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즘] 앞서가는 서비스, 대처하는 법과 제도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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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즘] 앞서가는 서비스, 대처하는 법과 제도 (2)

윤인섭 법률사무소 대표 변호사

  • 승인 2023-12-12 10:30
  • 수정 2023-12-13 09:28
  • 신문게재 2023-12-13 19면
  • 방원기 기자방원기 기자
윤인섭
윤인섭 법률사무소 대표 변호사
지난번에 이어 문화컨텐츠 영역의 서비스가 확대되는 양상에서 이에 대처하는 법과 제도의 다양한 모습들을 소개하고자 한다.

최근 국내외 메타버스 플랫폼에서는 이른바 아바타를 이용한 본격적인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그런데 성희롱, 유사성행위, 스토킹 등 종전 형사법 영역에서 규율되던 사건들이 메타버스 내의 공간에서 아바타를 이용해 그대로 벌어지고 있다는 보도가 잇따르고 있다. 특히 이러한 메타버스의 주 고객층이 위 범행들에 대한 대처능력이 현저히 떨어지는 1020 세대라는 점에서 시민사회의 우려는 갈수록 높아진다.

현행법상으로 위 범행들에 대해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상의 통신매체이용음란죄나 형법상 음란물유포죄 등 형사고소와 민사상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청구 등을 상정해 볼 수 있다. 그러나 가해자의 계정을 조사해도 신원이 불분명하거나 가해자나 플랫폼이 외국에 있는 경우 사실상 수사에 진전을 보기 어렵고, 이 경우 관련 형사소송의 결과에 영향을 받는 민사소송 역시 실익이 떨어지게 된다.

법무부 산하 디지털성범죄전문위원회는 작년에 메타버스 등 신종 플랫폼상의 체액테러나 성적인 폭언 등 비접촉 성범죄가 성적 인격권을 원격으로 침해한다는 걸 전제로, 이에 대해 성적 인격권 침해범죄를 신설하고 피해영상 원본을 신속히 삭제토록 조치하라고 권고한 바 있다. 타인을 성적으로 대상화하는 행위가'비신체적인'방식 또는 개인의 인격을 표상하는 캐릭터 등을 상대로 한 '간접적인' 방식으로도 충분히 이루어질 수 있다는 입장을 전제로 한다. 또한 여성가족부는 일부 플랫폼에 청소년을 위한 온라인 홍보창구를 도입한 바 있다.



아울러 주요 플랫폼들도 성적인 단어를 금칙어로 지정하거나 아바타간의 거리나 신체접촉 방식에 제한을 두는 등 자율적인 환경개선노력을 시작하였다. 이와 더불어 종전에 페이스북 메신저 등 SNS계정에 청소년들이 무방비로 노출돼 몸캠이나 스토킹 등의 피해를 본 점을 고려해 앞으로 메타버스 이용자들, 특히 청소년들이 개인 차원의 대응능력을 키울 수 있도록 하는 범죄 예방 교육도 반드시 병행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우리 사회가 고도화된 정보사회로 전환되면서 이제는 글을 인쇄해 아날로그식으로 저장하는 게 원칙인 시대는 지나가고 있다. 오히려 이제는 대부분의 문서들이 컴퓨터에서 우선 작성된 후 인쇄되며, 종국적인 저장 역시 컴퓨터 등 디지털 저장장치를 통하게 되었다. 이처럼 발전된 기술에 따라 많은 주요 문건이나 자료들이 정보처리장치에 저장된 상황에서 종전의 방식에 의한 압수수색영장에 따른 법집행이 여전히 유효한지에 관한 논의가 불거지고 있다.

이와 관련해 최근'휴대전화 등 정보처리장치에 대한 압수수색영장만으로는 그와 연동된 원격지 서버 즉, 클라우드(cloud)의 저장 정보까지 압수수색할 수는 없다'는 취지의 대법원 판결이 선고되었다. 이는 원격지 서버 저장 전자정보를 압수하기 위해서는 법원이 사전에 심사한 압수수색 영장 상의 '압수할 물건'에 그 부분이 포함돼야 한다는 점을 처음으로 명확히 한 판결로 평가된다.

여러 분야 문화컨텐츠 확장을 살펴보면 그중 상당수는 기술발전에 관한 이야기라는 점을 알 수 있다. NFT가 대표적이다. 예술과 기술이 발전해나가면서도 동시에 스스로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면 좋겠지만 예술과 기술의 본질은 자율과 확장이라는 점에서 법제도와는 근본적으로 차이가 있어 보인다.

하지만 확장된 서비스에 대한 법원의 역할은 사안별로 설득력 있는 당사자의 주장을 현행법 하에서 적절한 논리로 들어주는 데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 분쟁의 사후적인 해결을 주된 기능으로 하기 때문이다. 결국 법제도의 끊임없는 정비가 필요한데, 사회구성원의 인식수준의 향상과 공감대 없이는 힘든 일이다.

다양한 전공자들을 포섭하기 위한 로스쿨의 도입, 문이과 통합수능 실시, 자유전공학부의 활성화 등 융합이 우리 사회의 트렌드가 된 지 오래다. 날로 확장해가는 문화영역과 법제도간의 괴리가 커지지 않도록 인문학과 예술과 자연과학의 대립구조를 지양하고 전인교육을 지향하는 것이 우리의 책무라고 하겠다. 윤인섭 법률사무소 대표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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