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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민호 시장이 7월 2일 오전 8시부터 해수부 정문 앞에서 1인 시위에 돌입했다. 사진=이희택 기자. |
최민호 세종시장이 7월 2일부터 예고한 '해수부 이전 철회' 1인 시위에 돌입했다.
이날 어진동 정부세종청사 5동 해수부 정문 앞에서 '해양수산부의 부산 이전, 옳지 않은 것은 옳지 않은 것입니다'란 캐치프레이즈와 함께 거리로 나섰다.
해수부 이전 철회를 촉구하는 입장을 정부부처 공무원을 넘어 시민들과 함께 나누기 위한 발걸음이다.
그가 해수부 이전에 반대하는 입장은 '지역 이기주의' 또는 '반대를 위한 반대', '정치적 고려'가 아님을 다시금 분명히 했다.
자신의 입장은 앞선 이날 오전 7시 30분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 집중'에 출연해 피력했다.
최 시장은 MC의 질문에 "4일까지 출근길 1인 시위를 하려고 한다. 북극 항로 개설이나 해양 강국 실현 목적에 반대하고자 함이 아니다"라며 "방법론이 해수부의 부산 이전에 있지 않다는 점을 알리고자 한다"라고 운을 뗐다.
정부부처는 대통령실과 국회, 각 부처와 수시로 긴밀한 협의를 필요로 하고, 더욱이 국가 정책을 입안하는 해수부는 정부세종청사에 한 데 모여 있어야 하는 취지의 발언이다. 그렇지 않고선 행정 효율과 정책의 질 향상을 기대하기 어렵고, 출장에 따른 사회적 비용이 낭비된다는 문제도 거론했다.
러시아와 노르웨이, 미국, 캐나다, 영국 등 전 세계 해양 국가들이 앞다퉈 경쟁적으로 임하고 있는 북극 항로 개척에도 마이너스를 가져올 수 밖에 없다는 판단이다. 직원들 다수가 반대하고, 절반에 가까운 직원들이 다른 기관 이직을 고려하고 있는 현 상황에 더욱 큰 우려를 표시했다.
그는 "북극 항로 개척에 초점을 맞춘다면, 이 부분에 예산과 인력을 늘려 국가 경쟁력을 갖추려 하는 편이 바람직하다고 본다"라며 "해수부 직원들의 사기가 저하되서야 다른 나라를 이길 수 있겠는가. 대국적인 관점에서도 적절치 않다"고 지적했다.
이재명 대통령에 대한 세종시민 득표율이 55.6%에 달하면서, '시민들이 해수부 이전 공약에 동의한 것 아닌가'란 MC의 질문에는 이렇게 답했다.
최 시장은 "정책적 사안을 정치로 해석하고 몰고 가려는 게 매우 올바르지 않은 시각이다. 선거는 선거고 개별 정책은 정책"이라며 "지지율이 높았으니 옳지 않은 정책도 동의했다는 시각을 과연 갖고 있을까요. 지지도는 종합적인 부분을 담고 있다"고 반박했다.
같은 당 박형준 부산시장과 지역 국회의원 등은 환영하고 있는 데 대한 입장도 밝혔다. 오히려 가덕도 신공항 구축 등에 집중해 줄 것을 제안했다. 다른 방법으로도 얼마든지 풀 수 있는데, 효율적이지 않은 정책을 강행할 일은 아니란 판단에서다.
최민호 시장은 "정치를 떠나 충청권에 행정수도를 완성해야 되고, 대통령실과 국회를 비롯한 중앙부처가 세종시에 집적됨으로써 시너지 효과를 얻고자 하는 취지가 분명히 있다"라며 "국정 효율을 떠나 행정수도 비전에 합당한 것인가를 다시 봐달라"고 호소했다.
해수부의 부산 이전이 자칫 '기후에너지부의 전남도 이전', '농림축산식품부의 전북도 이전',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대전 이전', '문화체육관광부의 광주 이전' 등의 분산 신호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도 우려를 나타냈다. 집행 성격의 공공기관과 정책 컨트롤타워로서 부처 이전은 전혀 다른 성격이란 인식을 내보였다.
부산지역 3선 국회의원인 전재수 해수부 장관 후보자에 대해선 ▲'해양 강국 실현과 북극 항로 개척' 과정에서 해수부 이전 타당성 ▲절차적인 문제 ▲대통령 지시 사항에 100% 동의 여부를 물으며 '공개 토론'을 다시 제안했다.
그는 끝으로 "민주당 의원들도 진정으로 국가를 생각한다면, 옮지 않은 일에 분명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생각한다"라며 "노무현 전 대통령이 2000년 해수부장관 시절 부산 시민들과 토론 과정에서 서울에서 부산 이전은 옳지 않다고 주장한 전례가 있지 않은가. 그럼에도 현 정부가 강행한다면 역사적 책임을지게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세종=이희택 기자 press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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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시장은 해수부의 부산 이전 반대 입장을 조목조목 설명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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