 것은 없다”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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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득(得)도 분명 있다. 안 지사가 4대강 사업을 인정함으로써 그가 ‘현실을 직시할 줄 알고, 타협을 할 줄 알며, 그래서 그의 말대로 학생운동권 출신의 젊은 도지사지만 불안하지 않다’는 이미지도 얻게 될 것이다. 투쟁보다는 안정의 이미지가 더 필요한 그에겐 지금 ‘소신’보다 ‘타협’이 더 나은 미덕일지 모른다. 이것은 그가 강조하고 있는 ‘대화와 소통’과도 어울리는 방법이다. 대화와 소통은 결국 자신이 먼저 양보하고 물러날 여지를 가질 때 가능하기 때문이다.
남인 다산의 방보는 노론의 조정 대신들과 벌인 싸움이기도 했다. 다행히 정조의 총애를 받는 상황이어서 다산의 방보가 받아들여졌고 조정의 명령도 철회되었다. 다산의 승리는 임금을 자기 편으로 두고 있어 가능한 일이었다. 그러나 지금 대통령은 안 지사의 편이 아니다. 그 반대편이다. 때문에 '정치적 방보'는 가능하겠지만 성공 가능성은 없다.
그 때문인가, 안 지사는 결국 4대강 사업에 대해 ‘방보’ 카드를 선택하지 않았다. 안 지사가 실효성이 없는 ‘정치적 방보’는 애초부터 염두에 두지 않았을 수도 있다. 적지 않은 사람들은 “안희정이 4대강을 반대하면 꽤 시끄러울 수도 있겠다”고 여겼지만 그의 머릿속에 처음부터 ‘위험한’ 카드는 없었는지 모른다. 사람들 머릿속에 ‘위험한 안희정’이 있었을 뿐. /김학용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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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용 논설위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