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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연합뉴스 |
중국에서 남서풍을 타고 날아와 올해 수도권에서 대거 속출하고 있는데, 기류 변화에 따라 충청권에도 확산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일 대전시와 5개 구 보건소에 따르면, 지난 5월 유성구 노은동 화훼농가 일대에서 러브버그 출몰 민원 신고가 들어왔고, 지난해 봉곡동, 죽동, 하기동에서도 목격 신고가 잇따랐다. 서구 보건소에도 지난해 러브버그 신고가 수차례 접수된 바 있다. 그간 대전을 비롯한 충남과 충북에서도 목격 신고가 나왔으나, 개체 수가 증가한 양상은 보이지 않고 있다.
하지만, 여름철 한반도로 불어오는 남서풍 기류에 따라 충청권에도 대거 유입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의 설명이다. 털파리 과에 속하는 러브버그는 6월 말에서 7월 초 사이 짝짓기 기간에 주로 나타난다. 토종 곤충이 아닌 외래종으로 산림이나 낙엽이 많이 쌓인 부식토, 농가의 가축 배설물들이 모여 있는 곳에서 알을 낳고 번식한다.
최근 들어 우리나라에 개체 수가 늘어난 데에는 기후변화로 인해 중국 남부 지역에 잦은 태풍과 폭우가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침수 등으로 서식지를 잃은 러브버그가 남서풍을 타고 한반도로 이동하면서다.
성충의 수명 기간이 1주일밖에 안 되고 강우에 취약해 올해 수도권에서 충청권까지 개체 수가 확산할 가능성은 적다. 다만 내년 혹은 내후년이든 바람의 방향에 따라 충청 지역에도 늘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문제는 러브버그가 해충이 아닌 익충이기 때문에 지자체에서 뚜렷한 방제대책을 마련하기가 어렵다는 점이다. 동식물이나 인체에 유해하거나 질병을 옮기는 것도 아닐 뿐 더러 유충 시기에 유기물을 분해해 토양을 비옥하게 만들기 때문에 익충으로 분류된다. 규정상 방제작업은 해충을 대상으로만 할 수 있어 민원신고가 들어와도 다른 곳으로 내쫓는 방법밖에는 없다는 것이 지자체 측의 설명이다.
하지만, 인천 계양산 등 올해 수도권에서 개체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면서 시민 불편으로 이어져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작지 않다.
양영철 을지대 보건환경안전학과 교수는 "러브버그를 없애기 위해 화학적 방제 작업을 할 경우 다른 익충이 영향을 받아 생태계에 2차 피해가 생길 수 있다"며 "수명이 짧아 2~3주가 지나면 서서히 급감하는데, 끈끈이를 이용하거나 물을 세게 뿌려 흘려보내는 방법으로 제거하는 것이 가장 현명한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정바름 기자 niya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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