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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종명 사건ㆍ법조팀장 |
권선징악(勸善懲惡)은 예나 지금이나 관람객, 시청자들에게 전달하는 메시지로는 적격이다. 그 메시지는 명료하지만 강렬하다. 주인공은 남루한 옷차림의 가난뱅이, 상대역은 화려한 옷차림의 부자라는 단순 구도로 전개된다. 주인공이 처음에는 갖은 시련을 겪다 결국에는 해피엔딩으로 끝나는 동안 시청자들은 이야기 전개에 몰입하며 주인공과 상대역에 대한 애증(愛憎)을 넘나들다 결국 ‘善이 惡을 이긴다’는 확인하는 순간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된다.
드라마 등에서야 이런 뻔한 구도가 식상하게 느껴질 법도 하지만 권선징악은 시민들의 인식 속에 여전히 유효한 도덕률(道德律)로 자리잡고 있다. 무엇이 옳고 그른지, 나쁜 짓을 한 사람은 마땅히 징벌을 받아야 하고, 좋은 일을 한 사람은 그에 상응한 좋은 과실을 받아야 한다는 인과응보(因果應報), 시비지심(是非之心)이 도덕적 잣대로 내재해 있는 것이다.
인사 청문회에서 국무총리 후보자를 비롯해 2명의 장관 내정자가 중도 낙마한 것도 이런 시민들의 보편적 인식과 무관치 않다. 5차례에 걸친 위장전입을 한 내정자가 있는가 하면 쪽방촌 건물 재개발을 노린 투기 의혹에 연루된 내정자가 여론의 호된 질책 끝에 자진 사퇴했다. 인사청문회라는 것이 강제사항이 아닌 하나의 통과의례라고 해도 도덕적 결함이 중대한 사람들이 일국의 장관이 되겠다고 나서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후안무치(厚顔無恥)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이번 인사청문회는 우리 사회가 도덕적으로 재무장하는 전환점이 되고 있다. 국민들은 사회지도층에 대해 능력보다 더 높은 도덕성, 청렴성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므로 이런 기대를 준엄하게 받아 들여 인사 검증 시스템을 보다 세련되고 촘촘하게 마련해야 한다. 또한 장래 장ㆍ차관 등 사회지도층을 꿈꾸는 사람은 어렷을 적부터 도덕적 품성을 배양하고 관리해야 한다는 교훈을 남겼다.
이명박 대통령이 8ㆍ15 경축사에서 후반기 핵심지표로 ‘공정한 사회’를 표명한 것도 이런 사회적 요구를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은 “공정한 사회란 출발과 과정에서 공평한 기회를 주되 결과에 대해서는 스스로 책임을 지는 사회이며 공정한 사회에서는 패자에게 또 다른 기회가 주어집니다. 넘어진 사람은 다시 일어설 수 있고 일어선 사람은 다시 올라설 수 있습니다”라고 강조했다. G-20 개최국으로서 하드웨어로 국격(國格)을 강조했다면 이번에는 소프트웨어로 국민들의 삶 속에 ‘공정한 사회’라는 인식이 뿌리내려야 한다는 점을 피력한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의 말대로 ‘공정한 사회’란 결과보다 과정을 중시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노력한 만큼 그에 상응하는 보상이 이뤄져 알뜰살뜰 모아 언젠가는 내집을 마련할 수 있다는 기대가 실현되고, 대학을 나오면 사회가 따뜻하게 받아준다는 믿음이 통하는 사회가 그런 사회다.
반칙을 하면 옐로카드나 레드카드를 받고, 편법은 설 자리가 없고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정의가 오롯이 살아있는 사회, 법이 기존 질서를 지킨다는 인식 보다 사회정의를 위해 존재한다는 믿음이 국민들에게 뿌리내린 사회다. 또 건전한 비판이 통용되고, 정당한 절차에 의해 부(富)를 축적한 뒤 사회에 환원하는 것이 당연시되는 사회가 우리가 바라는 사회다. ‘정의란 무엇인가’에서 마이클 샌델이 주장하듯 최대다수의 최대행복을 이유로 개인의 권리가 뒷전으로 밀리는 일이 없는 그런 사회가 되길 국민들은 대망(待望)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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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명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