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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구 한국화학연구원 화학산업고도화센터장 |
기후변화의 주범은 석탄, 석유, 가스 등과 같은 화석연료의 과다하고 무분별한 사용으로 배출되는 온실가스다. 온실가스는 공기 중의 이산화탄소, 메탄 같이 지구를 따뜻하게 감싸는 기체를 말한다. 온실가스는 지구에게 꼭 필요한 존재이지만 지금은 그 양이 너무 많아져서 지구를 뜨겁게 달구며 지구온난화를 일으키는 주범이 되고 있다.
쓰레기 증가도 기후변화의 공범이다. 쓰레기를 분해하는 과정에서 이산화탄소보다 온실효과가 더 강력한 온실가스인 메탄이 다량 발생하는 것이 주요 이유다. 또한 산림의 무분별한 벌목도 기후변화의 큰 원인이다. '지구의 허파'라고 할 수 있는 아마존 산림의 무분별한 벌목으로 산림이 크게 줄어들고 있다. 나무가 감소하면 온실가스를 흡수하는 자연의 능력도 따라서 줄어든다.
기후변화는 우리 생활뿐만 아니라 지구와 생태계에도 광범위하게 영향을 미친다. 지난 100년간 지구 평균온도가 0.74도 상승되었다. 한반도의 온도상승은 지구 평균의 2배에 달하는 1.5도로 우리나라가 아열대화 되고 있음을 증명한다. 또 해수면 상승은 지구 평균의 3배이고, 수온 상승도 지구 평균의 3배에 달한다. 이런 기후변화로 인해 열대야 일수가 증가하고 여름철이 길어지고 있으며, 농작물과 해양생물 등의 변화를 초래해 우리 생활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며칠 후면 우리 지역에서도 국회의원을 선출한다. 막장 공천, 막말 파동, 식물 국회 등 온갖 소용돌이 속에서도 우리는 정신을 바짝 차리고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해야 한다. 그래서 이번 총선에 출마한 각 정당과 우리 지역 정치인들의 과학기술계를 향한 공약을 유심히 살펴보았다. 눈을 씻고 봐도 그 어디에도 기후변화와 관련된 공약은 보이질 않아 안타깝다.
A당은 미래성장동력 육성부터 달 탐사, 연구자의 처우개선까지 전천후 공약을 내세웠고, B당은 과학기술인의 자긍심 고취와 과학기술 전담부처 부활을 핵심공약으로 내걸었다. 또 C당은 미래형 신성장산업을 육성해 미래먹거리를 준비하며 제2의 과학기술 혁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으며, D당은 전국적 차원의 미래산업과 뿌리산업의 전략적 배치를 내세웠다.
출마하는 각 후보들도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연구원 정년을 65세로 환원시키고, 출연연을 기타공공기관에서 제외하며, 연구 환경 개선, PBS 제도 폐지, 연구비의 안정적 재원 확보 등 거의 비슷한 공약을 내세우고 있다. 이는 늘 선거 때마다 되풀이되는 선심성 공약이 대부분이다. 단지 선거철에만 반짝이며 표심을 바라보는 '공수표'가 아닌, 진정으로 실현 가능한 정책과 말뿐이 아닌 실천을 원한다.
지난 2015년 12월 파리에서 열린 기후변화 당사자회의(COP 12)에서 중요한 합의를 도출했다. 우리나라 대통령도 참석했다. 전 세계 195개국이 모여 자발적으로 2030년까지 이산화탄소를 37% 감축하기로 했고, 이를 토대로 지구온도를 산업혁명 이전과 비교해 1.5도 정도 상승을 허용하도록 모든 노력을 경주하기로 합의하였다. 이제는 아무도 지구온난화의 현실을 부정할 수 없고 모든 국가가 이를 해결하기 위하여 새로운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어느 때부턴가 한 계절이 아니라 일 년이 통째로 휙휙 지나가고 있다. 46억년 나이의 지구가 가지고 있는 자연이라는 위대한 스승은 아주 작은 목소리로 우리에게 속삭이고 있다. “이제 더 이상 기다려줄 시간이 없다”고.
이동구 한국화학연구원 화학산업고도화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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