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 현장 가보니] 타지역서 온 환자 "혈관질환 불안한데 진료도 못받을라" 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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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 현장 가보니] 타지역서 온 환자 "혈관질환 불안한데 진료도 못받을라" 울상

지역병원 전공의 사직 잇따라... 시민들 불안 커져

  • 승인 2024-02-19 17:50
  • 신문게재 2024-02-20 1면
  • 임병안 기자임병안 기자
20240219-의료계 단체행동에 환자들 불안1
전공의들이 의대 정원 증원에 반발해 집단사직을 결심하면서 의료현장 혼란이 커지고 있다. 이들이 수술과 입원환자 관리 등 필수분야 업무를 맡아왔기 때문에 수술 등이 취소되고 연기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대전과 충남 의료계에 따르면 전공의가 수련의 형태로 재직하는 대학·종합병원에서 전공의들이 사직서를 제출하면서 의료현장 이탈이 본격화되고 있다. 19일 오후 대전 둔산동에 위치한 을지대병원에서는 의뢰서를 들고 진료접수를 기다리는 환자들이 적지 않게 눈에 띄었다. 전공의 대다수가 사직서를 낸 서울 상급종합병원에서 진료가 어려워지자 부랴부랴 대전 대학병원을 찾아온 것이다. 기자가 지켜본 30분 동안 진료접수는 정상적으로 이뤄졌으나 입원이나 수술까지 정상적으로 이뤄질 수 있을지는 병원에서도 확신하지 못했다. 아산에서 찾아온 60대 환자는 "서울에서 진료가 어려울 것으로 보여 일단 집에서 가까운 대전으로 찾아왔는데 이곳에서도 전공의가 사직서를 제출하는지 모르고 있었다"라며 "혈관 질환이 있어 시술이라도 서둘러 받고 싶은데 때를 놓치는 게 아닌지 걱정된다"라고 토로했다. 을지대병원은 전공의들이 사직서를 제출해 20일부터 출근이 불확실해지면서 수술 일정을 조정하고 외래 담당 교수들의 입원환자 관리 등으로 업무를 조정했다.

같은 날 오후 3시 대전성모병원에서는 외래환자들이 대기하는 공간에 빈 의자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진료는 붐볐으나 환자들 역시 진료가 언제든 중단되거나 대폭 축소될 수 있다는 걱정을 갖고 있었다. 대기실에서 만난 70대 여성 환자는 "걸을 때 무릎이 아파 동네 의원에선 관리되지 않아 찾아왔고 수술을 받는 것까지 생각하고 있는데 걱정이 이만저만 아니다"라며 "서울까지 찾아가는 것은 진작에 포기했고 대전에서라도 진료가 이뤄져 환자들에게 고통 겪지 않게 해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또 다른 환자 보호자는 기자에게 먼저 말을 걸어 "보다시피 대기실에 나이 많은 환자들이 많은데 진료가 제대로 되지 않으면 누가 책임을 질 것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충남대병원에서도 이날 오후부터 상당수의 전공의가 각각 사직서를 제출하고 있다. 충남대병원은 전체 의사 중 절반에 가까운 전공의 217명이 근무 중으로 집단행동에 가장 영향을 크게 받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의료계는 전공의 집단사직이 시작되면서 '의료대란'을 예고하는 등 그야말로 폭풍전야다.

대학병원 관계자는 "전공의를 설득하고 사직서만은 제출하지 않도록 설득하고 있으나 예전처럼 사직서를 모아서 접수하지 않더라도 개별적으로 제출하고 있다"라며 "전체 과의 수술이 절반 이하로 줄이고 외래를 축소하고 응급실과 입원환자 중심으로 전환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임병안·오현민 기자 victoryl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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