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하추동] 인구 5만의 금산이 살 길은?

  • 오피니언
  • 춘하추동

[춘하추동] 인구 5만의 금산이 살 길은?

  • 승인 2022-09-13 16:35
  • 신문게재 2022-09-14 18면
  • 임병안 기자임병안 기자
김호택
김호택 삼남제약 대표
내가 사는 동네는 금산의 중심가이지만 저녁 8시만 넘으면 지나다니는 사람보다 고양이가 더 많다. 한 때 13만 이상의 인구를 자랑하던 고장이었고, 장날에는 시내를 지나다니는 사람이 너무 많아 어깨 몇 번 부딪치지 않고는 다닐 수 없던 곳이다. 이완구 전 도지사는 남쪽으로 오면 머리가 아프다고 했다. 청양/서천/부여와 함께 인구가 줄어드는 고장에서 '이 사람들을 어떻게 먹여 살리나' 하는 고민 때문이라고 했다. 역대 충남도지사들의 마음도 같았을 것이다. 모든 충남도지사들은 지난 수십 년 간 금산에 진심이었다. 지역을 발전시키기 위해 정말 많은 노력을 해주었다. 양승조 지사는 일주일에 한 번씩 금산을 방문해서 현안을 챙겨주기도 했고, 김태흠 지사는 시군 방문 일정 중 금산을 1번 방문지로 선택해서 주민들의 의견을 청취하였다.

그렇지만 금산의 미래를 밝게 보는 사람을 만나기는 쉽지 않다. 박범인 군수는 공직 경험도 풍부하고 워낙 독서량이 많은 사람이라 혜안이 있을 것이라고 금산 주민들은 모두 크게 기대하고 있고, 그동안 갖고 있던 많은 구상들을 실천하면서 작은 희망이 생겨나고 있다는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그런데 많은 전문가들이 대한민국의 인구감소에 대해 '백약이 무효'라는 얘기를 사석에서 주고받는다고 한다. 그동안 정부 차원에서 수십조원의 예산을 인구감소 대책으로 사용하고 있지만 큰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농촌 지역 금산에서는 더욱 난감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수많은 대책 중에서 금산이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 몇 가지를 제안한다.



(1) 대전과의 행정구역 개편이다. 1995년에 대전시와 광주시를 제외한 광역시들이 주변의 군 지역과 통합하였다. 도 경계를 넘는 지역 통합은 법으로 금지되어 있지만 국회에서 한시적으로 특별법을 제정하였다. 인천시는 강화, 옹진, 대구시는 달성, 부산시는 기장, 울산시는 울주와 통합하였다. 농촌 지역을 구(區)가 아닌 군(郡)의 형태로 받아들였다. 이후 부지가 부족해 규모 큰 사업을 벌일 수 없었던 광역시들은 새로운 프로젝트를 통합 군에 몰아 주었고, 많은 군에서 인구가 비약적으로 늘어나는 경험을 하였다. 대구시/달성군, 그리고 부산시/기장군의 사례가 가장 대표적이며, 농촌으로서의 정체성을 유지하면서 산업화를 진행할 수 있었던 것이 비결이다. 대전시도 땅이 없어 대규모 프로젝트를 시행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금산은 대전보다도 더 넓은 면적에 5만 인구가 살고 있다. 인구 소멸 마을 한두 곳만 합치면 쉽게 여러 곳에 수십만 평 이상의 부지를 많이 확보하면서 큰 그림을 그릴 수 있고, 젊은 인구의 유입을 기대할 수 있다.

(2) 잘 하는 일을 더 잘하는 방법도 있다. 금산이 인삼으로 유명한 고장이라는 것은 많은 사람들에 알려져 있지만 그만큼 많은 경쟁자들과 싸워야 하는 고달픈 상황이 현실이다. 그렇지만 금산은 인삼뿐만 아니라 만인산농협이라는 전국적으로 신선채소를 공급하는 유통망인 신선채소 플랫폼을 갖고 있다. 깻잎 출하로 미약한 시작을 했던 사업이지만 지금은 전국의 마트를 상대로 거의 모든 신선채소의 유통망을 확보하면서 연 매출 600억원을 달성했고, 곧 1000억원의 매출을 올릴 것이다. 대전이라는 엄청난 시장에 신선채소를 공급할 수 있다면 지역 발전에 엄청난 시너지 효과를 볼 수 있다. 농촌이라는 정체성을 활용해서 최신 기법을 이용한 스마트팜 등의 설치로 대도시 소비자의 신뢰를 얻을 수 있는 방법이 얼마든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3) 농촌 일손 부족 해결을 위한 이민정책의 확대와 지역의 보물들인 역사적 사실과 유물들을 활용하는 지역판촉과 관광 확대도 중요한 방법이 될 것이다. 농촌 금산이 대도시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은 없다. 함께 사는 주민들이 화목하고 인간답게 살 수 있는 시골마을로 남기를 원한다. 그렇지만 경제적으로 자립해야만 화목도 지켜질 것이라는 생각으로 지금보다 인구가 줄어들지 않고 조금 늘어나면서 '우리끼리' 행복하게 살 수 있는 마을을 만들고 싶은 마음으로 제안해 본다.

/김호택 삼남제약 대표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양승조 "충남에서 검증된 실력 통합특별시에서 완성"
  2. 대전시 설 연휴 24시간 응급진료체계 가동
  3. 대전경제 이정표 '대전상장기업지수' 공식 도입
  4. 대전 중구, 설연휴 환경오염행위 특별감시 실시
  5. 추워도 즐거운 물놀이
  1. 대전 서구, 2년 연속 민원서비스 종합평가 '우수'
  2. 대전 대덕구, 청년 창업자에 임대료 부담 없는 창업 기회 제공
  3. 대전시 2026년 산불방지 협의회 개최
  4. 대전교육청 민주시민교육과 부활할까 "검토 중인 내용 없어"
  5. 유성구, '행정통합' 대비 주요사업·조직 재진단

헤드라인 뉴스


“지금 담아야” vs “출범 먼저”…대전·충남 통합법 재정 공방

“지금 담아야” vs “출범 먼저”…대전·충남 통합법 재정 공방

대전·충남 행정통합 특별법의 핵심 쟁점인 재정·권한 이양 방식을 두고 여야가 정면 충돌했다. 국민의힘은 재정과 권한을 법에 명확히 담지 않은 통합은 실효성이 없다고 여당을 겨냥했고, 더불어민주당은 통합 출범을 위한 법 제정을 우선한 뒤 재정분권 논의를 병행해도 충분하다며 맞섰다. 9일 국회에서 열린 대전·충남 행정통합 특별법 관련 입법공청회에서는 광역단위 행정통합의 실효성을 좌우할 핵심 쟁점으로 재정·권한 분권 문제가 집중적으로 제기됐다. 여야는 통합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재정과 권한을 '지금 법에 담아야 하느냐', '출범 이후..

중도일보 19년 연속 지역신문발전기금 우선지원사 선정
중도일보 19년 연속 지역신문발전기금 우선지원사 선정

중도일보(회장 김원식, 사장 유영돈)가 대전·충남권 일간지 중 최초로 19년 연속 지역신문발전기금 우선지원대상사에 선정됐다.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이하 지발위)는 9일 2026년 지역신문발전기금 우선지원대상사로 중도일보를 포함해 일간지 29곳, 주간지 45곳 등을 선정했다. 중도일보는 2008년부터 올해까지 매년 우선지원대상사로 선정돼 지역신문발전기금으로 운영되는 각종 사업을 펼쳐왔다. 2025년에는 지역신문발전기금 지원을 통해 '대전 둔산지구 미래를 그리다' 등 다양한 기획 취재를 진행하며 지면을 충실하게 채워왔다. '둔산지구 미래를..

김태흠 충남지사·김영환 충북지사 같은 날 국회 기자회견 왜?
김태흠 충남지사·김영환 충북지사 같은 날 국회 기자회견 왜?

국민의힘 소속인 김태흠 충남도지사와 김영환 충북도지사가 9일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이 추진 중인 행정통합을 비판하며 ‘국회 특별위원회 구성’과 ‘충청북특별자치도법’ 제정을 촉구했다. 같은 날 같은 장소에서 같은 당 소속 국회의원을 대동해 행정통합 논의과정에서 배제되고 역차별을 받고 있다고 한목소리를 내면서도 충북은 대전·충남과 엄연히 다르다며 특별법안에 불쾌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김태흠 지사는 이날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성일종 의원(충남 서산·태안)과 기자회견을 열고, “오늘 국회 행안위 공청회에 참여하려 했으나 끝내 배제됐다”며 “(..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설 앞두고 북적이는 유성5일장 설 앞두고 북적이는 유성5일장

  • 신속하고 철저한 수사 촉구하는 대전중앙로지하상가 비대위 신속하고 철저한 수사 촉구하는 대전중앙로지하상가 비대위

  • 추워도 즐거운 물놀이 추워도 즐거운 물놀이

  • 가족과 함께 하는 세대공감 예절체험 가족과 함께 하는 세대공감 예절체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