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홍철의 아침단상 (950)] 채우지 않고 좀 비워둔 공간이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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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홍철의 아침단상 (950)] 채우지 않고 좀 비워둔 공간이 아름답다

  • 승인 2020-08-03 15:09
  • 이건우 기자이건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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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 디자인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는 어느 분은 "섣불리 채우는 공간보다 비워두는 공간에 대한 디자인을 생각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것을 여백의 미, 공백의 여유라고 말할 수 있겠지요. 또한 고독한 사람들이 사랑하는 공간으로도 설명 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공간 속의 고독, 고독한 공간이라는 개념을 떠 올리면 김광석 시인의 시가 생각납니다.

"저렇게 많은 별들 중에 별 하나가 나를 내려다본다. 이렇게 많은 사람 중에 그 별 하나를 쳐다 본다"고 했습니다.

텅 빈 공간속의 나는 하늘에 떠 있는 무수한 별들 중에 어느 한 별을 쳐다볼 수 있고, 수많은 사람들 가운데 그 누구와 인연을 맺을 수 있지만, 내가 바라볼 수 있는 별도, 내가 맺을 수 있는 인연도 끝이 있지요. 그러나 "너 하나 나 하나는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말날 수 있다는 희망이 있습니다.

그래서 어느 철학자는 '고독은 사랑에서 비롯 된다'고 하였던가요? 사랑하지 않으면 고독할 일도 없겠지요. 사랑해야 고독한 영혼을 이해할 수 있고, 고독해야 심오한 사랑의 깊이를 맛 볼 수 있습니다.

이와 관련하여 '자비(慈悲)'라 한자어를 생각할 수 있습니다. 자비는 '사랑 자(慈)'와 '슬플 비(悲)'로 이루어졌지요. '타인의 슬픔에 공감하는 사랑'이 최고의 이타심을 나타내는 자비입니다. 고독과 사랑, 슬픔과 사랑은 한 쌍 또는 한 짝으로 서로 받쳐줘야 완성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다 채우지 말고 비워두어야 희망이 있고 아름다울 것입니다. '내 마음의 지도'를 펼쳐 놓고 디자이너에게 멋진 디자인을 주문한다면 아마 욕심은 조금 비워두고, 사랑도 다 채우지 않는 그런 아름다운 공간을 만들어 주지 않을까요? 한남대 석좌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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