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철호]질병연구와 유전자변형마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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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호]질병연구와 유전자변형마우스

[사이언스 칼럼]이철호 한국생명공학연구원.동물모델센터장

  • 승인 2011-03-28 14:22
  • 신문게재 2011-03-29 21면
  • 이철호 한국생명공학연구원.동물모델센터장이철호 한국생명공학연구원.동물모델센터장
▲ 이철호 한국생명공학연구원.동물모델센터장
▲ 이철호 한국생명공학연구원.동물모델센터장
무병장수는 모든 인류의 공통된 소원이다. 하지만 사람들은 나이가 들면서 여러 가지 질병에 시달리게 되고 그로 인해 일찍 수명을 마치기도 한다. 세계 2차 대전의 영웅인 윈스턴 처칠의 생명을 구한 것으로 유명해진 항생제, 페니실린은 1942년 플레밍에 의해 발견된 이후로 현재까지도 인류의 생명연장과 건강한 삶을 영위하는데 지대한 공헌을 하고 있다.

이와 같은 페니실린의 효능은 25g 정도 크기의 작은 생쥐(마우스) 실험을 통하여 밝혀졌다. 페니실린과 같은 항생제 뿐만 아니라 오늘날 우리들이 사용하고 있는 수많은 종류의 질병 치료제들은 마우스를 포함한 다양한 종류의 질환모델동물들을 이용한 연구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질환모델동물은 인간의 질환과 유사한 상태의 질환을 이미 갖고 있거나 또는 인위적으로 특정 질환이 유발되도록 만들어진 동물이다. 이와 같은 질환모델동물들은 꼬마선충부터 영장류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종류들이 있지만, 이중에서도 인간의 유전자와 높은 유사성을 갖고 있으면서 체구가 작고 번식력이 뛰어나며 다루기가 용이한 마우스가 가장 널리 이용되고 있다.

이와 같은 마우스에 대한 연구를 통하여 질병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유전자들의 정보들을 밝혀내어 분석하게 되면 인간에게서도 동일한 질병을 일으키는 원인유전자에 대한 규명이 가능할 뿐만 아니라 이를 기반으로 새로운 치료제의 개발이 가능하기 때문에 매우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다.

질환모델동물로서 마우스의 유용성은 1990년 10월 미국을 중심으로 전 세계 15개국이 참가하여 2003년 4월까지 수행된 인간게놈프로젝트의 종료와 더불어 도래한 이른바, 포스트게놈시대로 접어들면서 더욱 높아졌다.

왜냐하면, 인간게놈프로젝트 수행을 통하여 밝혀진 인간유전자의 기능 규명을 위하여 1980년대 이후부터 발전하기 시작한 유전자변형마우스 제작기법이 포스트게놈시대에 유전자기능 연구를 위한 최고의 기술로서 대두되었기 때문이다.

2007년에는 이와 같은 유전자변형마우스 제작기법을 개발한 공로를 인정받아 미국의 마리오 카페키 및 올리버 스미시스, 영국의 마틴 에번스 교수 등이 노벨생리의학상을 공동으로 수상하기도 했다.

유전자변형마우스는 암, 치매, 당뇨병 및 후천성면역결핍증 등과 같은 인류에게 고통을 안겨주고 있는 난치성 질환의 발병기전을 규명하고, 이에 적합한 치료법을 찾으려는 과학자들에게 매우 유용한 질환모델동물로서 필수적인 연구소재다. 미국, 일본, 유럽 등의 선진국에서는 이와 같은 유전자변형마우스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국가적인 차원에서 인체질환 연구를 위한 다양한 종류의 유전자변형마우스 모델의 개발, 유지, 보존 및 활용지원 시스템을 구축하여 신약개발 및 생명의학 연구에 활용하고 있다.

최근 국내에서도 유전자변형마우스를 활용한 연구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국가적인 차원의 인프라 확충과 체계적인 활용지원 시스템을 갖추기 위한 노력들이 진행되고 있다. 선진국과 비교하여 다소 늦은 감이 있지만 매우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할 수 있다.

부존자원이 부족한 우리나라가 무한 지식경쟁시대에서 앞서 나가기 위해서는 생명공학과 같은 첨단기술의 발전을 통한 원천기술 개발이나 글로벌 신약과 같은 고부가가치의 제품을 만들어 낼 수 있는 경쟁력을 갖추는 것이 무엇보다도 필요하다. 머지않아 국내 과학자들이 만들어낸 유전자변형마우스를 활용하여 난치성질환의 발병기전을 규명함은 물론 치료제 개발을 통하여 인류의 건강증진과 무병장수에 대한 오랜 꿈의 실현에 주도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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