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홍철의 아침단상 (937)] 추기경이 읽은 <서시>와 정치인들이 읽은 <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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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홍철의 아침단상 (937)] 추기경이 읽은 <서시>와 정치인들이 읽은 <서시>

  • 승인 2020-07-15 10:53
  • 이건우 기자이건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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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환 추기경님이 살아 계실 때 어느 기자와 마지막 인터뷰를 하였습니다. 그 기자가 좋아하는 시를 물으니, 추기경님은 윤동주 시인의 시를 들었습니다. <별 헤는 밤>, 그 시중에 "별 하나에 추억과 별 하나에 사랑과 별 하나에 쓸쓸함과 …"라는 구절을 특히 좋아 한다고 하였습니다. 아마 일제의 강점을 아파했던 윤동주의 회한에 공감하였던 것 같습니다. 그러면서 윤동주 시인의 <서시>도 매우 좋아 하지만, 차마 읊어 볼 생각은 못 했다고 고백 하였습니다. 그 <서시>는 우리나라 정치인들이 자주 인용하는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러움이 없다"는 대목인데, 막상 부끄러움이 없이 사신 추기경님은 "하늘을 우러러 부끄러운 게 많아서" 그 시를 읊을 수 없다고 말한 것입니다.

그런데 거꾸로 부끄러운 일을 많이 한 사람들은 그 <서시>를 입버릇처럼 읊어대고 있는 것이지요. 착각일까요? 망각일까요? 아니면 거짓말일까요? 대부분 거짓말일 것입니다. 이런 거짓말은 자신의 삶의 구조를 왜곡 시키는데, 이것은 개인의 영혼만이 아니라 사회 전체를 타락시키는 것이지요. 작은 거짓말들이 큰 거짓말을 만드는데 오히려 작은 거짓말보다 큰 거짓말이 상대를 더 잘 속일 수 있으니 말입니다. 정치인뿐만 아니라 우리는 이미 거짓말이 일상화가 된 세상에 살고 있는지 모릅니다. 거짓말이나 거짓 행동이 무의식적인 믿음과 행동으로 굳어지면 그야말로 최악의 사회 분위기를 만들겠지요.



성경에 따르면 태초에 하나님은 말씀으로 혼돈을 질서로 바꿨다고 했습니다. 우리도 말을 통해 미래의 가능성을 실재하는 현재로 바꿀 수 있습니다. 물론 우리는 진실만을 말할 수는 없겠지만 최소한 거짓말은 하지 말아야겠지요. 한남대 석좌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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