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돋보기] 응급처치 강사가 아닌 안전보안관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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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돋보기] 응급처치 강사가 아닌 안전보안관이 필요하다

  • 승인 2017-06-29 16:19
  • 신문게재 2017-06-30 10면
  • 구창민 기자구창민 기자
▲ 정문현 충남대 교수
▲ 정문현 충남대 교수
2014년 4월 16일. 전남 진도군 앞바다에서 안산 단원고 학생 325명을 포함해 476명의 승객을 태우고 인천을 출발해 제주도로 향하던 세월호가 급변침을 하며 침몰했다.

오전 8시 49분 세월호는 전남 진도군 앞바다인 맹골수도에서 거센 조류를 만나 급격하게 변침을 했고, 배는 곧 중심을 잃고 기울어져 표류하기 시작했다. 8시 51분 단원고 학생이 119에 구조요청 신고를 했지만, 상황은 육지와 너무 달랐다.

배가 침몰하고 있는데도 “이동하지 말라”는 방송이 계속 흘러나왔다. 9시35분 해경 함정이 도착하자 기관부 선원 7명이 승객을 버리고 탈출했고, 조타실 선원들도 뒤따라 탈출했다. 침몰 전까지 172명이 구조됐지만, 304명의 어처구니없는 희생자가 발생했다.

세월호 사고에서 가장 화가 나고 목이 메어오는 부분은 “이동하지 말라”는 안내방송이다. 어떻게 배가 기울었고 본인들은 탈출을 하면서 이런 방송을 할 수 있을까?

처참한 사고가 일어났고 벌써 3년이 흘렀다. 많은 변화가 있었다. 교육부는 세월호 사고 이후 현장체험학습 안전과정을 통해 예비교원들은 응급처치 실습교육을 의무적으로 2회 이상(3시간씩 2번) 받도록 했고, 교원자격검정시행령 제19조 제3항에 따라 현직 교사들도 3년에 1회 응급처치 안전교육을 받게 했다. 공무원들은 업무관련 정도에 따라 6개월 또는 1년에 한 번씩 받도록 했다.

이와 함께 교원들의 위기 대응능력을 높이기 위해 실습 2시간을 포함해 연간 4시간 이상 심폐소생술 등 응급처치 교육을 이수하도록 했다. 보건교사와 체육교사는 매년, 그 외 교직원은 3년마다 이수해야 한다.

또 중등 체육교사 선발 시 실기시험 과목에 수영종목을 필수로 지정해 교사의 수상안전 사고 예방능력을 강화하도록 했다.

예비교원을 양성하는 과정에도 안전 관련 전공과목을 개설하거나 안전 관련 내용을 강화했다. 재학 중 ‘응급처치 및 심폐소생술’ 교육도 2회 이상 받도록 했다.

국민안전처에서는 분야별 안전전문가를 양성하고 있고, 스포츠안전재단에서는 응급처치나 스포츠안전에 대한 교육, 대한적십자사에서는 응급처치 교육을 실시하고 있으며, 한국응급처치교육센터와 소방서에서도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세월호 사태 이후 학생들의 수학여행에 안전요원이 의무 동행하게 됐고, 전국적으로 안전교육이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으며, 덩달아 안전교육 강사들도 매우 바빠졌다.

여기서 주목해야 될 부분이 있다.

세월호 사고의 피해가 크게 발생한 이유는 “이동하지 말라”는 잘못된 지시를 고스란히 따라서 발생된 것이다. 결국 잘못된 지시를 따르지 않을 수 있는 용기와 판단력을 가지고 대항하여 시민들의 안전을 보호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전문가가 필요하다는 결론에 도착한다.

큰 사고에 대비하여 사고 후 처치를 제대로 할 응급처치요원이 대량으로 필요한 것은 사실이지만, 우리가 시급히 양성해야 될 안전요원은 영화의 주인공처럼 재난을 감지하는 촉이 빠르고, 어떤 재난의 위험에서도 자신을 희생해가며 시민들을 끈질기게 구해낼 수 있는 사람들이다. 다이하드의 주인공인 브르스윌리스나 수 많은 재난영화의 주인공과 같은 안전보안관들이 사회 곳곳에서 양성되고 활동하면 좋겠다.

사후 약방문이라도 제대로 되어야 또 다른 사고를 줄일 수 있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지만, 우리에게는 사고 전에 사고발생을 감지해 내고 미연에 방지할 수 있는 안전담당 초능력자가 필요하다.

어김없이 방학이 찾아왔고 또 다른 학교 학생들이 단체로 수학여행을 떠난다. 응급처치요원이 동행한다고 사고에 대비가 될꺼라고 생각한다면 큰 오산이다.

우리의 생명을 지키고 우리 사회를 지켜줄 진정한 슈퍼히어로를 양성하기 위한 정책이 필요하다.

정문현 충남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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