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도시평] 어떻게 공공보건의료를 강화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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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도시평] 어떻게 공공보건의료를 강화할 것인가?

  • 승인 2024-03-19 15:06
  • 신문게재 2024-03-20 18면
  • 김흥수 기자김흥수 기자
이근찬
이근찬 우송대 보건의료경영학과 교수
우리나라 최초의 뷔페 레스토랑은 국립중앙의료원 내 스칸디나비안 클럽이었다. 한국전쟁 중 노르웨이, 덴마크, 스웨덴 등 스칸디나비아 3국은 전쟁 중 의료지원을 했다. 이후 대한민국 정부의 요청으로 국립의료원 건립에 재정 지원하고, 1958년부터 1967년까지 국립의료원을 공동 운영했다. 1967년 외국인들의 전용 식당이었던 스칸디나비안 클럽을 뷔페식당으로 운영했지만, 현재는 운영하고 있지 않다.

1970년대까지 국립의료원은 수많은 유능한 의사를 배출하고 현대식 병원의 모델을 제시했으며, 선진의료발전을 선도했다. 그 당시에 의대생들이 수련받고 싶은 병원이면서, 의사가 일하고 싶은 직장이었지만, 지금은 아니다. 한국 정부에 운영권이 이양한 후에는 예산 지원이 원활치 않았고, 장비와 의약품 수급에도 차질을 빚기도 했다.



1979년 2월, 박정희 대통령은 보건사회부 순시에서 '1977년 의료보험이 시행되고, 많은 사람이 혜택을 받고 있지만, 종합병원에 환자가 몰리는 등 문제점을 계속 보완·시정해 나가야 한다'고 지시했다. 그러나 정부는 외국 차관을 가져와서, 주로 민간병원 건립하는 데 융자사업을 통해 지역 병원을 확충했다. 민간병원 중심 의료공급체계는 지금까지 이뤄지고 있다.

1974년부터 1979년까지 국립의료원 원장을 역임한 외과의사 나도헌 원장은 "이제라도 대한민국의 선진 의료의 리더였던 국립의료원이 더 좋은 자리에서 현대식 병원 시설로 운영하게 되길 바란다. 그러기 위해서는 정부와 국민들의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리라. …(내부적으로) 마음과 정성을 다해 국민에게 봉사하는 마음으로 예전 스칸디나비아 3국 의료진이 우리에게 자기들의 문화를 버리고 우리 문화를 이해하며 행했던 진정한 의술의 정신을 기억하여 꾸준히 이어 나가길 바란다"고 국립의료원 50년사(2008년)에서 썼다. 공공의료에 대한 투자에 대한 인색함과 국립중앙의료원의 내부 구성원의 공적 의료서비스 자세를 말한 것이라고 이해한다.



국립중앙의료원은 건물이 노후되고 협소해 신축에 대한 논의가 오랫동안 이뤄지다가, 2021년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유족이 7000억원을 기부로 신축 이전이 탄력을 받게 됐다. 국립중앙의료원 측에서는 800병상 규모를 요구했으나, 기획재정부는 2022년말 526병상 규모로 축소를 결정했다.

최근에 모 교수님과 대화에서 지방의료원 조직진단 연구를 한 소회를 들었다. 지방의료원에 근무하는 의사의 절반은 공익적 활동에 대한 사명감이 있는 의사이고, 절반은 편한 직장이기 때문에 선택하는 것 같다고 말이다. 필자도 간접적인 경험상 대체로 동의한다.

공공의료의 건전한 발전은 교착상태가 빠져 있다. 이러한 상태가 서울만이 문제는 아니다. 2023년 5월 개원한 '대전세종충남·넥슨후원 공공어린이재활병원'은 어떤가? 넥슨 재단이 건립비를 지원했는데, 개원전에는 병원명에 넥슨을 포함시키느냐에 대해 논쟁을 했으며, 운영비는 국비 0원, 시비로 67억원로 운영비 지원이 결정돼, 타 병원에서 전직한 간호, 의료기사 등 직원의 급여가 기존보다 최대 100만원 줄게 됐다. 개원 전후에 직원들은 처우 열악을 이유로 집단행위를 하고, 진료 의사 채용에도 난항을 겪었다.

대전의료원 건립은 어떠한가? 대전의료원이 들어설 동구 선량지구는 지하철도 연결되지 않고, 현재는 버스도 몇 대 다니지 않는 외곽이다. 감염병 대응에는 효과적일 수 있지만, 필수의료를 이용하고자 하는 시민들이 이용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이런 입지에 개원할 대전의료원이 대중교통이 좋은 민간병원과 유사한 수익을 발생시키라는 요구는 무리한 것 아닌가?

4월 국회의원 선거 후보가 거의 확정됐다. 나는 후보자가 공공의료와 사회복지를 위한 구체적 정책을 말하고 있지 살펴보고자 한다. 수사적 표현이 아닌, 지역사회 발전을 위한 철학, 재원 투자, 추진 일정을 시민이 알 수 있도록 언론은 후보자의 공약을 보도해줬으면 좋겠고, 시민들은 후보자에게 질문해야 할 것이다. /이근찬 우송대 보건의료경영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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