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상현의 재미있는 고사성어] 제83강 오관참육장(五關斬六將)

  • 문화
  • 장상현의 재미있는 고사성어

[장상현의 재미있는 고사성어] 제83강 오관참육장(五關斬六將)

장상현/ 인문학 교수

  • 승인 2021-08-10 15:46
  • 김의화 기자김의화 기자
제83강: 五關斬六將(오관참육장) : 다섯 관문을 지나며 여섯 장수를 베다.

글자 : 五(다섯 오), 關(빗장 관), 斬(벨 참), 將(장수 장)

출전 : 나관중(羅貫中)의 삼국지연의(三國志演義)

비유 : 겹겹이 쌓인 난관을 돌파하는 것과 충(忠), 의리(義理)를 비유하는 말이다.



조조(曹操)가 십오만 대군을 몰아 서주(徐州)를 공격하자 겨우 몸을 의탁하고 있던 유비(劉備)는 도망하여 원소(袁紹)에게 의탁하였다. 한편 하비성을 지키던 관우(關羽)도 함께 조조의 공격을 받아 성을 빼앗기고 유비의 두 아내인 감부인(甘夫人)과 미부인(?夫人)마저 적의 손에 넘어가고 말았다. 관우는 싸우다 산으로 잠시 은신했고 항복을 권유하는 조조의 부하 장요(張遼)에게 3가지 조건을 받아들이면 투항하겠다고 말하였다.

첫째, 자신의 항복(降伏)은 조조(曹操)가 아닌 한(漢)나라 황제에게 항복하는 것이며,

둘째, 자신이 모시고 있는 유비의 두 부인에 대한 안전과 황실의 녹봉을 보장할 것,

셋째, 지금은 행방을 모르지만 유비가 있는 곳을 알면 언제든지 떠나겠다는 것이었다.

조조가 이 조건을 받아들이자 관우는 항복하였다. 관우는 후에 조조와 원소 간의 전투 중 백마(白馬) 전투에서 조조를 위하여 원소의 맹장 안량(顔良)과 문추(文醜)를 베는 공을 세웠고. 조조는 유비를 향한 관우의 충정과 의리의 마음을 자기에게 돌리기 위해 여포(呂布)가 타던 적토마(赤兎馬/하루에 천 리를 달린다는 최고의 명마)를 주는 등 온갖 노력을 기울였지만 관우의 마음을 돌릴 수는 없었다.

얼마 후 관우는 유비가 원소에게 의탁하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조조를 떠나게 된다.

관우를 보내기 싫었던 조조는 관우의 작별인사를 받지 않으려 만나주지 않았고, 그런 입장을 눈치 챘던 관우는 조조에게 받은 보물을 포함하여 노예와 미인까지도 그대로 남겨두고 형수 두 분을 모시고 떠난다.

한편 조조 진영에서 유비 있는 곳까지 가려면 관문 여섯 곳을 통과하여야 하는데 관문을 지키는 조조의 장수들은 관우를 해치고자 통과를 허락하지 않고 싸움을 건다.

첫째 통관인 동령관(東嶺關)에 이른 관우는 통행령을 전달받지 못하였다며 가로막는 공수(孔秀)를 베고 낙양(洛陽)으로 향하였다.

두 번째 낙양관(洛陽關)에 이르러서는 낙양 태수 한복(韓福)과 그의 아장(牙將) 맹탄(孟坦)을 베고 돌파하였고, 세 번째 사수관(?水關)에서는 변희(卞喜)를, 네 번째 통관인 형양관(滎陽關)에서는 왕식(王植)을, 마지막 다섯 번째 관문에서눈 황하를 건너는 활주관(滑州關)에서는 진기(秦琪)를 베고 유비가 있는 원소의 영토로 들어선다.

나중에 이 사실을 알게 된 조조는 통관을 허락하고 직접 멀리까지 배웅을 나와 노자와 금포(錦袍)를 주니 관우는 의리상 노자는 사양하고 금포만 받고 유비에게로 간다.

관우는 이처럼 중국 역사상 수많은 무장 중에서 순수한 충성심, 의리, 뛰어난 용맹, 기묘한 무예, 당당한 성품 등이 두드러져 사람들에게 신으로 숭배되었으며 공자와 함께 '문무이성(文武二聖)'으로 일컬어진다.

관우에게 왕이라는 작위가 붙기 시작한 것은 송나라 때부터다.

이후 관우를 황제로 높여 부르기까지 하였고. 실제 동양권에서의 관우는 도교의 위세에 크게 힘입어 문(文)에는 공자(孔子), 무(武)에는 관우로 대우받게 된다.

이어서 중국 사람들은 관우의 묘를 '관림(關林)'이라고도 하는데, '림(林)' 자는 오직 성인의 무덤에만 붙였던 글자다. 중국 역사상 '림(林)' 자가 붙는 무덤은 단 두 개뿐으로, 바로 유학의 시조 공자의 무덤인 공림(孔林)과 관우의 무덤인 관림이다. 관림은 모두 세 곳으로 관우의 목이 안장된 낙양관림(洛陽關林), 그의 시신이 묻힌 당양관림(當陽關林), 그의 고향에 세워진 운성관림(運城關林)이다.

관제묘(關帝廟)가 사당 형식으로 처음 세워진 것은 명(明)나라 말기인 1594년으로, 명나라가 자신들의 임진왜란 출정 때 이긴 것을 관우장군의 덕이라고 여겨서 세워져 중국대륙 각지, 나아가 대만, 홍콩, 한국, 일본 등지에도 관제묘가 세워졌다. 우리나라에는 관왕묘나 혹은 관제묘라고 하며 주로 충청도, 경상도 지방에 더러 있다. 서울시 종로구에 숭인동에 위치한 '동묘(東廟)'가 바로 이 관왕묘 중 하나이다. 이 관왕묘에는 관우를 죽인 여몽의 성(姓)과 같은 여(呂)씨와 육손의 성과 같은 육(陸)씨가 들어오면 아무 이유도 없이 해를 당한다는 터무니 없는 전설이 있다.

우리는 삼국지연의(三國志演義)를 읽으면서 유비의 관용(寬容)함에 감명되고, 재갈량의 지혜(知慧)에 놀라고, 관우의 의리(義理)에 감동하고, 조조의 간특(姦慝)함에 분노하기도 한다.

세인(世人)들은 늘 세상이 인(仁), 의(義), 예(禮), 지(智)는 없어지고, 충(忠), 효(孝)사상이 사라져감을 아쉬워한다. 세상살이가 너무 힘들고 고단하며, 이제는 경쟁을 넘어 남을 깎아내려야 자기가 체면이 서는 이상한 풍토가 세상을 지배하고 있는 듯하다.

이는 학교에서 문(文)만 배우고, 인성(人性)을 소홀히 하고, 정치(政治)는 국민을 구제(救濟)함을 버리고 싸움과 분탕(焚蕩)질로 국민을 허탈하게 만들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어려움과 암흑 같은 세상에 젊은이들의 올림픽 성과는 너무 신선하고 자랑스럽다, 구린내가 진동하는 세상에 한 줄기 밝은 빛을 보는 것 같아 다시 대한민국의 희망을 기대해본다. 이제 제발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以掌蔽天] 얄팍한 속임수는 없어야 될 것이다. 국민들은 점점 지쳐가고 있다.

이런 때 관우(關羽)가 그리운 것은 그의 변함없는 의리와 거짓 없는 정의가 절실히 요구되기 때문은 아닐까?

장상현 / 인문학 교수

2020101301000791400027401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전 구도동 식품공장서 화재…통영대전고속도로 검은연기
  2. 유성복합터미널 공동운영사 막판 협상 단계…서남부터미널·금호고속 컨소시엄
  3. 11월 충청권 3000여 세대 아파트 분양 예정
  4. 대전권 대학 대다수 기숙사비 납부 '현금 일시불'만 가능…학부모 부담 커
  5. 김장 필수품, 배추와 무 가격 안정화... 대전 김장 담그기 비용 내려가나
  1. 대전교육청 교육부 시·도교육청 평가 '최우수'
  2. 2차 민생회복 소비쿠폰 전국 신청률 97.5%… 충청권 4개 시도 평균 웃돌아
  3. 대전대 박물관, 개교 45주년·박물관 개관 41주년 기념 전시회 개최
  4. ‘여섯 개의 점으로 세상을 비추다’…내일은 점자의 날
  5. 최고 1436% 이자 받아챙긴 40대 대부업자 실형

헤드라인 뉴스


CTX 민자적격성조사 통과… 충청 광역경제권 본격화

CTX 민자적격성조사 통과… 충청 광역경제권 본격화

대전과 세종, 충북을 통합 생활권으로 연결하는 대전~세종~충북 광역급행철도(CTX) 사업이 민자적격성 조사를 통과하면서 사업 추진이 본격화 됐다. 4일 국토교통부와 대전시에 따르면 비수도권 최초의 광역급행철도인 대전~세종~충북 광역급행철도(CTX) 사업이 한국개발연구원(KDI)의 민자적격성 조사를 통과했다. 민자적격성 조사는 정부가 해당 사업을 민간투자 방식으로 추진할 수 있는지를 판단하는 절차다. 이번 통과는 CTX가 경제성과 정책성을 모두 충족했다는 의미로 정부가 민간 자본을 유치해 본격적으로 사업을 추진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

11월 13일 수능 당일 8시 10분까지 입실해야… 모바일 신분증 `불가`
11월 13일 수능 당일 8시 10분까지 입실해야… 모바일 신분증 '불가'

13일 열리는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당일 수험생은 8시 10분까지 시험실에 입실해야 하며 반드시 수험표와 신분증을 지참해야 한다. 단 모바일 신분증은 인정되지 않으니 주의가 요구된다. 교육부는 4일 이 같은 내용의 수험생 유의사항을 안내했다. 교육부는 수험생들을 향해 수능 하루 전인 12일 예비소집에 반드시 참여해 수험표를 수령하고 시험 유의사항을 안내받을 것을 당부했다. 수험표에 기재된 본인의 선택과목을 확인해야 하며 시험 당일 시험장을 잘못 찾아가는 일이 없도록 사전에 위치를 파악해 두는 것도 필요하다. 시험 당..

與野 대표 대전서 맞불…지방선거 앞 충청표심 잡기 사활
與野 대표 대전서 맞불…지방선거 앞 충청표심 잡기 사활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약 7개월 앞두고 여야 지도부가 잇따라 대전을 찾아 충청 민심 다지기에 나섰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4일 한남대에서 특강을 했고,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는 5일 대전시청에서 예산정책협의회를 주재하는 등 충청권에서 여야 대표가 맞불을 놓는 모양새다. 거대 양당 대표의 이같은 행보는 내년 지방선거 최대 격전지로 떠오른 금강벨트에서 기선을 잡기 위한 전략이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5일 대전시청에서 충청권 '지역민생 예산정책협의회'를 열고 내년도 국비 확보 현황과 주요 현안을 점검한다. 이..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돌아온 산불조심기간 돌아온 산불조심기간

  • 전국 최고의 이용기술인은? 전국 최고의 이용기술인은?

  • 빨갛게 물들어가는 가을 빨갛게 물들어가는 가을

  • ‘꼭 일하고 싶습니다’ ‘꼭 일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